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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늙어도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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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2건 조회 1,289회 작성일 2005-12-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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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늙어도 봄이다

시/강연옥



1

내 몸에 젖비린내 털며 솜털 돋아나는 날
너는 가랑비 털며 새싹 돋아났었지
그래서 알았어 너와 내가 동갑이란 걸


어머니가 하얀 손수건 가슴에 달아주었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운동장 돌담 구석에 피어있는 노란 개나리 허공에 조그만 입을 열었었지
보리쌀 팔러 *성안으로 간 어머니 기다리는 나른한 오후
어미 품 떠난 갈매기 손짓하는 바닷가에 나가 짠물에 발 담그고
수평선에 노을 질 때면 어른만큼 부풀어오른 내 발가락 미역냄새
온 몸 미끈거리게 발라놓고 돌아오는 골목어귀 돌담에
또아리 튼 뱀 어김없이 나를 노려보곤 했지
아직 돌아오지 않는 어머니의 분 냄새 산에서 내려와 내 몸을 말리면
난 주먹을 불끈 쥐고 뛰며 울지 않았지
시꺼먼 연탄 하얗게 타도록 밤새 이성과 감성을 구분 지워
양 갈래로 땋은 머리 흰 교복 위로 내려놓은 등교 길 아침엔
벚꽃 봉오리 바라보며 분홍빛 사랑을 꿈꾸었었지


언제나 내 고난을 위안으로 행복의 싹 틔워주던
내 친구여,
내 인생의 봄이여!



2

어느 여름날 한 사내를 만났고
복숭아 꽃잎 돌로 빻아 손톱에 물들이던 소꿉장난
한 번의 소나기로 휘어진 쇠 못 녹슬어 가는 기억상실에
끊어진 내 삼류영화 필름

나이테 같은 둥근 페달 밟고 밟아 돌아와 서보면
내 굵어져 가는 허리만큼 멀어져간 나의 봄
푸르름도 향긋함도 엷어진 내 의식의 계절엔 계절이 없구나
이제는 갈 수 없는 나라인가

가뭄 들어 갈라지며 무뎌 가는 내 각질의 땅
갇혀있는 가엾은 내 영혼의 봄
이제 한 겹 한 겹 노여움 거둬들일 바람을 부르노니
비야 하루만 참아다오
눈물아 오늘 하루만 참아다오
몸뚱이에 일어선 메마른 껍데기 바람에 날리고
파도가 바위를 긁는 겨울 바다의 울음소리 잠잠해지면
나의 봄도 늙어도 봄이길 소원하오니
하나의 봄이 또 하나의 봄을 덮치는 작별의 시간
목련꽃 피고 지듯 늙어도 봄인 채 떠나가고 싶구나


봄은 늙어도 봄이다





* 성안: 제주시를 지칭하는 옛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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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슴에다  봄을 꼭꼭  붙잡아 두세요.
세월이  가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봄을  말입니다.
강시인님의  시상엔  늘  봄이  피고  있던데요.
좋은  글에  머물다  갑니다.  감사합니다.

방정민님의 댓글

방정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날은 간다..영화가 생각이 나네요. 시인님은 늙어도 봄날의 봄을 안고 늙어가고 싶은거군요...^^
저고 그렇습니다. 근데 때론 왕창 늙어서 계절이 없는, 계절에 무감각한 나이가 되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때가 있어요. 그러나 우리 마음의 봄은 언제나 꽃을 피우도록 해야겠죠? 역시 방황하는 길이네요...;;
감사합니다. ^^

홍갑선님의 댓글

홍갑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봄은 때가 되면 누가 뭐라해도 찾아오는 법,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때가 되면 찾아오는 법,
그러나 그 봄이 슬픈 봄이냐 아니면 기쁜 봄이냐
어른들 봄엔 먹고 살기 좋은 봄날이 왔으면 좋을테고
청춘남녀들은 사랑과 만만한 직장 찾아 취직하는 것이 봄일테고,
아이들은 건강한 가정에서 걱정없이 부모에게 사랑을 듬뿍 받으며 커가는 것이 봄일테고,
노인들은 노후가 편안하고 자식들이 잘사는게 봄일테고,
문인들은 좋은 글 창작하는 것이 봄일테고,
그 봄날이 내년에는 활짝 모두에게 펼쳐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늙어도 에나 제나 찾아오는 봄, 제발 기쁜 봄으로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강 시인님 추운날씨에 건안하시죠?
머물다 갑니다. 좋은 봄날 맞으소서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온선생님,
겨울이 아직 온전히 오지도 않았는데, 이번 겨울은 왜 이리 싫은지...살면서 부정적인 표현은 될 수 있으면 하지 않으려 했는데, 올 겨울은 왠지 싫네요. 봄이 빨리 왔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봄을 꿈꾸어봅니다.
방정민 시인님, 안녕하세요?
좀 전에 글을 쓰고난 후 시인님의 '판도라의 상자'를 읽고 댓글을 달려고 시를 또 읽고 읽고 있었는데, 손님이 오셔서 컴퓨터를 닫았네요. 사유의 숲 속에 앉아서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을 받으며 생각에 잠기노라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시를 곱씹으며 생각에 잠겼었지요. 봄을 넘어선, 그리고 계절에 무감각한 나이가 되어버리면 좋겠다는 시인님의 생각은 봄마저 초월한 세계겠지요. 요즘 저 또한 삶의 중심 추를 봄에다 걸고 계절에 무감각해지고 싶네요. 중심이 있는 방황... 그리고 덧없음, 그러나 힘있는 덧없음을 진정 느끼고 싶은 것일까요...걈사합니다 ^*^
ㅎㅎ 홍갑선시인님,, 요즘 씹으면 톡톡 입안에서 튀는 연어알 같은, 알찬 시를 많이 즐감하고 있습니다.
시인님의 말씀처럼 제발 내년 봄에는 우리모두에게 행복한 일들이 활짝 펼쳐졌으면 싶네요.

올 한 해 여러가지 힘든 일도 많았지만 그 때마다 늘 지금처럼 서로 보듬어주는 동인님들이 있어
행복한 한 해였던 것 같습니다. ^*^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녭, 꼭 그러지요.
손발행인님, 올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생각해보면 가장  많이 애를 쓰셨지요.
힘들어도 즐거운 마음으로 한달 한달 문예지를 탄생시킬 때마다 참으로 존경스러웠습니다.
지금의 그런 아름다운 모습, 늘 봄같은 친구처럼 지니시리라 믿습니다.
참으로 올 한해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는 지금 보다 더  나은 우리들이 되고 <시사문단>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손발행인님의 댓글의 여운이 꽤 뚝배기 같은 향이 나네요. 한 해가 또 가서 그러나?? ㅎㅎ

윤해자님의 댓글

윤해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연옥 시인님, 반갑습니다. ㅎㅎㅎ
사람이 늙어도 그사람 이듯이 봄 또한 늙어도 봄이겠지요.
공통점은 나나 봄이나 나이들고 늙어간다는 것인가요?
아님 봄은 겨울잠을 자고 에너지 쌓아서 더욱 젊어지는 것인가요? ㅎㅎㅎ
시인님의 글에서 이른 봄을 만납니다.
봄이 오면 언제 만나서 쐬주라도~? ㅋㅋㅋ
건안 하시고 며칠 남지 않은 날들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윤시인님, 저 또한 반갑네요.
전에 만날을 때 아가 때문에 급히 서둘러 돌아가던 시인님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래요, 다음 번에 뵈면 쐬주 한 잔~~~ ^*^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올겨울 제주폭설로 많이 힘드셨으리라봅니다
혹한과 눈속에서도 봄을 기다리는 목련은 언제나 봄나무라봅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몸을 따뜻하게 하십시오.
2005년도 강시인님과 동인의 인연으로 만남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즐거운 연말이 되시길...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 어릴 적 기억도 필름처럼 돌아가는군요.
초등학교 입학식 날,
어머니가 달아주던 하얀 손수건,
그 하얀 손수건에는 제 퍼런 코가 항상 덕지덕지... ^^
장날이면,
장에 갔다 돌아오시는 어머니를 기다려
고갯 마루에 눈동자를 주렁주렁 달아놓곤 하였지요.
강시인님이 어머니를 기다리는 모습이 훤하게 떠오르는군요. ^^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ㅎ 그랬지여
코는 안나와도 하얗게 하나씩 달고 다니던 시절
ㅎㅎㅎ 고운 날 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선형 시인님, 올 한 해 저 또한 멋진 시인님을 뵙게 되어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김태일 시인님의 여러가지 배려하심을 늘 기억하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민순 시인님, 뵙지는 않았지만 느낌이 따듯합니다. 행복한 새해 되시길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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