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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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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579회 작성일 2020-06-02 18:06

본문

기억하는가?

잿빛 도시 위로 내리던

비를, 그리고

증오처럼 던진 돌을.

그때 그녀는

살아 있었다.

(너를 사랑하리라)

 

누군들 소중한 사랑을 모르겠는가?

어스름한 재색 건물들 사이로 레몬 빛 남폿불이 걸리면,

비 내리는 잿빛 도시에서는

우산을 쓰고 너를 만난다는 또 다른 기쁨으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하던,

아주 빨간 옷 위로 물방울무늬가 어울리는 소녀는

은빛 시계를 차고 외출을 했다

그 공원

그 벤치로.

 

기억하는가?

그 잿빛 도시 위에

내리던 빗속에 던진 돌을.

그리고 겁먹어

안타까운

울고 있던 눈동자를.

(너를 사랑하고 있었다)

 

우울이 마적처럼 날뛰는 날

회색으로 비가 내리던 공원 벤치에는

까르르 치약 거품 머금은 듯 소녀의 웃음이 빛나고

그런 네게는 남루가 가장 잘 어울리고

파르라니 피어오르던 담배 연기 속

허망했던 돌팔매질에

가슴 찔리다 가슴 찔리다

거짓으로 만들어 낸 사랑,

그 눈먼 사랑을

기억하는가?

너는.

추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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