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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산행 채란기(1일차) [2005.04.09]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431회 작성일 2005-04-16 22:15

본문

"당신 잠좀 잤어?"
"아뇨? 잠이 잘 안오네요?"
"오랫만에 남도 행이라 설레어서 못잤남?"
"모르겠어요. 이상하게 잠이 안오데요?"

오랫만에 집사람과 남도행을 같이 하기로 했다.
그동안 몇달동안 딸아이 뒷치닥거리에 바쁘기도 했겠지만
요즘 무슨 늦바람이 불었는지 영어학원에 컴퓨터 학원까지
등록하여 학구열을 불태우느라 정신이 없을 터였다.
한마디씩 배웠다고 중얼거리며 다니는 집사람을 보면서
"여보세요? 우리나라 섬이 몇갠지나 알아요?
내나라 내땅도 다 못가보고 죽을텐데 이제사 무슨 영어회화요?"
실없이 한마디씩 하긴 하지만 별반 나쁜기분은 아니다.

지난해말에 포토샾 학원을 석달동안 다니다 나름대로 학원비 때문에
눈치가 보여 중단 했던것이 조금 미진하여 안타깝기도 했었는데
누구는 회사일에 매달려 바쁜처지에 자신은 시간난다고 학원을
두군데나 다니는것이 내 나름대론 샘이 나기도 했었나보다.

"천천히 갈테니 걱정말고 한숨 자요"
"아녜요...해가 올라오는 모습을보니 정말 예뻐요"
아닌게 아니라 뿌연 새벽녘....
동녘을 밝히며 솟아오르는 해를보니
딱히 표현되지 않는 샘솟는 그 무엇이 느껴진다.

"아~강낭콩 꽃처럼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처럼 붉은 그 마음 흘러라....."

"그거 어디서 많이 듣던 시 같은데 뭐에요?"
"이거요? 이거이 바로 논개 아니오...논개. 갑자기 붉게 빛나는 해를보니
내 가슴이 바로 당신을 향한 남편논개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헤헤헤."
"아이고..아자씨~! 됐다네요."
별반 싫지 않은 흘김으로 흐믓함을 대신하는 집사람을 보며
나역시도 아부에는 일가견이 있음을 스스로 자인하며 실소를 흘린다.

정읍 권사장님댁에 도착하니 아침 9시가 되어간다.
"형수. 밥 후딱 주쑈잉? 비오기전에 얼렁 올라갔다 올랑께~"
"하여튼 아저씨만 내려오면 비여~ 비! 비와함께 사는 아저씨랑게?"
"아~시끄럽당게요. 글찬아도 시방 산에서 비만날까 꺽정이 태산인디."
"성님도 일도 없담서 산에 같이 갈라믄 얼렁 오소?"
바삐 상다리 붙잡고 꾸겨 넣듯이 조반을 해결하고
눈썹이 휘날려 미처 따라붙지도 못할만큼 정신없이 산을향해 질주한다.

"자네 지난 일요일날 난초좀 봤담서?"
"잉~ 쓸만한 놈으로 몇개 떴는디......가만있자 ~! 저기 저 골짜구서 떴응께?
오늘은 저 너머로 올라 가께라?"
"자네 맘대로 혀? 나야 따라온 놈잉게 암데나 가도 되니께?"
산 입구에 들어서니 향긋한 솔바람이 반가이 맞는다.


이곳에 스러진다 한들...

잔잔히 흔들리는 소나무숲 아래서
또한 스쳐버릴 하루를 읊조린다.

나의 영혼은 마치 산들바람 같아서
산에도 머물고 들에도 머물고...

숲과 골과 이끼낀 오솔길.
깎아 세운듯한 바위와
친구도되고 연인도 되고...

지저귀는 멧새떼...
착해 보이는 얼굴에
커다란 엉덩이를 가진 너구리와
온종일 노래하며 어울려 놀고...

이렇게 어지러이 비척이며 살다가
이속에 묻혀 스러질수만 있다면
무슨 후회가 남을손가.

무심결에 밭고랑을 지나쳐 갈때
바쁜 손놀림으로 괭이질 하던 농부님
지친 한숨 토해내려 고개 들다가

"참으로 하릴없는 무능한 인사로세..."

귓고막 울리는 질책은 없을까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잠시의 상념을 뒤로하고 만개한 난화를 대하니
솟아오르는 감향과 꽃잎의 풍만함이 눈과 코를 어지럽힌다.
어느 여인네의 농익은 여체가 이보다 더 풍만할수 있을까.
작고 동그라며 앙증맞은...그러면서도 터질듯 부푼 꽃잎을 바라보니
마치 중국 무협소설에나 나왔음직한
경국지색, 월궁항아의 모습이 눈에 비치는듯 하다.

하단의 솔밭을 벗어나 위로 오르니
벌목한지가 꽤 오랜듯 소나무는 없고 잡목이 우거져 있다,
상대적으로 난초는 별반 보이질 않고 햇빛에 강한 마삭줄이
군락을 이룬채 몇그루 안되는 참나무를 부등켜 안고
같이 살자고 달라붙어 애원 하는듯한 모습이다.

자신의 힘으론 서질못하고 땅바닥을 기어야만 하는 마삭줄.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절대 하늘을 올려다 볼수 없는...
그러나 생명력은 그 어느식물보다 강인하여
한겨울 온산을 뒤덮어 숨조차 쉴수없는폭설 속에서도
몇달씩 숨죽인채 끈질기게 푸른 잎으로 살아남아 봄을 맞는다.

한방에서는 마삭줄을'낙석등' 이라하여
관절염,신경통에 치료 약재로 사용하여 왔다.
혈관을 확장하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과
경락을 잘 통하게 하는 작용이 있어서
중풍의 예방과 치료에도 좋은 약재로 이용되기도 하고
또한 풍습을 제거하고 이질.방광염.급만성신장염 에도 광범위 하게
이용되는 대단한 민초이기도 하다.

산 정상에 올라 잠시 숨을 고르자니
저~멀리 아득하게 시커먼 먹구름 한떼가 몰려온다.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으나 간단히 빵한개를 해치우고
하산길로 접어든다.
<오늘은 새벽잠 설치고 피곤하게 내려온 길이니 좋은 공기 마시고
콧바람 재충전 한걸로 만족하자>

오후 다섯시가 되어 정읍으로 돌아오니 난콜님 배양장에
많은 식구들이 모여있다.
난콜님,빡빡이,까마귀,노사장님 형제분과 흙난초 박사장님...

다들 저녁 식사를 권사장님 댁에서 하기로 하였다.
모처럼 서울서 내려온 우리 가족과 노사장님 형님이 계셔서
권사장님 형수님이 저녁을 준비 하셨단다.
닭볶음 두마리에 8인분 밥이 차려지니 상다리가 휘어질듯 하다.

"아따~ 형수 오늘 쪼까 신경좀 써 뿌렀네잉?"
"아~ 그라믄 나 아니면 누가 아저씨 이렇게 채려 준뎌?"
"당연히 형수밖에 읍제잉? 아~ 형수말고 이렇게 채려준단 처자 있으면
나오라고 혀? 화~ㄱ 패대기 쳐불랑게"
"아이고~ 저 말하는거바바. 하여간 입으로 다 한당게?"

온 식구가 박장대소로 저녁을 함께 하는사이
남도의 하루가 저물어 간다.

2탄으로...
추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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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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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연상 선생님 행복한 산행 즐감하며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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