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도엔 그녀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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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선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117회 작성일 2011-05-07 21:09본문
모슬포 항에서 뱃길로 이십분
살갗에 소금기가 간이 베이면
그녀가 사는 가파도가 있다
하루 종일 일해 품삯으로 받은
외할머니 보리 한 됫박
지난한 시절이 토막으로 잘려
마디에 스미운 채 흔들리는 곳
땅에 안간힘으로 뿌리 내렸어도
배멀미로 노상 흔들리며 살고
바람이 불면 부는 데로
파도치면 치는 데로 흔들리며 살고
청보리 축제가 열리면
사람들은 목단꽃으로 헤픈 웃음
낳아 놓고 떠나 가지만
쭉정이로 남은 섬은
무수한 사연들로 몸살을 앓아
그녀가 누렇게 익어 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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