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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발표작 <인생의 가을 앞에서> 입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조소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674회 작성일 2017-09-21 17:41

본문



인생의 가을 앞에서 

                                       조소영


속세의 삶 일구기가 고달프다고
밤새 울컥한 걱정이 무색하게 
새벽안개가 걷히고
바다 위에 비추는 햇살,
삶에 작은 조각들
반짝반짝 잔물결이 아름다워라
바다를 반사한 펼쳐진 푸른 하늘 뭉게구름,
띄어 보낸 징검다리 사연 놓았으리 

억새풀 스치는 사잇길로 갈바람이 분다
시원한 시아가 
어느 틈엔가 벌써 가을이라고 읽고 
옷섶으로 파고드는
폐부에 느끼는 감정이 가을이라고 한다

이렇게 이 가을은 오고 있다

하지만 때로, 
견디기 힘든 삶의 파고에 무게가
영혼에 구겨지고 찌들 듯 
허무로 회오리쳐 스며들기도 하지만
비워내곤 하는 체념
그렇게 맞는 인생의 가을, 
한때 낱알 들녘의 꿈을 지녔던
땀방울 닦는 낭만 상실한 이여
우연히 마주한 노란 소국에서 바람 불어
날아갈 것 같은 꽃이 아니라 
인생의 비바람 맞으며 
해, 바람 부는 쪽으로 
한송이 꽃을 피우기까지 가볍게 볼 수 없음을 
한참을 보다 갈변한 
채 아물지 않은 시들한 상처를 본다
이내 아픈 가슴을 생각한다

기다림, 외로움, 그리움, 아픔, 고통, 사랑,
상처, 용서, 절망과 희망...... 마음의 본질에
공존하며 사는 삶
그들이 물들인 이 가을,
숨이 턱에 찰 즈음
그들을 고독으로 꺼내 입고 마음의 빗장 열어 
나선 대지에서의 마주한 
내 가슴 깊은 곳 두드림 속 울림 
또 하나의 나,
깨달음에 기대어
나 자신을 뛰어넘는 
길어 올린 시어의 시공처럼
진심으로 빚는 인생의 가을인 것이다

노을이 잠든 풀섶,
귀뚜리 고향의 노래로 애달프고 
쓰다듬는 속세의 삶 
살핀 아픈 가슴이여
곳간에 채운 듯 살아도 좋으리라

땀 흘린 삶은 쭉정이가 아니라고 
누군가 그랬다
나는 그 말을 믿을까 말까
아,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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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성재님의 댓글

김성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며
더 적절한 수확을 위해 적당히 내려놓는 계절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은 만물의 결실을 얻는 시기입니다
농부가 기다리는 계절이지요
결실을 위해 또 혹독한 시련이 오는 시기가 가을입니다
이때는 참 과실과 버려야할 열매에 대한 농부의 선택이 달려 있지요
사계를 통해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깨달음이 여기에 있으나
인간은 그저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 실정이지요
인생의 참된 결실은 농부의 손길과 그의 흡족한 마음에 동참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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