시비 걸고 싶어지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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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걸고 싶어지는 세상
이 순 섭
걸어가는 몸 위아래 훑어보는 눈길이 예사롭지 않다.
똑같은 모습으로 째려본 뒤에 들려오는 허허 웃음소리
늙은 개가 방금 구은 빵 아이가 떨어뜨려 먹고 있다.
새벽 두 바퀴에 의지해 달려서 지나가는 길
골목 문턱 분명 술 취해 쪼그리고 앉은 사내 옆
이발소 표시등은 밝기만 하다.
길 건너 나체 통닭 살아생전 기름기 먹어 충전된
몸통 돌려 떨어뜨린 땀방울 흐르기도 전
꽝하는 빨간 띠 하얀 띠 풀어헤친 빛 밝기 쓰러져
나뒹굴음을 멈춘다. 사내의 짓이다.
새벽 이발소에 들어 간지도 모르다.
짧은 순간 큰 돈이 아까운지도
먹자골목 끝자락 여고 정문 앞
대단한 복병이 나타나 검문하는 모습 눈에 들어온다.
한두 번 당한 일이 아니다.
계속 직진 두려 울 것 하나 없이 바람은 골목 끝으로 불어온다.
3·1절도 8·15도 지난 새벽
경찰은 멋진 헬멧 쓴 젊은이를 검문한다.
스쳐지나 가는 스쿠터 바라보기만 하고
정지 신호를 하지 않는다.
어딜 가나 줄 잘 서고 볼일이다.
군대도 사회도 한 통속
왠지 모르게 화가 난다.
이 시간까지 이지만 보이지 않아야 좋을 사람 보이고
자기 속만 차리고 날짜 따지는 이들
경축일 만 단속하는 무리들 급히 다급한 무전기
음성 듣고 급히 차에 오른다.
광복절 지난 지금 거리 마다 조기가 결려있다.
누구의 죽음인지 어린 사람이 대성통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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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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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공감하였습니다
좋은 날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