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
김혜련
겨울이 오는 소리를
제일 먼저 듣는 사람이
누구일까?
기상청에 근무하는 사람이라고
쉽게 말하지 마라
가을 벤치에서 흙먼지를
이불 삼아 덮고 자던
노숙자의 발뒤꿈치 티눈이
제일 먼저 정확히 그것을
감지한다고 한다
포장지 잔뜩 바른 바람이 우우
한바탕 울고 나면
노숙자의 왼쪽 어깨에
하얀 비듬이 쌓이고
어김없이 겨울이
낯선 대합실을 기웃거린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