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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자원봉사체험수기 공모전 우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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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효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0건 조회 2,492회 작성일 2011-12-02 06:28

본문

 
 
열정[자원봉사체험수기 우수상]
 
                               박효찬
 
오산 복지관에 서예공부를 하러 다니다가 한글교실에 선생이 없다고 해주실 수 없느냐는 부탁을 받고 자원봉사를 하게 되었다. 부탁을 허락하고는 걱정을 많이 했다.치매 걸리신 시어머님에 그리고 밤에 대리운전 픽업 차량을 운전하는 일을 하므로 잠잘 시간에 나온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남편이 도움으로 용기를 내어 2월 첫째 월요일부터 시작하여 매주 월요일 수요일 2시간씩 일주일에 2번 하게 되었다.부족한 잠 때문에 시간 맞추는 것도 남편이 여러 번 깨워주어야 일어날 수 있었던 일 년이었다. 새벽에 들어와서는 수업할 내용을 검토하고 낱말을 사전 찾아보며 조금이라도 어르신이 이해하기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했다. 어르신들은 한평생을 공부하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 그 한을 풀어보고 싶어 오셨다.
그만큼 마음도 조급했다.
어린 시절 너무나 가난하고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하고 일만 하며 환갑을 넘기고 자음이 무엇인지 모음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왔다.나이가 들어 건망증도 심해지고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손등에는 핏줄이 튀어 오르고 또는 류머티스성으로 뒤틀린 손으로 겨우 몽땅 연필을 손가락 사이에 끼워 그동안 글 모르는 설움을 달래러 오신 어르신.
어르신 마음에 조금이나마 위로를 해주고 싶은 마음이 내 잠자는 시간이 아까웠다.살아오시는 동안 은행에 또는 관공서에 가면 본인이 직접 써야 하는 이름 석 자를 쓰지 못한 서러움을 하소연하며 칸이 있는 공책의 아깝다고 띄어쓰기 없이 빽빽이 낱말을 써놓고 우리 선생님 잠 설치고 오셨다며 “선생님 커피 드세요.” 하며 건네주시는 어르신을 뵐 적마다 가슴이 뭉클하여 더욱더 열심히 가르치는데 열중하게 되었다. 은행에 가면 이름 석 자를 써야 하는데 그걸 못 써 남편이 죽으면 자식들에게 천대받지 말고 찾아 쓰라고 남겨놓고 갈 돈을 찾아 쓰지 못할까 봐 할아버지는 할머니 걱정에 어서 빨리 공부하라고 재촉하여 오신 어르신 자식들 몰래 쌈짓돈을 감추어야 하는데 글을 몰라 어찌할 수가 없어 공부하러 오시는 어르신 사연들은 많았다.
그만큼 열정은 대단했다.
매일 글쓰기 연습장 쪽마다 맨 위에 어르신 이름 쓰기부터 시작하였다. 그리고 수업 시작은 따라 읽기 그리고 나서 읽은 낱말은 받아쓰기하고 팔순이 다 되어 안짱다리에 지팡이를 짚고 하루도 결석하는 일 없이 나오셔서는 받아쓰기를 조금 빨리 부르려 하면 여지없이 ‘거 가만있어 봐’ 하고 우리 모두에게 웃음을 안겨주시는 어르신. 틈만 나면 집에서 글쓰기 연습을 하신다고 한다. 지금은 이름 석 자만큼은 어디서든지 자신 있게 쓸 수 있으며 은행에 돈 관리도 하신다고 한다. 지난달부터는 일기도 쓰시는 분도 있다. 지금은 읽기를 못하는 분 없이 잘하신다. 여름방학 때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덕분에 글을 배워 고맙습니다.’라는 문자를 받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 처음 공부하고 2달 만에 타지를 나갔다가 버스를 탔는데 버스에 적혀 있는 글을 읽고 오산까지 버스를 타고 왔다면서 신기하고 감격했다며 교실에 오자마자 눈물을 글썽이시는 어르신을 보며 보람도 느꼈다.
이제 12월 말이면 종강을 한다.
그동안 우리 어르신 많이 변하셨다.
이름 석 자는 당당히 쓸 수 있으며 받아쓰기하다가 모르는 글자는 자음 모음만 이야기해도 척척 글을 쓰신다. 늘 내가 강조하는 이야기는 자음 모음은 우리가 요리하는 데 필요한 재료와 똑같다고 그래서 확실하게 암기하시라고 일 년 가까이 강조하고 모르면 되풀이하고 연세가 높아지면 건망증이 심해진다는데 그것도 자꾸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암기를 하셨다. 그러고 나니 공부가 쉬워졌다. 아직은 명사가 무엇인지 문법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름 석 자 쓸 수 있고 어디에 있든 글을 읽을 수 있어 답답함이 해결하셨다는 어르신네들 보며 우리 젊은 사람들은 더 많은 노력과 배움이 열정을 가져야 한다는 걸 또 한 번 느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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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우수상 수상 축하드립니다
하나 하나 준비과정과 강의 열정, 또한 안타까움도 많았으리라 생각되며
그 따스한 손길은 영원 할것입니다 
박효찬 시인님 고생많았읍니다 !!

홍길원님의 댓글

홍길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먼저 축하 드림니다.
            그리고 바쁜 시간 속에서 글 모르는 노인 분들을 위하여 봉사하시는 모습 아름답습니다.
            그분들 마음속에 박 효찬시인 선생님의 얼굴 가슴 깊이 새겨둘 것입니다.

이묘진님의 댓글

이묘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봉사라는것 그리 쉬운것 아니지요.마음 몸이 함께 움직여야 하니까요.
어르신 모든분들 마음 다칠까 노심초사 하시는모습이 보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리고 수상 축하합니다.

김효태님의 댓글

김효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아름답습니다
천사와 같은 고운 마음에 남을 위해 헌신하는 그 모습이 눈앞에 아롱거리는 것 같습니다.
장 하십니다, 소외된 노인을 위해 노력한만큼 복도 많이 받으실걸로 기대 됩니다.
봉사체험수기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김영우님의 댓글

김영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평화를 빕니다.!

자신을 앞세우지않고 낮은자세로 봉사 한다는것은 하느님이 선택하신 축복입니다.
박효찬 시인님의 봉사 정신과 부군의 따뜻한 배려가 우수상을 수상함은 당연지사라 생각합니다. /  축하합니다.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효찬 시인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잘 지내시죠?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조현희님의 댓글

조현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간에 일하시면서 글쓰고 봉사까지...... 얼마나 힘드셨나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선뜻 시작할 수 없는 봉사
선생님의 따스한 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몇년전 야간학교에서 일하던 때가  생각나 가슴이 저리네요.
누구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강한 어머님들께 가르치기 보다는 배운것이 더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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