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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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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060회 작성일 2005-12-19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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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개

산골마을에 그 놈은 언제부턴가 산그늘이 지기 시작할 때부터 늑대처럼 울었다 그 소리를 듣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선생님이 내어준 숙제를 했다 미운 짓만 골라하던 어느 날 배추밭에서 쉬를 하다 오 영감의 사정없이 휘두른 바지랑대에 맞아 뒷다리 인대가 잘못되었는지 그 후로는 다리하나를 영영 쓰지 못하고 세 발로만 절고 다녔다 언젠가 동구 밖 당산나무 밑에서 원정을 온 북실이 놈 하고 뒤로 붙어 섰더라고...하필 추운 날 빈집 부엌 아궁이에다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아 열심히 기르더라고 안동 댁이 빨래터에서 신기해하며 수다를 떨었다 진눈깨비가 내리던 날  뉘 집 안택하고 고수레한 음식을 물고 길을 건너다 산판을 쳐서 싣고 가던 트럭에 치여 길옆에 죽어 있더라고 소식통인 안동 댁이 온 동네에 불상타며 아마 이제 눈떠서 어미가슴팍을 파고드는 새끼 먹이려고 오다 변을 당했을 거라고 혀를 쯧쯧 찼다 안동 댁은 천지도 모르고 눈 만 말똥말똥한 새끼 다섯 마리를 소쿠리에 담아 이웃집에 한 마리씩 나누어주며 눈물을 찔끔찔끔 흘려주는 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었다 그 후로도 산골마을은 산그늘이 내리고 개 짖는 소리가 컹 컹 나면 아이들은 선생님이 내어준 숙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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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승하님의 댓글

이승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추운 엄동설한에 에미를 찾고 있을 어린 새끼들이 잘자라는지
맘아프네요
시골의 고즈녁한 저녁 풍경이 그려지는 글 머물러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건승 문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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