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살아볼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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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손정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1,616회 작성일 2021-05-09 22:04본문
그러니 살아볼지어다
-손정-
오지 않길 바랐던 내일은
어김없이 왔고
지지 않길 바랐던 벚꽃은
어김없이 꽃잎을 뿌렸다
벛꽃이 지면 끝날 것 같던 봄은
조팝나무꽃과 라일락이 이어달리기하듯 바톤을 받았고
죽을 것 같았던 내일들도 그 정도면 살만했던 과거의 점이 되었다
해가 빛을 내기를 멈추지 않고
비가 땅을 적시기를 멈추지 않는 한
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내가 몸을 멈추지 않고 생각하기를 이어가고 글을 쓰는 한
삶은 살아진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는 의미를
살고 나서 아는 것이 아니라
사는 동안 이미 아는 삶이고 싶다
벛꽃 지면 조팝나무꽃이 봄을 이을 것을 벛꽃 필 때 알고
피어난 조팝나무꽃도 곧 쌀알같은 꽃잎을 뿌리리라는 사실을
미리 아는 삶이고 싶다
모든 꽃은 진다는 사실
인생은 고와 락의 공존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이미 슬프지 않은 삶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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