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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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 * 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715회 작성일 2013-09-19 11:42본문
가을 이야기
/ 전 온
새벽녘 빼꼼이 열린 뒷문틈으로 빗소리 들린다 나를 부른다 운무 자욱한 들판을 가로질러 이슬을 걷어차며 키큰 낙엽송 숲을 지나고 냇물을 건너 후줄근하게 늘어져 떨고있는 이파리들 한숨에 가슴 시리다 가을 하늘만큼 광활한 공허가 스민다 비운다는게 이런 걸꺼야 되지 못한 사랑을 한답시고 지고 온 짐은 또 얼마나 무거운지 한 여자를 사랑하고 토끼 여우같은 자식들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것들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이 저 나무들 같아 죄스럽다 가을비가 원망스럽다 가을의 마지막 햇살을 그리워 하며 주어진 시간을 붙잡아야지 창조주의 섭리를 감사함으로 채워야 하는 마지막 햇살을 기다려 볼 수 밖에 비우는 거야 모든 걸 비우는 거야 내 것도 비우고 네 것도 비우고 비 그치면 가을 하늘을 닮자 맑은 햇살도 닮고 흩날리는 낙엽도 닮고 사람들 살아가는 순박함도 닮고 나무들 시린 이야기도 닮고 빈 가슴 가을 이야기로 가득 채우면 서러움이 뚝 뚝 떨어지는 가을 사람이 되는거야 낙엽처럼 홀가분한 사람이 되는거야 가을 햇살처럼 따사로운 사람이 되는거야 바람처럼 자유로운 사람이 되는거야 가을엔 참 할 일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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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채금남님의 댓글
채금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낙엽이 살포시 떨어진 더미위로 떨어진 알밤 한톨 주워가지고 오니
가을 몽땅 내품으로 왔네요
즐거운 추석 명절 잘 마무리 하시고
좋은일 가득한 날 되세요 ^^*
백원기님의 댓글
백원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떨어지고 비워내는 삶의 계절, 가을이 왔네요. 우리 모두 마음을 비워 새롭게 채워지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시인님께 풍성한 가을 되시길 축원 드립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은 결실이지요
하지만 결실을 이루면
공허만이 가득히 밀려 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지요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결실의 계절이지요
잘 산다는 것은 잘 죽는다는
것인데 봄날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하기위해
마지막 산달을 준비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좋은글 올려주셨어 고맙습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가을 참으로 할 일이 많다는 공감...
가슴 속 오래된 상념들처럼
낙엽들은 왜 또
부슬부슬 떨어지는지...
제가슴과 닮은 가슴을 봅니다.
늘 평안 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