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갈근(칡) 캐러 가실분...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3,055회 작성일 2005-04-07 10:19

본문

봄은 봄인가?....
괜시리 몸이 나른해 지고
근육의 움직임은 풀어진 나사처럼 헐거워진 느낌이다.
점심을 먹고 오후가 되니 그마저 버티던 눈꺼풀도
눈두덩이에 천근추라도 메달린양
아무리 애를써도 도저히 위로 올라가지질 않는다.
월말 마감처리 사건들이 많아 보고서도 써야 하는데
점심먹고 일좀 해볼 요량으로 컴퓨터 책상앞에 앉으니
이건 영락없이 중 범죄자급 고문이 따로없다.

무언가 생동감 넘칠것 같은
활력소를 찾아야 겠다고 생각해 보지만
얼른 머리속에 떠오르는것이 별반없다 싶은차에
갑자기 유년시절...
뒷산에 올라 물오른 칡뿌리를 캐내어
입주뎅이가 시커매 지도록
온종일 씹어 먹던 기억이 새롭다.

"연상아~쑥캐러 안갈래?"
"야야..쑥은 가시내 들이나 캐는거시제 머시마가 쑥을 어추코 캔디야?"
"느그 어매가 핵교 댕겨와서 너하고 같이 저녁 국 끓일 쑥 캐노라 했는디?"
"그럼 네가 다 캐 뻔져라..난 산에가서 칡이나 캐 올랑께"
"울 어매는 꼭 나한테 가시내 할일을 시키더라?"

우리집은 남자만 4형제 였는데 그중에서도 내가 막내여서
집안 살림을 내가 다 하다시피 했었다.
더군다나 봄철에는 어른들이 모두 논과 밭에 일하러 나가고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집에 남아있는 아이들이
빨래며 찬거리 준비하는 일들을 도맡아 하는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렇게 분담(?)하여 서로의 임무를 완수한 후에는
옆집 가시내가 캐온 쑥의 절반을 얻는 대신에
괭이 메고 뒷산에 올라 낑낑대며 캐온 칡을
억울한 심정으로 토막내어 나눠 주고는
둘의 주뎅이가 까매지도록 씹어먹곤 했었다.

"김부장님. 내일 칡이나 캐러 갈까요?"
"음~좋지. 어차피 가는길에 점심도 모처럼 보리 비빔밥이나
한그릇씩 하자구"
"어이~~ 이반장. 내일 칡캐러 가는데 같이 갈거지?"
"그람유~ 내가 안가면 안되죠. 삽질은 내가 자신 있잔아유."
"그럼 가까운 예봉산이나 가 봅시다?"

예봉산은 팔당대교 건너면 바로 마주 보이는 산이다.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경치와 공기가 좋아 많은 사람이
즐겨 찾는 등산코스 이기도 하다.
오전 10시경... 산 입구에 이르러 삽과 괭이들고
갈근 포획작전 개시로 산을 오르기 시작.
한참을 오르다보니 제법 굵직한 칡 넝쿨들이 보인다.
비교적 경사가 급한면에 자라난 칡을 골라 포획을 결정한다.

칡을 골라잡고 삽질하길 두어시간....
입에는 게거품이 걸리고 허리는 끊어질듯이 아파온다.
"어이~조반장. 이리와 한잔 하고 캐자고?"
미리 준비해온 막걸리 마시고 하자고 김부장님이 부른다.
"하이고~ 목말라 미쳐 버릴뻔 했네요."
한달음에 내달아 막걸리병 꼬나 잡는다.
길게한숨 몰아쉬고 단숨에 막걸리 한잔 비우고 나니
신선은 어떻게 생겨 먹었으며 진시황은 도데체 뭐했던 사람 이더냐?

3월의 하루

춘삼월 하루해
머리위에 걸리니
눈부신 일광이
눈두덩을 감긴다.

한잔술 들이키고
딛은발옆 쳐다보니
개암나무 숫꽃
무심히 흔들리고

언제쯤 이려나 숨죽인채
따순빛 기다리다
가쁜숨 몰아쉬며
솟아나려는 草根의 용틀임.

모른척 대꾸않던 마른땅이
못이기는양 살며시
품을열어 젖힌다.

오후 세시경이 되니 제법 칡뿌리는 쌓였으나
점심을 못먹은 탓에 다들 피곤에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만 캐고 하산 합시다? 배가고파서 이거 지고
내려갈수 있을려나 모르겠네요."
주섬주섬 배낭에 칡뿌리 꾸겨담고 다급히 하산.
음식점에 들러 보리 비빔밥 한그릇을
후다닥 해치우고 나니 이제서야 눈이 조금 밝아진 느낌이다.
"근데 조반장님. 칡이 어디 좋은 거에요?"
"참나~. 아니 이반장은 그것도 모르면서 칡캐러 간다니깐
맨발로 따라왔어?"

칡은 한방에서 갈근(葛根) 이라 한다.
한마디로 효능을 얘기 하자면 몸의 열을 내리고
갈증을 없애주며 설사를 멎게하고 양기를 북돋는다.
따라서 감기나 풍한등으로 머리가 아프거나
땀이 잘 나지않고 가슴이 답답하며 갈증이 날때.
술독이 심할때도 땀구멍을 열어 술독을 풀어주며
입맛을 돌게하고 소화를 촉진한다.

갈근에는 녹말이 다량으로 함유되어 있으므로
찧어서 가라앉혀 떡을 해 먹기도 하고
줄기에선 섬유질을 뽑아내어 청올치라 하여
갈포(葛布)의 원료로 쓰기도 하였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차를 만들기도 하며
또 말려서 '갈용'이라하여 몸의 원기를 돋우는
약으로 쓰기도 하였다.

또한 어린순을 항아리에 넣고 흑설탕과 버무려 일년정도
숙성 시키면 맛있는 음료가 되는데 이것은 변비.고혈압.당뇨 등에
효과가 뛰어나고 어린이 성장 발육에도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칡꽃은 갈화(葛花)라 하여 이것을 탕전하면
열을 내리고 가래를 잘 나오게 하며 술독을 풀어주고
대장염이나 악성 종양에도 쓴다.

칡 뿌리는 성질이 차므로 몸이 찬 사람이나 태음인 사람이
오래 복용하면 좋지 않고 몸에 열이 많은 사람.
즉 소양체질인 사람에게는
칡이야 말로 들판에 널린 흔하고도 서민적인
식품이자 보약이라 하겠다.

지친 몸으로 샤워장에 들어가 셋이서 빨개벗고
간단히 샤워를 끝낸후에 배낭털어 칡 쏟아 놓으니
언제 이 많은걸 다 캤냐 싶게 욕실 하나 가득이다.
"조반장님~ 이거 너무 많이 캐서 칡 멸종 되는거 아녜요?"
"나참~ 아 이사람아... 칡이야 말로 우리산야에 자라는 침엽수및
활엽수를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하는 악당같은 풀이란거 몰라?"
"칡 넝쿨이 나무를 감아 올라가는 바람에 다른 나무가 못자라서
강원도 어느동네는 칡을 캐오면 현상금도 준다잔어..."
"그려유? 그람. 나 강원도 가서 사까? 돈도벌구 좋은 칡도 맨날 먹게?"
"예끼 이사람아. 과유불급(過有不給)이라....
보약도 과하면 독이 된다는걸 몰라?
칡에는 약한 마취성분이 있어서 너무 먹으면
정력이 감퇴 될수도 있다는데 그래도 갈텨?"
으하하하하.....

셋이 파안대소로 하루를 마감한다.
추천3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주변 야산을 온통뒤지다 애써 찾은 칡뿌리..먹기에 부드러운 살(참)칡/ 약간 질기고 결이난 개칡..
잠시나마 어릴적 동심의 세계로 찾아가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좋은날되소서..^*^~

김희숙님의 댓글

김희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넘 좋으셨겠습니다..
저도 유년시절은 산골에서 보냈지요
가슴을 푸근하게 하는 글 즐감하고 갑니다
늘..웃음 가득하시길..요
행복 가득하시길..요..^^* 두손 모읍니다 -()-

김성회님의 댓글

김성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조연상선생님
아름다운 글을 유년을 뒤 돌아 보게 하고
주옥같은 시전은 고운 시심으로 물들게 합니다.
고운글 주심에 감상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에는 다른 식물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 '제주조릿대'인데
칡과 팔자가 비슷하네요.
조릿대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 건강에 상당히 좋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과하면 그것도... ^*^
맛있는 글 잘 감상했습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21,416건 530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256 풍란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72 2005-04-18 3
255
봄의 형상 댓글+ 5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12 2005-04-18 2
254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24 2005-04-18 3
253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3 2005-04-17 3
252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5 2005-04-17 10
251
기다리는 마음 댓글+ 5
김성회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542 2005-04-17 3
250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0 2005-04-16 8
249
동녘에서 댓글+ 3
no_profile 윤복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7 2005-04-16 3
248
안부 댓글+ 3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170 2005-04-16 3
247 no_profile 이승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77 2005-04-16 7
246 no_profile 이승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3 2005-04-16 10
245 no_profile 이승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48 2005-04-16 2
244
빈 여백 댓글+ 1
no_profile 이승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7 2005-04-16 5
243 풍란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96 2005-04-16 6
242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34 2005-04-15 3
241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37 2005-04-15 4
240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20 2005-04-14 3
239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7 2005-04-14 3
238 양금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7 2005-04-14 3
237
나를 버린다면 댓글+ 4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8 2005-04-14 5
236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2 2005-04-14 3
235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2 2005-04-13 6
234
돌담과 유채꽃 댓글+ 2
김찬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86 2005-04-13 5
233 박민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70 2005-04-13 4
232
냉이 댓글+ 4
이철화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4586 2005-04-13 69
231 no_profile 시사문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32 2005-04-12 6
230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96 2005-04-12 8
229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95 2005-04-12 4
228 김찬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7 2005-04-12 4
227 풍란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8 2005-04-12 6
226 강병철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859 2005-04-12 7
225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288 2005-04-11 11
224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442 2005-04-11 6
223
님 오시는 날 댓글+ 5
김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4 2005-04-11 2
222
먹장 가슴 댓글+ 2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2 2005-04-11 5
221
책벌레의 충고 댓글+ 7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8 2005-04-11 4
220
솔잎 이야기 댓글+ 2
no_profile 윤복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55 2005-04-10 3
219 이철화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4736 2005-04-09 77
218 풍란 박영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55 2005-04-09 2
217
개나리꽃 댓글+ 2
함재열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이름으로 검색 2366 2005-04-08 2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