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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소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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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재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263회 작성일 2010-08-22 16:29

본문

내소사 가는 길

바다로 이어 진 듯 한
낡은 길을 따라
차 유리창 벌어진 틈
어느 새 들어 온
바람을 머리에 이고
내소사로 간다.
오래 전 갈라 진
손금처럼
이리저리 갈라진 갈림길을
더듬거리며 찾아간다.
칸칸이 쌓인 더미에
번뇌마저 꾹꾹 눌러
더미에 버리고
꺼질 듯 이어지는
물레방아 소리의 삐걱임을 들으며
마음 하나 길 옆
바다에 버렸다.
죽어서 이름을 얻은
곰소 시장 널부러 진
젓갈 더미처럼
내소사로 갈 때 마다
버린 마음들이
젓갈처럼 삭혀져 가고 있었다.
비릿하고
짭잘한 젓갈을 보며
나를 찾아 떠난
내소사에 이르기 전에
이미 나는 나를 보았다.
내소사 이정표 앞에서
또 다른 내소사를 꿈꾸며
거기로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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