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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님 박 터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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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2,885회 작성일 2005-04-27 20:51

본문

"조반장! 나 피가 많이 나온다?"
"뭐요? 지금 거기가 어디 쯤인데요?"
"글쎄~ 방향을 잊어먹어서 잘 모르겠는데?"
"그러면 지금 계신 곳에서 해가 보이죠? 그 해를 보면서 무조건
남쪽으로 산 능선을 넘어 오세요. 길이 나올때 까지요."

괜시리 가슴이 두근거리고 마음이 급해진다.
<김첨지..나이도 있는 양반이 겁이 많이 나는 모양인데 큰일이네...>
길을 잃은데다가 머리까지 다쳐서 피가 나는 김부장님을 생각하니
나역시도 한시가 급하여 산을 나는듯이 내려왔다.
내리막길에 두릅도 제법 자라고 있는 골짜기가 있어
배낭의 한모서리를 충분히 채우리라 생각하고 산을 올랐었는데...

다시 전화가 울린다.
"잉. 조반장? 나 여기 저수지 옆에 길가에 나왔어."
"네네~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런데 아직도 피가 많이 나와요?"
"아녀..이제 피는 멈춘거 같아. 천천히 오라고."
길을 찾았음인지 목소리도 다소 안정감이 있어 보인다.
다행이다 싶었다.
첩첩산중. 험준악산에서 길을 잃고 부상까지 당한다면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더구나 부상부위가 머리여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다행이 길을 찾았음으로 나의 걱정도 한단계 낮아졌다.

부리나케 차 있는쪽으로 걸음을 재촉하는데
앞쪽 조릿대 밭에 이반장이 열심히 낫질을 하고 있다.
"야야야~ 빨리 짐 챙겨. 김부장님 다쳤단다."
"무시여? 아이고~~~ 노인네 어쩌다가 또 다쳤데?"
내 표정을 보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바삐 베어낸 조릿대를
준비해 두었던 칡 넝쿨로 다잡아 맨다.

조릿대....
조릿대는 열을 내리고 독을 풀며 가래를 없애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한다.
염증을 치료하고 암세포를 억제 하지만 정상 세포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조릿대는 알칼리 성분이 강하므로 산성체질을 알칼리 체질로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된다.
간혹 조릿대 잎으로 차를 끓여 마시는 사람도 있지만
이 조릿대가 갖가지 암.당뇨병.고혈압.위궤양 등에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조릿대는 인삼을 훨씬 능가한다고 할만큼 놀라운 약성을 지닌
약초이며 민초인 것이다.

부리나케 베낭싣고 조릿대 묶음 꾸겨넣고 산 아래로 차를 몰아간다.
"어디좀 봐요. 아이고 이거 꿰메야 되겠는걸요?"
이마가 제법 길게 찢겨져서 살이 훤이 보인다.
"그나저나 피는 멎었으니 조금 참으실수 있죠?
저쪽 골짜기에 두릅밭이 조금 있는데 지금 가버리면 못먹게 되잔아요"
무슨뜻인지 금방 알아차린 김부장님을 남겨놓고
이반장과 둘이 다시 산을 향해 오른다.

얼마간 비탈을 올라서니 엄나무 몇그루와 두릅이
제법 아리따운 새색시 같은 자태를 뽐내며 녹빛 찬란한
새순을 밀어 올리고 있었다.
보기만 하여도 초록이 샘솟는 숨가쁜 아름다움.
"야야야~ 이반장.. 일루와바바바 . 심봤다~!!!! "


두릅(자로아:刺老鴉)

감히 범접치 못할 아름다움 일레
봉긋한 젖가슴 힘에겨워 터진다.

겉딱지 불어터진 풍만함 사이로
수줍게 내민 진록의 속살....

갓난아이 옹알이를 닮은 청결함 위에
탐욕에 물든 지저분한 손때가 얹혀진다.

여리디 여린 풋내음
고이고이 간직하여
늦은봄 햇살속에 해묵어 가렸더만

님 그리는 마음으로 천리길 내달아온
내 품에서 스러질레
잔혹한 세상살이 원망일랑 마소서...

두릅순을 제법 반배낭 쯤이나 땄는갑다.
급한 비탈을 내려오는 길이 제법 가뿐하긴 했지만
머리속은 온통 김부장님 걱정뿐이다.
"조반장님~ 김부장님 괜찮을까요?"
"상처가 앞 이마 쪽이라서 괜찮을거야. 아 이사람아~ 레슬링 선수들 안봤어?
마빡으로 차돌도 쪼개잔어..."
말은 그리 했지만 내심은 집에 귀가하여 혼날 김부장님이 더 걱정 스럽다.

산행을 내려 오기전 혼자서 무던히도 심심 하셨던갑다.
혼자서 산자락 기어올라 칡뿌리 캐내어 썰다가 손바닥 다쳤다길래
"아~뭐가 그리 급해서 혼자서 산을 타요?"
딴에는 좋은 봄날 방구석에서 하루를 소일 한다는것도 아까웠던지
산자락 콧바람 쐬이는것이 적성에 맞아 나들이를 갔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나들이로 끝난것이 아니라
꼭이 신체를 혹사 하는 것이어서 가족들의 원성이 이만 저만이 아닌터였다.
자그마치 손바닥을 네 바늘이나 꿰메었는데
이참에 다시 이마를 꿰메야 하는 신세이고 보니....

"조반장..제수씨는 수술 했다며 몸이 좀 어때?"
"괜찮은 모양 입니다. 그런데 흑염소를 한마리 해줄랬더니
체질상 흑염소가 맞질 않는다네요? 그래서 남도 산행 내려가서
필요한 약재좀 캐 와야 할까 봅니다."
"그래? 그럼 이참에 이반장이랑 같이 가자뭐..."
그래서 셋이 나선 남도 산행 이었다.

출발전에야 고사리에 두릅에 산나물에 여러가지 약초등등..
부푼 꿈이야 이루 말할수 없었지만
막상 산에 올라서니 고사리는 이미 전국팔도 극성 아줌마 부대의 공격으로
산천이 초토화 되어 버렸고
그나마 두릅이 몇그루 자라는 골짜기를 타려다가 김부장님의
사고 소식을 접한 터여서 일행 모두가 비몽 사몽 이었다.

간신히 조릿대 한짐에 두릅나물 한배낭 뜯고
독활뿌리 두어그루 캐내어 배낭에 꾸겨담고
고사리 한줌에 머위 몇잎사귀 뜯어 담으니
이만함 오늘도 남도의 갯내음과 더불어 할짓은 다 했다 싶다.
"이만하면 오늘도 수확이야 풍성 하네요. 이만 올라갑시다?"
산자락 뒤로하며 차를 돌려 나오는길...
현란한 색상의 현호색꽃이 먼길떠나는 서방님 배웅하는 아낙네 모습으로
그렇게 뒷 그림자를 지우고 있다.

고창병원 응급실에 도착하니 시간이 벌써 오후 7시가 되어간다.
생각보다 상처가 깊지 않았기에 간단히 치료후 여섯바늘을 꿰메었다.
"김부장님..."
"응? 왜?"
"그렇게 꿰메니 꼭 여고생들 깻잎파 두목 같은데요?"
".........................."
넌즈시 농담한마디 건네니 김부장님은 계면쩍은 웃음으로 대신한다.
아마도 세월이 가져다준 여유 이리라...
갑자기 10년은 늙어 버린듯한 김부장님의 초라한 주름을 보니
방금전 떠나온 옛 집터의 기억이 새롭다.

폐가(廢家)

누가 나를 폐물이라 하는가.

옛적...
누구보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고향이었거늘....

내가.
우리가.
나고 자라고.
또한 키웠을 안식이며 평화 였던곳.

늙은 삭신 부서지는 아픔떨치고
이젠 정적만이 흐르는 흔적.

송아지 울먹이던 외양간이랑
바둑이 꼬리치던 싸리문옆 돌담집.

그 아름답던 음메 소리, 멍멍대던 소리는
이젠 먼 메아리 되어 산천을 흐른다.

나 언제쯤이나 이곳에 돌아와
얼룩송아지, 바둑이 친구되어
못다이룬 농군의 꿈 이루며 살까나.

끝.
추천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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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 그 당시 현실의 위급함도 잊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자연에 묻혀서 자연과 동화되는 삶...  이후의 저의 바램이기도 합니다.
제주 조릿대로 수제차를 만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홉 번 덖음을 한 후의 차를 마시면
자연의 편안함이 온 몸에 퍼지는 순간이란 실로... ^*^
지구의 온난화로 한라산 중턱까지 올라가 다른 식물들의 생태계를 위협하는 말썽꾼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고사리 아줌마 부대만이 아니고 조릿대 아줌마 부대들이 결성되면 좀 나을까요? ^*^
위트가 넘치는 글과  따듯한 시를 가슴에 담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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