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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산행 채란기(완결) [2005.04.11]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2,529회 작성일 2005-04-22 01:27

본문

딱히 정해진 발걸음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까운 시간들을
거리에서 보낼일은 더더욱 아니고...
바람따라 허허로이 실려가고픈 마음은 굴뚝 같으나
난초에 대한 욕심이 아직은 남아있는 상태여서
어느산을 타느냐에 온 신경이 곤두서 있다.

"김형~ 이산 타 봤소?"
"아뇨~ 이쪽산은 안타 봤는디? 산을 봉게 오늘 물건 하나 나올거 같네요."

빡빡이와 단둘이 산행에 나섰다.
어제 순창쪽에 다녀와서 그쪽 산들이 너무많이 난꾼들의
손을 탔다는데 의견이 일치 되어서
오늘은 나름대로 내가 지난달과 이번달 들어서
제법 물건을 건졌다는 장성쪽으로 산행을 나섰다.
확실히 담양쪽 보다는 장성쪽이 산은 더 험했다.
급경사의 산을 막~ 타고 오르려는데 발앞에 너무 예쁜
파란 나리꽃 싹이 돋아나 있다.

나리꽃은 백합과 식물로서 참나리 라고도 부르며
하늘나리,하늘말나리,등등 종류도 여러종이 있는것으로 알고있다.
한방에서도 비늘줄기(뿌리)를 약재로 이용한다.
진해,강장및 백혈구 감소증에 약재로 쓰이며
진정작용과 항 알레르기 작용이 있다.
꽃또한 이루 말할수 없이 아름다워 관상용으로 재배 하기도 한다.

세상은 아름다워라.

얼마간 인지도 모르게
헉헉대며 산을 오른다.

아무것도 느낄수 없고
아무소리도 들을수 없었다.

다만 산이 있기에 올랐고
난이 있기에 마른땅을 할퀴었다.

간간히 부스럭 대는 소리에 놀라
가만히 귀 기울여 보면

낯선 이방인의 침입에 놀란
고라니란 놈이

한달음에 서너발짝씩
멀찌감치 뛰어올라

내가 딛은 땅의 주인이
자신임을 내세우곤 한다.

그러면 나는 긴장하여
죄스런 마음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 활기 차구나...

세상은 진정 아름답고 아름답고
또 아름다워라...

잠시의 상념과 땀이 흐른뒤 산의 정상에 올랐다.
멀리 아득한 들이며 골이며 민가가 보인다.
그냥....
자그마 하여 별반 갖고 싶지 않아 보인다.
허나 잠시후 내려서 보면 너무나 거대하여
내 힘으로는 어쩔수 없는 불가항력적 대상이란걸
나는 익히 알고 있음이다.
단 한조각의 부스러기도 탐낼수 없는....
눈앞의 풍경을 가로막는 진달래를 애써 비켜서
보고싶지는 않다.
있는 그대로 눈에 비침이 더 아름다울수 있으므로.

세상의 꼭대기 인양 높이솟은 제일봉을 넘어
북벽으로 진입한다.
멀리서 보기에 소나무 숲처럼 보였으나 막상 급비탈을 내려서니
하늘이 보이지 않을만큼 무성히 자란 측백나무 숲이다.
<하늘향해 두팔벌린 나무들...이라더니 바로 이 모습을 말함 인가보다.>
어림잡아 30여년은 자랐을것 같은 측백나무 숲에서 잠시
모자를 벗고 휴식을 갖는다.
항간에 산세베리아니 팔손이니....하면서
음이온이 방출되는 식물이라며 연일 텔레비젼에 나오는 광고들...
<음이온? 이거에 비하면 새발에 피요, 모기다리에 워카지 머여?
난 그딴거 돈내고 먹으래도 싫다..여기서 음이온 실컷먹고 다음 달까지 굶지뭐..>

다시 방향을 돌려 남으로... 남으로....
경사가 어찌나 급하던지 돌아 오는길은 더 험하기 짝이없다.
간신히 제일봉을 넘어 남벽의 하산길로 접어들었다.
간간이 보이는 난초들이 겨울동안 노루와 멧돼지들의 횡포에 시달려
잎은 다 뜯기우고 꽁다리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들이다.
그러던차에 어렴풋이 시야에 비치는 검은 두줄기 선이 보인다.

난초잎에 무늬가 들게 되면 엽록소가 형성이 안되어 있기 때문에
강한 빛에 잎이 타기 마련이다.
그래서 호나 산반 같은 무늬들은 어느정도 햇빛을 받으면 검게 무늬부분이
변하게 되기 때문에 직감적으로 물건임을 알아본터...
자세히 보니 제법 잘든 산반이 소멸되어 흔적만이 남아있다.
<그러면 그렇지. 신령님이 그냥 보내실리가 있남?>

석달 가뭄에 단비맛이 이러할까?
난초가 좋고 나쁘다는 품격으로 논할 문제가 아니었다.
그냥...고대하던 님을 만났다는 희열만이
그동안의 험악했던 여정을 환희로 바꿔 버렸다.
<신령님...무에 그리 많은 님이 필요 하겠나이까....
오늘도 고운 한님 보내주심에 감사할 따름 입니다...>

차로 내려오니 빡빡이는 벌써 내려와 차에서 잠을 자고 있다.
연 이틀동안을 험한 산을 타더니 조금 지친 모양이다.
하기사 3일 동안을 밤잠설치고 내려와서 산비탈 메달렸던
나 역시 녹초가 되기는 마찬가지....
"배고픙게 얼렁 가서 추어탕이나 한그릇씩 때립시다."
정읍으로 들어 오는길....
어제 까지만 해도 망울졌던 벗꽃이 너무나도 화사하게 피어나
길 가장자리를 분홍으로 물들이고 있다.

"형수~ 내 갓김치 어쨌어? 빨랑 내놔?"
"아이~ 몰라요. 갓김치가 어딨어요?"
"머여? 이집 폭파 시킬텨? 내가 누군지 몰러? 내가 공수부대야 공수부대.."
넉넉치 않은 살림에 무얼 그리 싸대는지....
연신 쌓아 두었던 비닐봉지를 싣는 집사람과 형수님을 보며
미안함에 하는 소리다.
괜시리 갈길이 멀어서 인지 올라가는 길은 언제나 여유가 없다.
난콜님도 얼굴보고 가라고 연신 전환데 그냥 걸음을 재촉한다.
"권첨지~. 노첨지~....담달에 봅시다? "
서둘러 톨게이트로 향한다.

멈춰라.

계절이여.
걸음을 멈춰라...

누구의 재촉으로
그리 서둔단 말인가.

이 온갖 추억,회상들을
미처 추스릴 시간도 없이

내 의지는 아랑곳 않고
빠르게,빠르게....

서산을 향해 가는 해여.
저뭄을 멈춰라...

내 꿈은 아직도 이리 밝은데
미처 다 피워낼 여유도 없이
밤으로만 가려는가.

붙잡을 틈도 주지않고
달리는 계절이여.
시간이여.
태양이여...

쫓다가 지쳐 스러질 지라도
인생걸음 다 하기전
한껏 예찬 하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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