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일까요?

                        김인달

당신은 내가 그리도 좋은가요!
  당신께 해 줄게 아무것도 없음을 알면서도
어쩌다 아파 앓기라도 하면
  당신은 밤새 곁을 지키며 울어주었지요
그리고 당신이 만들어 주는 맛난 음식에
  나는 늘 감사의 마음으로 기도를 합니다
당신이 슬프거나 화가 나 있을땐
  작은 미소로 위안이 되길 간절해 하고
기쁨에 겨운 웃음이 넘쳐 흐를 땐
  따뜻한 당신 품에 안겨 행복했습니다
당신과 함께 하는 나들이 길도
  내겐 너무나 기쁜 선물로 즐거이 받으며
낮은 밤처럼 밤을 낮처럼
  하늘이 주는 행복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어쩌다 헤어져 홀로 외로워도
  내가 있기에 당신의 삶이 편안해 집니다
비가 오거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언제나 변함없는 모습으로 단장하고
해질 녘 나누는 당신과의 입맞춤은
  길었던 하루를 잊어버리기에 충분했지요
끝으로 포만의 내 속 불편을 쏟아 놓으면
  당신은 외려 웃으며 허리를 굽혀 줍니다
나는 누구일까요?
  나는, 나는 반려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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