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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채로 기다리는 고독한 잔이 되고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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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종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239회 작성일 2005-12-15 17:23

본문



왔다가 그냥 가는 쇠주가 아닌
많이 고독하고 외로울 지라도
그냥 빈 잔이고 싶소
텅 빈 채로 기다리는 고독한 잔이 되어
누구도 마다하지 않고 반기고 싶소
술들은 잔을 가려 앉지만
잔은 누구도 가리지 않고 반긴 다오

연기와 함께 승천하는 담배가 아닌
지저분하고 궁색할 지라도
그냥 투박한 재떨이 이고 싶소.
담배는 사랑스러워 모두가 즐겨 입맞추지만
모두다 외면하면 어떻소
지나가는 걸인에게
그 중 긴 꽁초 골라 적선할 수 있지 않소

아름답게 자리한 정원이 아닌
고고한 나무가 없어 궁색할 지라도
그냥 텅 비어 풍성한 광야의 들판이고 싶소
곁에 친구가 없어 고독할 지라도
풍성한 음식을 먹지 못하더라도
스쳐 지나가는 바람결에 옛 이야기 들으며
잡초와 정담 나눌 수 있지 않소

텅 빈 공간의 구석에서
한 잔의 술을 마시며
한 개피의 담배와
진한 커피 한잔
오늘은
설탕과 크림은 빼고
그냥 마시고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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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한상욱님의 댓글

한상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그런 동화속이미지에 주인 몰래 낼름 숨어들어가 얼른 글이라도 한줄 쓰고 싶군요.
한낮. 쏟아지는 빗줄기를 피해 펼쳐진 종이위에 이어지는 잉크의 춤사위은 아마도 제흥에 겨워 신기라도 받은양 훨훨 날아갈지도 모르니 어디에 꽁꽁 매어두어야겠지요.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부디 건안, 건필하시길.....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일전에는 쇠주를 많이도 마셨습니다. 작년말에 담석으로 쓸개를 제거 한 후, 술해독이 잘 안되어. 많이 자제를 하는 편입니다. 술을 못먹으니..시가 나오지 않는가 합니다.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차가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커피가 생각나는 겨울밤
김종선 선생님 늘 행복하세요^^*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으로  해탈하신  모습입니다.
온  우주를  가슴에 끌어 넣고 하늘 우르러 호탕한  웃음 날리는듯.
깊이있게  젖어 봅니다.    건필  하소서.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내가 마치 쇠주한잔 긴 꽁초 한 개피 그리고 커피 한 잔을 얻어 먹은것 같습니다.
공감하는 글 의미깊게 새기고갑니다. 건필하십시요.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독이 외로움을 만날때까지는 그 아픔 이루 말할 수 없겠지요...
둘이 하나되는 그날을 바라보면서 깊은 마음으로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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