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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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병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912회 작성일 2021-01-04 21:14본문
한계령풀
샘물 박병윤
내가 가야할 길은
오로지 그 길 뿐이었습니다
산을 거스르며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알았습니다
허리 덥힌
깊은 눈 설피 밭에서도 그저
숙명처럼 그 길, 그 고개를
넘어가야만 했습니다
비바람 휘 몰아 치고
성난 우박덩이에
몸 땡이 갈기갈기 찢어져도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무건 봇짐을 이고
그 길을 오르고 또 오르다
지친 몸에 햇살이 비출 때면
이미 육신은
산의 위엄에 복종을 하고 있었습니다
4월
한계령에 때 늦은 눈발이 내리고
노란 꽃 송이송이 눈밭에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순간
깨달았습니다.
산은 눈보라도 꽃송이도 모두 다함께
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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