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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열매가 깨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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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52회 작성일 2019-03-27 19:36

본문

치자열매가 깨질 때

 



이 순 섭



어머니는 머리에 소를 이고 오셨다.


죽어있는 간과 허파와 염통


손으로 건드리면 있는 그대로 움직였다 되돌아와


어머니 앞에 다소곳이 마주 앉는다.


치자 물든 노란향기 묻어난


사정없이 끝가지 갈린 하얀 밀 풀어놓은


우리들이 하늘에 받치는 물과 섞여


피곤한 눈두덩 부빌 때 물커덩한 느낌과도 같은


()에 옷을 입힐 때 어머니는 흡족해 하셨다.


노란색 빛깔 빛나는 염통은 염분 빨아드려


어제 쌓인 허파를 숨쉬게 한다.


언제나 찾아왔다 떠나가는 명절 끝머리


차가움과 끓임 반복에 흐트러진 것들


혼합된 찌게에 명절은 가고


어머니는 홀가분해 지셨다.


지금 어디에서도 찾지 못하는 소들 눈물 흘리는 소리


무덤 봉분에 솟아난 잡풀 눈과도 같이


바로아래 두릅나무 순이 올라와 껌벅거린다.


치마열매 깨질 때 노란 물든 어머니 머리 위에


솟은 피부 섬유 종 커다란 혹


아파하지 않아도 머리카락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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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 일들,  소의 내장을 통해서 고향과 어머니의 추억들이 살아 숨쉬고 있네요
언제 어디서나 어머니의 소리만 들어도 가슴 뭉클한 지난 추억입니다...!!
저 우주, 본향에 계신 어머니를 다시금 돌이켜 보면서 .....
-감사합니다

정경숙님의 댓글

정경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전에는면절날 전을부칠때 노란물감으로 전의 색깔을 입혀지만
요즘은 그런 물감을 드물지요
간전도 부치고 했던것 같은데
요즘은 제삿상 자체를 아예집에서
 모시지않는 사람들도 많아지고있으니
어머님 모습이 아련거렸나 봅니다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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