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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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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혜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737회 작성일 2013-04-14 13:37

본문

봄 밤
 
                                     김혜련
 
날 것에 가까운 외로움의 언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종족 번식을 하는
복숭아꽃 핀 깊은 밤.
인위적 조명이 어둠을 폭행하는
터널 속을 알몸으로 헤매다
외로움으로 뒤틀려 이제는
이가 잘 맞지 않은 침대 한 귀퉁이에
풀린 다리와 가쁜 숨을 풀어놓는다.
무겁기만 한 현실은 어느새 흑빛이고
무의식의 저 심연까지 까맣게 타버린
한때는 복숭아꽃 빛으로 물들이고 싶었던
가슴을 오랜 시간 갈아두었던
칼끝으로 의식을 치르듯 그어본다
선혈이 뚝뚝 떨어져야 할 그곳에서
회색빛 잿가루가 먼지로 둔갑하여
온 방안을 뿌옇게 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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