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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해명산을 클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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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2,097회 작성일 2005-10-23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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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해명산을 클릭하다












평소에 석모도 해명산 산행을 내가 죽기 전에 한 번 다녀오고 싶은 소망 하나 ,내 마음 속에 늘 숨어 있었다. 그곳이 내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이라서, 그래서 가봐야겠다는 욕심에서가 아니다. 내가 지천명의 나이가 되기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나의 삶에 얽히고설킨 오해의 소지들이 많아서 그것을 해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이라고 생각을 가진 것도 아니고, 사방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명산 정상에서 땀 흘린 뒤, 낭만 한 사발(인삼막걸리) 들이키고 맛 나는 밴뎅이 안주 한 점을 즐기기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단지 내가 그 곳을 그렇게나 가고 싶어 했던 까닭은 새로 가입한 산악회의 산 친구들과 함께 멋진 정들을 나누어 가질 수 있다는 소망 하나 때문이었다.

그래서 난 산행안내공지가 올라오자마자 일착으로 참가신청을 하였었고 그날이 오기를 손가락을 헤아리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했다. 잇따라 참가신청이 늘어나고, 그날이 다가오면서 나에겐 예상치 못한 불안과 초조감이 내 마음의 한 구석을 긁어대기 시작했다. 우리 집에서 강화도까지의 교통편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 참가자 각자가 자신이 타고 갈 지원차량과의 좌석배정에서 모두들 좌석확보가 이뤄져 나가면서부터 난 무척 당황스러움을 느끼면서 나의 불안과 초조는 더 깊어만 갔다.

불행하게도 난 그때까지만 해도 아는 이가 별로 없어서 나 스스로 좌석확보를 위한 용기가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기를 가지고 불광역에서 물ㅇㅇ님의 차량에 태워줄 수 있으려나 싶어서 꼬리 글을 올리고 답변 글을 보려고 내 두 눈망울을 그곳에 쏟으며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동승요청의 꼬리 글을 올릴 때의 심정은 좌석이 없으면 뒤 트렁크에 실릴 수 있기를 바라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내 꼬리 글에 대한 답변은 나타나 주질 않았다. 그렇다고 초면인 분에게, 그것도 여성분에게 전화를 해서 내 좌석을 부탁드릴 수 있는 그런 용기조차 없었다.

이 장면에서 사람들은 “남자가 뭐 그래~,.”라고 나무란다 하더라도 난 별달리 할 말이 없을 뿐이었다. 그 순간, 나는 좌석을 구할 수가 없어서 참가가 불가능하다는 예감이 밀어닥치면서 절망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하느님에게 욕이나 실컷 퍼부어버리고 그만 콱! 죽어 버리려고 하는 찰나에 내 친구인 산신령이 느닷없이 내 앞에 나타나서는 하는 말이 “바해야, 고까짓 일로 죽어 버릴라 카몬 우야노~, 그러지 말거레이~, 나 요사이 경기가 엉망이라 니 죽으면 부의돈 낼 여력이 없거든. 그러니 조금만 더 기달려 보거레이~~ 내가 어찌 좀 해 볼 테니깐.” 난 산신령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는 죽기를 포기하고 기다렸었고 수리 아우님이 나를 죽음으로부터 구해 주었다.

설렘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여명이 밝아오자 수리산역으로 가는 4호선 전철에 몸을 실었는데, 전철도 내 마음을 아는지 기차바퀴에 불이 붙도록 달려주었다. 수리산역에서 일부일행과 모두가 합류한 시간은 8시 30분에서 10여 분 넘기고 말았다. 10시까지 외포리에 도착하기에는 어려움을 느끼고 수리님은 외곽순환도로를 거쳐서 시속 1000킬로 속력으로 액셀러레이터를 밟기 시작했고, 도로가 다소 막힐 때는 날기도 하면서 달렸었다. 그리하여 외포리 선착장에는 집결시간에 정확하게 맞출 수가 있었다. 난 승용차 안에서 차가 초고속으로 질주하고 날고 하는 바람에 오금이 저려서인지 아랫도리가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내가 팬티에 오줌을 지려댔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게 된 것이었다.

승용차 바깥으로 나오니 살을 에는 듯한 바닷바람이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은 한 사람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산행주관자에게 전화를 해보니 집결이 완료되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다는 판단이 섰고, 난 수리님과 일행들에게 횟집에 들러서 밴댕이회와 소주로 몸이나 녹이면서 기다리자고 졸라대서, 바닷바람을 피해서 우린 어떤 횟집으로 들어갔다. 내 생전 처음으로 밴댕이라는 고기의 모습을 보았고, 또 그 맛을 음미할 수 있었다.

이 장면에서 고백할 것이 하나 있다. 산행을 마치고 저녁에 귀가하여 난 아내에게 밴댕이회를 먹었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아내는 나를 보고 가끔 “밴댕이 속아지 같다.”라고 핀잔을 주었는데 내가 밴댕이회까지 먹었다는 것을 알면 내가 성질머리가 더러워졌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되어서 앞으로 살아가면서 핀잔깨나 받을 것 같아서였다. 밴댕이가 성질머리가 더러워서 물 밖에만 나오면 참지 못하고 금방 죽어버린다는 사실을 일행 분으로부터 들었기 때문이다. 해명산을 오르면서부터 난 점점 어린 아해로 변해갔다. 산등성이를 오르고 내리면서 그렇게 즐겁고 행복할 수가 없었다. 나의 그런 모습을 본 벗님들은 내 속이 시커먼 사람이라는 것도 모른 채 함께 즐거워하고 신나 하는 것 같아서 죄송했었다.

내 속이 시커멓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그렇지만 산행클럽에 가입한 후 첫 산행이라서 대부분이 초면인 그 분들은 눈치 채지 못했다. 이젠 내 속이 시커멓다는 것을 고백해도 될 것 같다. 하루 동안의 함께 했던 산행이었지만 정(情)과 낭만들을 함께 나누어 가졌다는 나의 판단 때문이다. “나, 바해의 속은 시커멓습니다.”라고 고백하고 말았다. 내 속이 시커먼 이유는 끽연가이기 때문이다. 난 나의 그런 속을 숨기기 위해서 산행하는 동안에 쓰잘데기 없는 조크를 종종 쏟아내야만 했었다.

에메랄드 빛 파아란 하늘, 갈매기들 노니는 한가로운 석모 바다, 따스한 햇살 속의 한가로운 섬마을의 풍경 속에서 함께 거닐던 해명산 숲길의 잎새 진 가지 위에 우리 벗님들의 미소와 낭만 그리고 멋진 정(情)들을 조랑조랑 엮어 놓고 만 한편의 드라마를 석모도 능선 위에 펼쳐 두고 우리 일행의 산행은 막을 내렸다.









추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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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윤해자님의 댓글

윤해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석모도의 해명산이 그리도 좋은가요?
직접 가보지 않아도 이름에서 정감 가는 것이 좋은것 같군요.
제가 가고픈 곳으로 정해놔야 겠습니다.
재미난 글 잘 보고 갑니다. 감기 조심 하세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고향이 김포 이지요!.....밴댕이...많이 먹고 자랐읍니다....지천명의 나이에..정 시인님의 글..공감하며....반갑게 뵙습니다...건강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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