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는 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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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는 무다
매년 사내는 거르지 않고 농사를 지어 시장에 내다 팔지만
팔리지 않아 내다버려도 주어가는 사람도 없다.
차마 쳐다보는 눈길이 아까워 사내는 썩지 않는
무이기에 하나 씩 하나씩 그런대로
잘 아는 야채가게에 공짜로 넘겨준다.
사내는 굳은 땅을 뚫지 못해 세상을 헤치고 말았다.
땅속에서 무는 하나하나는 곧게 토실토실 자랐지만 모두를 뽑고 나니
서로는 어울리지 않는 제각각 이었다.
한 해의 연 월 일이 적혀지고 있다.
한 해는 다가고 말아 다음 한 해를 만든다.
무는 하나씩 심심찮게 사람들에게 먹혀지지만
누가 먹는 무슨 맛인지는 알 수 없다.
사내는 올해도 새해 농사를 준비해야한다.
아니 이미 준비해 시장에 내다 팔 무우도 있다.
모두를 버리고 새로 농사를 지어야할지 마음잡지 못하고 있다.
간절히 말해도 상품가치가 없는 것들
새해 바뀐 달력 첫 장과 함께 0.45%의
보기 좋고 잘 생긴 무를 유명한 재래시장에서
찾아보고 혹시나 곁에 사내가 가꾼 무를 찾아보지만 없다.
매년 거듭되는 무 농사. 무 농약 · 무 농사
사내는 스스로 자책하며 하얀 종이에 무의 그림을 대충 그리고
정성 드려 소중한 종이에 옮겨 그린다.
무는 늙은 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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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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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를 통한 농심의 애절한 마음 가져 봅니다
밭에 푸른 생명으로 자란 무가 농부의 눈에 자식 같은 심정이나
수확을 마친 시점에서 허한 벌판은 마치 자신의 처량한 마음을 대신하듯
농심은 태풍이 쓸고간 흔적처럼 [무우 농사가 無 농사]의 허무로 다가옵니다
무우는 無다 ... 로 상상하며 가슴 두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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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사람들이 도시인보다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하지요
무농사 무농약 무농사
여기다 하늘이 주신 날씨에 따라 무맛이 좌우하게 됩니다
바람든 무우는 쓸모가 없습니다
무우의 역활과 생을 눈여겨 그려봅니다
고맙습니다
잘보고 갑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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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저도 작은 농사를 짓습니다만
농촌의 사은 모습이 참..
말하기 뭐할 정도로 부족함이 많은..
암튼 모든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한..
시 뵙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