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선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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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1,997회 작성일 2010-09-05 13:25본문
고향 선술집
滸 山/ 김 현길
언제부턴가 손골 여시바우에는
주둥이 쫑긋한 개여시가 살아
깜깜한 밤 고개 넘던 아버지들
발뒤꿈치 물고 따라온다던
그 전설의 개여시가
바글바글 새끼를 칠 때면
소들이 부지런히 풀을 뜯는 동안
망루인냥 사방이 확 트인 여시바우에서
똘망똘망한 새끼 여시 닮은 장난꾸러기들이
어디서 백조담배를 꼬나물고
벌써 부터 화툿장 꽃을 맞추고
더러는 히히덕대며 해 저물도록 놀다가
법동개 영감 깝밭 노랑해진 나뭇단은
욕짓거리와 함께 사라졌다
지지배들은 개쑥 뜯고, 나리꽃 꺾고
머슴애들은 해미당 할매 논 담부랑 밀어뜨려
뻔뻔스레 용심지 떡 얻어먹고
숨바꼭질 한답시고 바위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했던 그 말썽꾸러기들이
이제 머리칼 희끗희끗한 백여시를 닮아
선술집 탁자에 둘러앉아 소주잔에, 무용담에
어느새 눈두덩이 빨개져 우는 것도 같은
손골: 큰골, 못골, 야시골등과 같이 좁다는 뜻의 골짜기 지명
여시바우: 여우바위의 사투리
개여시: 구미호와 비슷한 뜻
개쑥: 산속에서 자라는 쑥 일반 참쑥보다 떡을 해놓으면 찰지고 맛있었다.
깝밭: 산판을 여기서는 그렇게 부름
노랑해진: 노란색으로 물들어 말라가는
법동개, 해미당: 지명이름(마을 이름)
용심지: 백중날 한 해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벼논에서 지내는 일종의 고사 의식
담부랑: 돌담장
滸 山/ 김 현길
언제부턴가 손골 여시바우에는
주둥이 쫑긋한 개여시가 살아
깜깜한 밤 고개 넘던 아버지들
발뒤꿈치 물고 따라온다던
그 전설의 개여시가
바글바글 새끼를 칠 때면
소들이 부지런히 풀을 뜯는 동안
망루인냥 사방이 확 트인 여시바우에서
똘망똘망한 새끼 여시 닮은 장난꾸러기들이
어디서 백조담배를 꼬나물고
벌써 부터 화툿장 꽃을 맞추고
더러는 히히덕대며 해 저물도록 놀다가
법동개 영감 깝밭 노랑해진 나뭇단은
욕짓거리와 함께 사라졌다
지지배들은 개쑥 뜯고, 나리꽃 꺾고
머슴애들은 해미당 할매 논 담부랑 밀어뜨려
뻔뻔스레 용심지 떡 얻어먹고
숨바꼭질 한답시고 바위에서
굴러 떨어지기도 했던 그 말썽꾸러기들이
이제 머리칼 희끗희끗한 백여시를 닮아
선술집 탁자에 둘러앉아 소주잔에, 무용담에
어느새 눈두덩이 빨개져 우는 것도 같은
손골: 큰골, 못골, 야시골등과 같이 좁다는 뜻의 골짜기 지명
여시바우: 여우바위의 사투리
개여시: 구미호와 비슷한 뜻
개쑥: 산속에서 자라는 쑥 일반 참쑥보다 떡을 해놓으면 찰지고 맛있었다.
깝밭: 산판을 여기서는 그렇게 부름
노랑해진: 노란색으로 물들어 말라가는
법동개, 해미당: 지명이름(마을 이름)
용심지: 백중날 한 해 풍년농사를 기원하는 벼논에서 지내는 일종의 고사 의식
담부랑: 돌담장
추천12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향친구들과 앉아 밤새해도 못할 이야기들...
몇십년만에 처음보아도 그때의 얼굴이 남아 있더이다...
주고 받는 한잔의 술잔에 밤이 짧기만 했던 귀한 추억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으로 정담있는 자리입니다.
김현길 시인님,
요즘 시상이 점점 날개를 달고 있습니다.ㅎㅎㅎ
훨훨 날아 보시지요.ㅎㅎ
그런 자리 저도 좀 끼어 보고싶네요.
김영우님의 댓글
김영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화를 빕니다.!
백조담배 낙타란 담배도 있었지요
역사속에서 인생은 흘러가고 시상을 했빛에 눈부십니다.
좋은 글 많이 발표 하시길 바랍니다. 9월이가기전에 향기가 흩어지기 전에******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고향의 냄새가 물신풍겨나오네요
정윤호님의 댓글
정윤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폭의 그림이군요
시인님 덕분에 저도 잠간 다녀 왔습니다.
감사합니다.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나뵈서 반가웠어요
그리운 시어들을
다시 불러 읊어봅니다
백여시 같은 여자가
되고 말꺼여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