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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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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한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2,868회 작성일 2005-05-15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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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영웅들>

오 한 욱




“1%의 가능성만 있으면 포기하지 않는다“”



한 사나이가 있다. 산에 미쳐 산다는 그는 큰마음을 먹고 세계 제일의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한다. 한국남아의 쾌거라고 이 소식을 듣는 이마다 소리치며 기뻐했다. 다시 그는 히말라야 산맥의 높다는 곳을 모두 정복하리라 결심하고 14개의 봉우리를 찾아 나섰다. 죽음을 각오한 모험이었다. 희박해져가는 산소만큼 그의 모진 의욕은 더욱 강해져갔다. 그리고 해냈다. 북아메리카의 최고봉인 멕킨리 산도,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험한 산도 모두 올랐다.

이제 그의 마음에 남은 지역은 지구상의 극점, 북극과 남극이다. 배고픈 사자가 먹이를 노리듯 기회를 찾던 그는 남극을 먼저 정복한다. 그리고 2005년 4월 30일, 한국시간 5월 1일 새벽, 그의 발은 북위 90도 지점을 딛고 섰다. 바로 북극이다. 출발점인 워드헌트를 떠나 지도상으로 775킬로미터를 걸어간다. 실제론 그보다 2배 이상의 거리를 걷고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 먼 곳이다. 식량과 필요한 장비를 실은 썰매를 몸에 묵고 대원들은 넘어지고 얼음에 빠지면서 걸었다. 달리 볼 게 없는 얼음덩어리 위에서 그는 하늘을 보며 걸었다. 그의 눈에는 그야말로 흰눈밖에 안 보였다. 내쉬는 콧김은 그대로 얼어 수염을 하얗게 색칠한다. 낮보다 위험한 밤에는 기온이 영하 수십 도로 내려간다. 바람은 왜 그리 인간을 못살게 구는지. 텐트 속에서는 추위가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웠다.

죽고 싶다. 너무 힘들어 왜 이 짓을 하는지, 왜 해야 하는지 그도 알 수 없었다. 생존에 필요한 식량만 남기고 모두 포기한 상태인데도 짐은 왜 이리 무거운지 짐무게만큼 무거운 마음을 추스르며 걷는다. 힘든 그의 발걸음은 더욱 더디어진다. 하루하루 지나간다. 빙하지대의 얼음처럼 감정은 사라졌다. 마음도 텅 비워 가슴에 담을 욕심도 없다. 다 비운 채 남은 것은 그저 걷는 의지 하나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54일째가 되던 날.

드디어 해냈다. 또 한번의 정복이 성공했다. 그의 다리는 자연을 정복하지만 마음은 정복이 아닌 자연에 대한 사랑만이 가득한 사람이다. 정복이란 말은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그저 자연이 있으니 가서 볼뿐이다. 명예를 얻어 돈을 벌고 싶은 마음도 아니다. 그래서 가능했으리라. “무릎 꿇고 싶어질 때 1%의 가능성만 있으면 포기하지 않는다는 신조로 버텼습니다.”

인류 최초의 산악 그랜드슬램 달성했다. 히말라야 14봉 등정 성공, 남극과 북극 정복. 이 세상 산악인과 모험가가 꿈에 그리던 위대한 일을 그가 해냈다. 그러면서 영광을 조국에 바치는 그는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을 영웅의 모습이다. “역사는 박영석이 아닌 한국 사람이 최초로 산악 그랜드슬램을 해냈다고 기록할 것”이란다. 그의 이름 앞에 남을 한국인이라는 자랑스러운 또 하나의 이름의 영웅을. 자연 앞에서 겸손해야 하는 사람의 본분을 몸소 실천으로 보여준 그의 이름에 영웅이라는 칭호가 오히려 보잘 것 없으리라.





“죽음을 생각하면서 철학자처럼 달린다”




몇 해 전 유럽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무심코 내려다본 창문 아래로 무한히 넓은 사막이 나타났다. 비행기의 위치를 알려주는 기내의 안내자막은 이곳이 바로 고비사막임을 알려주었다. 여기가 고비사막이라니, 교과서에서 배웠던 사막이 바로 여기구나 하며 다시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야트막한 산과 들에는 무심한 바람과 모래뿐이었다. 저 땅에도 생물이 살까 의아하게 바라보는 내 모습은 대자연의 웅장한 존재원리를 의심하는 무지한 인간의 그림자였다.

고비사막의 뜻은 몽골말로 황폐한 땅, 인간과 동물의 생활근거지가 될 수 없는 황무지라는 뜻이다. 몽골 전국토의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이 광대한 땅 위에서 달리기가 열렸다. 간단한 달리기가 아니다. 오래달리기다. 죽기 아니면 살기로 달리기만 하는 죽음의 달리기다. 사람들은 고상하게 고비사막 마라톤이라 한다. 인간의 두 다리로 달려야 할 거리는 무려 253 킬로미터. 사막의 크기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고작 250여 킬로미터밖에 안 된다. 그러나 어디 사막의 마라톤이 인간이 할 짓인가. 6박 7일 동안 달린다. 그저 달린다. 죽음만이 이 달리기에서 사람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뿐이다.

무엇이 그리 좋다고 22개 나라에서 90여명이 참가했다. 밤과 낮이 따로 있으랴. 낮에는 더위와 황량한 사막에서 부는 모래바람을 몸으로 떠안으며 달린다. 하루하루 지나면서 체력은 바닥이 나고 발에는 물집이 생긴다. 달리지 않고 걸어만 가도 발이 따갑다. 그냥 뛰기만 하는 게 아니다. 뛰는 동안 마실 물을 물통에 담아 허리에 차고 등에는 배낭을 메고 뛰기도 하는 죽음의 마라톤이다.

꼴찌로 완주한 싱가폴 아가씨의 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신문보도에 따르면 “사막 한가운데에서 물이 있는 ‘체크 포인트’로 기어갈 때는 죽음이 떠올랐다”는 이 아가씨 왈, “죽음을 생각하면서 철학자처럼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사막 마라톤의 매력”이라나. 참가한 한국팀 8명의 선수 중에는 이무웅(62)씨가 최고령이었다. 김효정이라는 여성도 달렸다. 이들의 얼굴에서 나는 박영석과 같은 우리 시대의 영웅의 모습을 본다. 1등에 만족하는 게 아니라 꼴찌라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여 죽음의 마라톤에서 살아남은 이들의 가쁜 숨결이 너무 아름답다. 특히 눈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이 달리기에 참가한 시각장애인 이용술이라는 또 다른 영웅이 있기에. 분명 그는 같이 뛰는 다른 사람들에게 희망의 불빛을 비추어주었음에 틀림없으니까.

추천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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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오한욱님의 댓글

오한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에구, 불량학생이 한 달만에 출석했어요. 요즘은 너무 바빠서리....
동인님들,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조연상님의 댓글

조연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연이라는 거대한 명제 아래 순응하며 사는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제 의지와는 달리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하고 도전하려는 정신또한 어울려져
세상은 그렇듯 둥글게 돌아 가는것 같습니다.
정상인도 어려운 사막 마라톤을 시각 장애인이 완주 하는것도 그렇고...
각기 나름대로 사는 의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자신의 삶의 목적도
달라 질수 있겠죠..
아무러나 자연에 대한 인간의 도전은 대단한 것임엔 틀림 없는것 같습니다.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시인님, 안녕하시죠? 오랫만인 것 같네요.
늘 건강한 말씀을 잊지 않고 있으심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박영석 씨에 대한 뉴스를 TV에서 보았습니다 .오늘 이 시대는 이런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산소같은 정신이 절실히 필요한 때인것 같습니다.
또한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늘 건강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또한 어제 저녁에 T.V에서 그 완주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자마자 순식간에 시원하게 글로 펼치다니...  역시!!!!!!!!

장찬규님의 댓글

장찬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위에 열거하신 분들은 우리들의 영웅이지만 그분들이 한 것에 비해 쉽게 잊고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그런점에서 작은 공간이지만 그분들의 행적을 떠올리는 것은 좋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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