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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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일당(日當) 쟁이
시/ 박 기 준
오층 아파트 창문 밖
잎 떨어뜨린 상수리나무에
어둠 내려앉은 빈 까치집 한 채 보이고
열서너 시간을 일하고도 섶은 잠에 깬 새벽
정든 숲을 떠나온 바람이
낡은 창문을 두드린다.
울타리 밖이 훤하든지 어둡던지
그 누가 바쁘게 지내던지 죽던지
세상이 기근에 황폐해지던지 전쟁이 일어나던지
안에서는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만 일전에 일원이요 셈할 뿐인데
어금니가 아플 때
송곳니는 모른 채하였고
양쪽 어금니가
썩어 들어 갈 때
앞니는 침 뱉기에 바빴다.
가슴골에 흐르는 땀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원하고
발바닥 손바닥은 떨어지는 일감
뛰 댕기며 잡으려 숟가락 젓가락 쥘 줄 모르고
허기진 기력, 지친 춤사위
바다는 수평선을 안개 품에 숨긴 채
변함없는 몸짓으로 갯바위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든다.
노박이로 일렁이는 파도가 있던 자리이건만
오늘따라 포말(泡沫) 속 황량한 마음 뿐
일당(日當) 쟁이 가슴은 비릿한 갯바람 속에 갇힌 섬이 되어
빈숲 까치집 위 내려앉은 적막으로 새벽 기지개를 펼 때
지평선엔 새로운 해가 솟아오르는구나.
시/ 박 기 준
오층 아파트 창문 밖
잎 떨어뜨린 상수리나무에
어둠 내려앉은 빈 까치집 한 채 보이고
열서너 시간을 일하고도 섶은 잠에 깬 새벽
정든 숲을 떠나온 바람이
낡은 창문을 두드린다.
울타리 밖이 훤하든지 어둡던지
그 누가 바쁘게 지내던지 죽던지
세상이 기근에 황폐해지던지 전쟁이 일어나던지
안에서는 바쁘게 움직이는 손놀림만 일전에 일원이요 셈할 뿐인데
어금니가 아플 때
송곳니는 모른 채하였고
양쪽 어금니가
썩어 들어 갈 때
앞니는 침 뱉기에 바빴다.
가슴골에 흐르는 땀은
시원한 바닷바람을 원하고
발바닥 손바닥은 떨어지는 일감
뛰 댕기며 잡으려 숟가락 젓가락 쥘 줄 모르고
허기진 기력, 지친 춤사위
바다는 수평선을 안개 품에 숨긴 채
변함없는 몸짓으로 갯바위에 부딪혀 퍼렇게 멍이 든다.
노박이로 일렁이는 파도가 있던 자리이건만
오늘따라 포말(泡沫) 속 황량한 마음 뿐
일당(日當) 쟁이 가슴은 비릿한 갯바람 속에 갇힌 섬이 되어
빈숲 까치집 위 내려앉은 적막으로 새벽 기지개를 펼 때
지평선엔 새로운 해가 솟아오르는구나.
추천13
댓글목록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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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박기준 시인님
건강히 잘계시죠,, 주신글에 머물다갑니다
허혜자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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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에 새로운 해가 솟아 오르는
좋은 詩
감명 깊게 감상하였습니다
건안하십시요.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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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에서 깊이 우려낸 시,
아픔속에도 열정이 솓구치는 희망을 안고 갑니다..!!
김순애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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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곳니야
어금니 아픔을 알아다오
전 * 온님의 댓글
![](http://www.sisamundan.co.kr/gnuboard/data/member/wj/wjs2626.gif)
늘, 희망을 끌어 안고 사는
현대인들의 비애가 묻어 나지만
희망이 있어 좋습니다
지평선에 새로운 해가 솟아 오르면
불편했던 오늘은 또 내일의 태양이 될 것입니다.
늘, 건안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