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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발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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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유지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455회 작성일 2018-04-20 10:12

본문

이발을 하면서
류지훈

한달남짓 따라 다니던
수 많은 번뇌와 고민이
머리카락으로 자라나
따스한 오후에 가위의 힘을 빌려
쾌쾌히 쌓아놓은 번뇌와 고민을
시원하게 싹둑싹둑 잘라내는데
바닥에 떨어진 수많은 밤들의 끝에 서 있던
번뇌들이 하나 둘 떠날 채비를 한다
가위를 움직이는 현란한 손짓에
번뇌는 꼼짝 없이 끌려 나와 잘려 나갔다
가위의 움직임에 겁에 질린 번뇌들
잘려 나갈 순서를 기다린다
자르고 잘라내도 마음이 무거운 것은
뿌리를 도려내지 아니하고
가지치기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는 마음 편하게 있으려나
이발을 하는 순간 만큼은 자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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