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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공화국 글자 확대 글자 축소
   글쓴이 : 김혜련 (http://cafe.naver.com/khr6512 (117.*.174.52) 날짜: 18-11-06 14:44 조회: 127 0 0 이 댓글을 twitter로 보내기 이 댓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이 댓글을 Me2Day로 보내기 이 댓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반려동물 공화국

 

김혜련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보고 싶다

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살갗에 닿는 바람의 느낌이 일 년 중 가장 좋은 가을밤에 아파트 앞 가로수 길을 기분 좋게 걷고 뛰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노란 산국이 흐드러지게 피고, 단풍이 제법 미모를 뽐내고, 달빛은 윤동주 시인의 맑은 마음처럼 빛나고, 바람은 산들산들 그야말로 운동하기에 최적의 자연 조건이다. 요즘 잘나가는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귀에 꽂은 MP3에서 생음악처럼 들려오는 기분 최고의 순간이었다.

   아! 그 최고의 순간을 순식간에 짓밟아 버리는 양심 없는 폭군의 등장. 하마터면 내가 내뱉은 비명이 아파트 유리창을 난타할 뻔했다.

   “아아악! 이 미친 개○○.”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질러버린 비명과 비속어가 그 아름다운 가로수 길을 흥건하게 적시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심장이 팔딱거리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다 흘렀다.

   “컹컹컹 멍멍멍~.”

   사색이 되어 달려온 어떤 여자가 개를 안고 말했다.

   “조이, 우리 예쁜 조이, 괜찮아? 많이 놀랐지. 아줌마! 무식하게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요.”

   아! 세상에 이럴 수가. 놀란 나의 안전을 걱정하며 미안하다고 사과할 줄 알았는데, 사과는커녕 문제의 개가 얼마나 놀랐는지를 걱정하며 소리 지른 나를 질책하는 것이 아닌가. 이게 무슨 시추에이션. 정말 황당하다 못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지경이었다.

   상황은 이랬다. 가족을 떠나 시골학교 관사에서 답답하게 일주일을 보내다 금요일 밤 가족과 상봉하여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고 순천만국가정원 쪽 가로수 길까지 밤 운동을 하는 게 내게는 소중한 행복이다. 그날 밤도 그 소중한 행복을 만끽하던 중에 느닷없이 시커먼 개 한 마리가 내게 달려들어 내 행복을 짓밟고 내 안전까지 아니 내 생명까지 위협한 것이다. 스트레스가 봄 강물에 떠 있는 얼음처럼 녹아나가며 기분이 좋아 무방비 상태로 걷고 있는 내게 달려든 한 마리 짐승. 내가 얼마나 놀랐겠는가. 정말 죽는 줄 알았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순간이었다. 목줄도 하지 않은 시커먼 그 녀석은 불특정다수인 내게 달려든 것이다.

   그렇다면 그 여자는 개의 놀람을 걱정할 게 아니라 그 개로 인해 엄청난 공포를 느낀 인간인 나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황당하고 분하고 또 분하다. 극도의 공포와 흥분 상태였던 내 입에서 터져 나온 단말마의 말들을 지면에 옮기기엔 지금 내가 너무 교양이 있어 생략해야 한다.

   “우리 조이는 사람 안 물어요. 얼마나 순하고 착한 앤데 아줌마가 과잉 반응한 거예요. 좋다고 아줌마한테 달려간 거예요. 보세요. 달려가기만 했지 문 건 아니잖아요.”

   그런 말을 하는 그 여자의 턱을 발로 차버리고 싶었지만 너무도 교양이 있는 나는 참아야 했다.

   이것이 얼마 전에 내가 겪은 최악의 경험이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니 우리나라도 이제 반려동물 인구가 천여만 명으로 인구의 30%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고 한다. 가끔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며 몸서리칠 때가 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당 1.052명으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반려동물은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후쯤에는 이 한반도에 사람보다 반려동물이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닐까? 한 백년 후에는 이 땅에서 반려동물이 주인공이고 인간이 조연이 되는 씁쓸한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 나도 모르게 전율이 일어난다. 혹자는 너무 지나친 망상이라고 나를 비난할지도 모른다. 차라리 지나친 망상일 뿐이라면 좋겠다. 그러나 어쩐지 불길하다.

   몇 달 전 연예인 최 모 씨의 반려견이 유명 음식점 여사장을 물어 결국 패혈증에 걸려 사망에 이르게 한 일이 있다. 실로 끔찍한 일이다. 나 역시 그 여자처럼 재수 없는 일을 당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니 나만이 아니라 이 땅에 사는 누구든 그런 일을 당할 수 있다.

   인간이 아닌 개를 사랑하고 그리하여 개를 키우는 것은 좋다. 사랑한다는데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렇지만 개를 사랑하는 애견인들이여, 이제는 당신의 개만 생각하지 말고 이 세상의 주인공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우리 개는 순해서 사람을 안 문다.’는 터무니없는 신뢰감만 내세우지 말고 데리고 나올 때는 목줄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입마개까지 하는 기본적인 예의가 있었으면 한다. 사람들이 산책하는 그 아름다운 자연경치에 마구잡이로 대소변을 보는 당신 개의 배설물을 치워주는 의식 있는 견주가 많아졌으면 한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적합한 법적 규제도 시급히 마련되었으면 한다. 목줄을 안 하고 개를 데리고 나오면 견주에게 벌금형을, 사람을 물어 상해를 입히거나 사망에 이르게 하면 징역형에 처하는 등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견주에게 개 관리 소양교육을 일정시간 의무적으로 이수하도록 하였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개와 인간이 말 그대로 짝이 되는 동무, 즉 반려가 되는 진정으로 아름다운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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