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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바다가 그립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고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243회 작성일 2005-11-18 21:41

본문







겨울밤 바다가 그립다 / 고은영





밤길은 걷는다

가을이 버리고 간

시체들이 즐비한 거리

그것들은 썩는 향으로

일어서서 온 밤을 헤매고 있다

문득, 바다가 그리워진다




아득한 저 밑바닥 줄기로부터

반복적으로 파도소리를 동반한

통통배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간헐적인 울림이 아니라

고른 숨소리는 자극적인

그리움의 들창을 열어 재낀다




길 위에 길이 되고 싶었다

무심히 파도의 늪에 빠져

발길로 걷어찬 빈 깡통이 울었다

그 울음소리가 정적을 깨고

가슴 벽을 와르르 허물면서

섬광처럼 순식간에 어둠을 가른다




춥다

마음이 추우니 몸도 춥다

추워서 다리가 후들거린다

겨울이 시작된 밤거리 텅 비었다

사람들은 추위에 총총

따뜻한 곳으로 사라져 갔다

내게는 파도 중심에 통통배의 심장 소리가

평온과 안위의 상징이다




가난은 추위를 동반한다

유독 겨울에 그 색채는

적나라하게 본색을 드러낸다

무채색 암울한 얼굴로 길 한복판에 서니

세상은 너무나도 춥고

어둠은 철없이 외롬의 긴 미소로

내 앞에 누워있다





저문 거리나, 따스한 불빛 아래나,

홀로 외로울 때나, 눈물이 날 때도,

바다에 서성대는 내 영혼

그 소리에 잠이 들고 잠을 깨는

바다 내 그리움

고향의 바다가 너무나 그립다

그 숨결, 통통배 심장의 울림

고른 바다의 숨소리 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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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멋진 그림영상에 아름다운 글
즐감하고 갑니다
가보고 싶습니다 겨울 바다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은영 시인님 그림에 파란 색이 들어가니 이색적으로 보이는군요.
그리운 고향 바다에 떠가는 통통배, 그 바다 파란 물결들의 끊임없는 행진...
고시인님의 마음을 알만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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