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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산행기 완결 (초록 속으로....)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조연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3건 조회 2,744회 작성일 2005-05-24 10:12

본문


잠시의 산행으로 땀이 흐른다.
불과 30여분을 산을 올랐을 뿐인데 입에는 단내가 난다.
어젯밤에 느꼈던 싸늘한 기운과는 달리
아침 해가 오르자 금새 대지는 활기를 찾는다.

차가운 이슬 방울이 아침 안개가 되어 날아 오르고
야트막한 능선을 넘어 오르기 시작한 해가
기운차게 밝은 빛을 뿜어낸다.
찰라 세상의 모든 사악함이 어둠을 찾아 몸을 숨기고
대지의 계곡을 향해 밤내 젖은 두려움을 불어넣던
밤의 악마도 이젠 새벽 속으로 도망치고 없으리라...

얼마간 급한 비탈을 올라 산 능선에 이르렀다.
오늘의 목적지는 지난해 고사리를 제법 많이 뜯어냈던
산 꼭대기를 찾아 가기로 했다.
비교적 높은 곳이어서 일반인의 발길이 조금은 뜸하리라
생각 되기도 하였지만
지금쯤이면 어지간한 고사리 밭은 이미 빈틈새 없이
발자국이 찍혀 있음은 불을 보듯 뻔할 것이기 때문이다.

고창군의 산 치고는 제법 높은 산 이어서
두분 마나님을 모시고 오르는 길이 그리 순탄칠 않다.
(집사람과 권사장님 형수님)
얼마간을 올라 산 정상이 가까워 오자 그나마 나있던 산길이
숲이 우거져 길이 잘 보이지를 않는다.
늘어진 나뭇잎 틈새로 하늘을 우러르니
싱그런 나뭇잎들이 너무 밝은 초록에 지쳐
신음 이라도 하는듯 성근 가지를 흔들어 댄다.

"아이고~ 더버라...덴장. 여우님~ 형수님~! 쉬었다 갑시다요."
정신없이 낫으로 길을 내면서 전진 하다가
물이라도 먹고 가자며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 와중에도 취나물이니 동의 나물이니 뜯으며 따라오던
집사람도 허리를 매만지며 주저 앉는다.
"유림아빠. 나 허리아파 못 가겠어요."
"뭐요? 하~나참. 그럼 당신 혼자 여기 남아서 늑대하고 사쇼..
여우하고 늑대하고 어울려 살면 딱 맞겠구만..푸하하하."
잠시의 위로를 바라며 투덜대던 집사람이 어이가 없다는듯
왕방울 만한 눈을 흘기며 재차 핀잔이다.
"시덥잖은 말씀 마시고 빵이나 드세요..."

그러고 보니 벌써 시간이 열두시가 되어간다.
앉은차에 셋이 얼굴 마주하고 빵 한쪽씩을 베어무니
시원한 산 능선의 바람과 더불어 풍겨오는 풀 내음이
온갖 심신의 피로를 녹여내듯 상쾌하게 느껴진다.
"당신 이제보니 여우가 아니라 돼지 같은데요?"
갑작스런 내 농담에 빵 베어문채 어리둥절 하는
집사람 얼굴이 오늘따라 유난히 건강해 보인다.
아마도 자연속에 묻힌 자연스러움이 가져다준
자연을 닮은 아름다움 이리라...

숲속의 연가

나비의 날갯짓을 닮은 초록
나풀나풀 너울대며 숲에 앉으니
재잘대던 어린 잎새 숨을 멈춘다.

반가움에 손 흔들던 왕벗꽃 나무
취한듯 마른꽃잎 우수수 떨궈내고
구슬봉이 수줍게 웃는 얼굴위로
보랏빛 홍조 짙어만 간다.

먼산을 돌아오는 숨가쁜 메아리
구슬피 전하는 목메인 소리
붕붕~ 꾸우 꾸....
붕붕~ 꾸우 꾸....

건너편 산 등성이 올빼미 한마리
사랑고파 님 그리며 울부 짖는다.
새벽잠 못 이룬 퀭~ 한 눈으로
먼 산허리 쳐다보며 님 찾는 소리

붕붕~ 꾸우 꾸....
붕붕~ 꾸우 꾸....

빵 한개에 물한병으로 간단히 점심을 마치고
처량하게 들리는 올빼미 울음 삼아 다시 힘을 찾는다.
얼마간 다시 산을 오르니 정상에 다다랐다.
산 정상의 능선엔 오래전부터 내려온 조상묘인듯
층층이 형성된 봉분이 20여 분은 되는것 같다.
간단히 읍을 한후 주위를 둘러보니 산 꼭대기의 햇빛을
잔뜩 머금은 파란 청고사리가 제법 실하게 솟아나 있다.
배낭 벗어 던지고 이마에 땀을 닦으며 산 아랫쪽을 바라보니
아득히 보이는 부안갯벌이 가물가물 환상인듯
신기루를 만들어 낸다.
잠시 휴식을 취한후 고사리를 뜯으며 비탈을 오르니
한무더기 둥글레(황정)가 소담스레 꽃을 피우고 있다.

<둥글레는 참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옥죽.위유.여위.토황정 등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시골에선 둥글레를 나물로 해먹고
뿌리는 된장이나 고추장 속에 박아 장아찌로 만들어
먹기도 했으며 예전에 개성에선 유명한 황정엿을
만들어 놓고 어른들이 아이들은 못먹게 했다고 한다.
그만큼 자양강장과 강정 효과가 뛰어났기 때문 이리라.

둥글레는 이른봄이나 늦가을에 채취하여 김에쪄서 말린다.
맛은달고 약간 차며 독이 없다. 폐경, 위경에 작용한다.
음 을 보하고 조 한것을 녹여주며 진액을 생성하고
기침을 멈춘다고 한다.

당뇨병. 심근쇠약. 고지혈증에 쓸수 있으며
강장. 강정 약재로서 허약체질 개선에 대단한 효능이 있다한다.
또한 심장과 폐를 촉촉하게 하고 원기를 회복 시키고
精을 길러주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고 精水를 보익하며
시력과 청력을 아주 좋게 해 준다 하니
둥글레야 말로 맛과 향이 일품인 저렴한 보약재라 하겠다.>

5월의 날씨답지 않은 무더운 바람과 뜨거운 햇빛.
빛가림 한점없이 투과된 자외선이 눈을 부시게 한다.
찰나간 스쳐본 햇빛이 한순간 눈을 멀게하여
한동안 눈의 촛점을 맞출수가 없을 지경이다.
땀방울 송글 거리는 이마를 훔치는 아낙들의 모습에서
생동하는 삶의 아름다움을 본다.

"이제 그만 내려 갑시다? 대충 다 딴거 같은데요."
"맞아요 맞아요...나 덥고 목마르고 죽겠어요."
내려가자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집사람 기다렸다는듯
쏜살같이 아래로 내닫는다.
"아~ 이봐요. 유림엄마? 배낭은 지고 가야지?...아하하."

내려오는 길이라고 만만하지가 않다.
청미래덩굴에 멍석딸기에 험상궂은 가시를 가진 개산초 나무까지...
온통 길이 없는 산 비탈이 가시덤불 투성이다.
"앗 따가..어우 이건또 뭐야?...으메~ 죽것네?. 길좀 잘 찾아 가요?"
뒤 따라오는 두 마나님들 연신 투덜대며 비명공세다.
어렵사리 산 아래 내려서서 차량에 배낭 싣고
비로소 얼굴 들어 마주 대하니 이건 마나님 모습들이 아니라
영락없는 폭탄맞은 실험실 원숭이 몰골이다.
"참...두분다 대단히 아름다운 미모 십니다 그려..."
귀에 들리지도 않는 무지막지한 두분의 소련말같은 발음을
못들은척 돌아서며 차에 시동을 건다.

"아.노풍선 성님? 어쩐 일이요? 나 지금 산아래 막 출발 하는디?"
"긍께...꼭 서울 올라가기전에 나 보고 가란 말이시. 자네말고 제수씨 말여~."
노사장님이 전화를 하여 꼭 얼굴 보고 가라며 신신 당부를 한다.
정읍에 도착하여 노사장님이 짓고 있는 집터로 향한다.
(깊은 골짜기를 가진 산 아래에 땅을 조금 장만하여 머물만한
집 한칸 만든다고 공사를 하는 중이었다.)
차가 도착 하자마자 다짜고짜 집사람을 끌고는 자기차로 향한다.
잠시후 돌아온 집사람 손에 하얀 봉투 한개가 들려있다.
"그거 무슨 봉투요?"
"아주버님이 주시네요? 유림이 대학 들어갈때 신발 하나도 못사줬다고
아이 구두라도 한켤레 사서 신기래요."

무슨말을 해야할까 망설이다가 말없이 차를 돌려
서울로 향한다.
인연을 맺은지 어언 10여년...
서로가 넉넉치 않은 살림임에도 불구하고 인연이라는 이유 하나 만으로
이처럼 따듯함이 오갈수 있는 사람들이 내겐 있었다.

세상은 이기와 아집으로 잔뜩 헝클어져서
수십억의 재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뇌물로 일관하는 행정가에
청렴의 대명사인양 행세 하면서도 입만열면 거짓말 투성이의 정치가.
자신은 절대 먹지 않으면서도 토종 한우라 우기는 식당 주인과
돈을 많이 내는만큼 천국이 가까워 진다는 논리의 종교인.
거리의 노숙자와 그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자원 봉사자들 까지
모두가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지만
진정 아름다운 만족속에 삶을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끊임없는 탐욕과 질시속으로
다시 들어 가야하는 내일이 조금은 두렵게 느껴진다.
<3일이 언제 지나갔지?.......!!>
추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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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작가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과 어우려지는 산행의 행적에 잠시 취해봅니다
또한 내일이라는 다가 올 세상의 역경과 함께... 

오한욱님의 댓글

오한욱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둥글레가 이름이 많은 것도, 청미래덩굴, 산초 등, 조 작가님 따라 산행하다
 숨차서 못 가겠네. 아름다운 만족을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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