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압사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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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 岩 琴 東 建
하루 쉬고 일터로 향하는 기분은 최고입니다
일이 많고 적음을 떠나 삶의 한자리가
되어버린 미화원의 하루는 어제의 흔적을
지우는 보람이랍니다
잔 반 통에서 부패한 음식물에
생명을 끈 이으려는 파리들의 사투는
인간보다 다급한 삶을 살아갑니다
알에서 구더기 파리로 변태 하는 과정
그들에게는 목숨보다 더 값진 일이었나 봅니다
바글바글 꼬물꼬물 구더기의 움직임
쌀을 뿌려놓은 듯 희고 생명력이 넘쳐흐릅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기에
수거차량에 생명을 태우고 떠납니다
들려오는 생명의 비명이 귓전에 맴돌며
꽃피우지 못한 생명 아쉬움 되어 남습니다
새로운 생명 됨을 노래했건만
구더기는 파리의 꿈을 접은 체
이슬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일과 후 작업복을 벗는 순간
뚝 떨어지는 작은 생명 한 마리
잔 반 통 수거 때 머리 위에 떨어져
내 등판에서 동거를 했나 봅니다
숨 막히는 울 부 짖음과 용광로 같은
등 짝에 압사한 작은 생명 하나
결국 살인자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습니다
이슬처럼 사라진 구더기에 명복을 빕니다
2007년 7월 3일 作
댓글목록
법문 박태원님의 댓글
법문 박태원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구더기의 명복을 빕니다. ^^
다음 생에는 구더기로 나오지 말고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바래 봅니다.
요즘은 살생하는 것이 싫어서 구더기는 빗자루로 쓸어모아 흙 위에 뿌리고,
쥐는 잡아서 길 건너 개울가에 풀어놓아 그곳에서 살라고 합니다.
지금도 이라크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있으니 참 험악한 세상입니다.
이 세상에 평화를~
이미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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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명 됨을 노래했건만 구더기는 파리의 꿈을 접은 체
이슬처럼 사라지고 마는게 구더기의 숙명인가 봅니다
짧은 시간 야속해도 그래도 아직 더 살아야 할 세상 인연이라면
구더기가 파리로 남아 우리에게 사랑 받지 못하더라도 함게 공유 하리라 봅니다
좋은 글 머무르다 갑니다
이월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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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징그럽지만... 불쌍하다고 해야하는거죠?
한낱 미물에도 시상의 정을 주시는 시인님을 존경합니다.
장마철 더위에도 건강하십시오..
최승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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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 생활도 구더기와 같을 수 있지요
세상사 뜻데로 되는게 얼맘나 될까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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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정이 많으신 분인가 봅니다.ㅎㅎㅎ
어려운 일과에서 잊지 않으시는 유모어가
시인님의 넉넉함을 알게 합니다. 승리 하소서. 늘,
박정해님의 댓글
박정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금동건시인다운 글이십니다 어떻게 할 도리가 없지요 구더기는 철학도 없는데 ㅎ
이은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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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고스란히 시어(詩語)로 풀어내셨네요...
잔잔한 감동이 입니다.
오늘도 더운 날 힘내시구요.. 홧팅!!!
금동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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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우님 고맙습니다
무더운 날씨와 찌푸등한 장마에
건강가득 행복가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