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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의 식탁 글자 확대 글자 축소
   글쓴이 : 정경숙 ((121.*.198.187) 날짜: 19-01-17 21:48 조회: 81 0 0 이 댓글을 twitter로 보내기 이 댓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이 댓글을 Me2Day로 보내기 이 댓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허공의 식탁/ 정경숙


만찬을 기다리는 식탁위에 뿌리 잘린 풀들이

정갈한 그릇에 담겨 있고 등굽은 조기는

비릿한 시간을 입에 물고 늘어져 있다


옆구리에 놓인 국그릇은 이미 체온 다 떠나버렸다


당신은 사라진 낮을  꺼내 밤을 들춰 보이고

나는 밤에 보이는 어둠을 이야기 한다

서릿발 같은  찬밥 덩어리를 목에 가시가  걸린 듯

꾸역꾸역 삼키고 있는 나는

슬픔이 섞어 놓은  날카로운 침으로 밀어 넣는다


하얀 식탁보에 뿌연 별이 후두둑 떨어져

회색빛 얼룩이 촉촉하게 드러난다

허공에 떠있는 식탁을 지탱하는 각목다리가

발과 발을 모호하게 가로막아

닿을 수 없는 거리를 더 멀어지게 한다

그곳에서 무심히 젓가락질을 하면

죽은 것들이 천천히 매달려 온다


식탁은 점차 가벼워지고 별 무리가 소나기처럼 흘러내린다

풍성한 빛을 쏟아내는 조명도 차츰 흐릿해진다

쾡한 얼굴 내밀고 있는 텅 빈 의자엔

썰렁한 허기만 우두커니 앉아있다


김석범 19-01-20 10:56
 1.♡.23.169   이 댓글을 twitter로 보내기 이 댓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이 댓글을 Me2Day로 보내기 이 댓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허공의 식탁....  제목부터 기운이 강하게 다가오면서 글의 내용을 집약하셨네요
식탁은 가족이 모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곳인데
간혹 홀로 식사하는 그런 분위기를 애절하게 설정하셨습니다
마치 깜깜한 허공에 존재하는 요소들을 묘사로 통해 가슴 속의 깊은 것을 자극해 내는 것이
시인의 몫이 되겠지요.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일들... 주변의 흔한 소재를 찾아 정말 멋지게 창작하셨습니다     
귀한 글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정경숙 19-01-21 23:11
 121.♡.198.187   이 댓글을 twitter로 보내기 이 댓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이 댓글을 Me2Day로 보내기 이 댓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쓰놓고 보니 아릿합니다
이렇게 시인은 글로써 자기를 비우고
또 비워 내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귀한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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