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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새수첩을 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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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찬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6건 조회 957회 작성일 2006-01-16 09:42

본문

117.gif새해, 새수첩을 쓰면서

<일간 제주타임스 칼럼을 복사해서 게시합니다.>


나는 매년 새해 첫날 수첩과 탁상일기를 새것으로 바꾸면서 여러 가지 감회에 젖곤 한다. 비단 나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또 한살을 더 먹는 구나’ 세월이 빨라서가 아니라 인생이 유한하다는 것을 오늘 같은 새해 벽두에는 더욱 진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지금 막 결혼한 젊은이가 연하장 30번만 보내면 늙고 마는 인생, 우리가 언제까지나 살수 있다면 시간의 흐름은 그다지 애석하게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에 한해를 맞이하는 정(情)은 늙어가는 사람이 더 느끼게 된다. 남은 햇수가 적어질수록 1년은 더 빨라지는 것 같다. ‘인생은 육십부터’라는 말을 고쳐서 ‘인생은 육십까지’라고 주장해서 어떤 동갑내기 여인을 가슴 아프게 한 일이 기억난다.


지금 생각하여 보면 인생은 육십부터도 아니요, 육십까지도 아니다. 건강만하면 나이에 상관없이 살만하다. 문제는 나이든 사람이 더 인생의 좌절감, 허무감을 가지게 되어 나이를 들면 불면의 밤을 지새면서 고독에 쌓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옛날 농경사회에서 보다 지금의 정보화된 산업 사회에서는 더욱 나이든 사람의 설자리가 없는 사회이다. 이유는 농경사회에서는 삶의 노하우가 노인으로부터 전수되었고 노인의 그 환경의 정신적 기둥이었으나 지금 같은 산업사회는 급속한 변화로 나이든 사람들은 변화에 따라가기 힘든 사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의 섭리는 받아드리지 않을 수 없는 하늘의 법칙인 것을.........


물론 젊은 정열로 몸과 마음을 태우는 것 같이 좋은 것은 없다. 하지만 연령은 누구에게나 공평히 주어지는 것이므로 욕심을 접고, 애욕, 번뇌, 고독, 실망에서 해탈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기쁨과 슬픔을 많이 격은 뒤에, 생의 쓰고 단맛을 다 겪은 뒤에, 맑은 마음으로 인생을 관조 하는 것도 축복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할아버지’하고 나의 세 살 된 첫 손녀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처음 듣고 나는 가슴이 섬뜩해졌다. 그러나 나는 금방 이성을 찾았고 자연에 순응하는 미소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젊었을 때는 ‘할아버지’라는 사람의 종류가 따로 있는 줄만 알아서 살아온 것 같다. 우리 손녀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할아버지로 한 살 더 다가가는 지난 수첩과 새수첩을 바꾸고 있다.


올해도 예외 없이 새수첩을 꺼내 적으며, 마치 경건한 의식을 치르듯이 헌수첩에서 새수첩으로 고스란히 이전하면서 옮기지 말아야 할 사람들은 분류해본다, 등재 되지 못할, 가재정리를 해야 될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매년 약간명은 있었으나 올해는 유독 친한 사람들이 좀 많다. 폐암으로 중환자실에서 산소 호흡기로 며칠을 보내다 가신 매형, 마지막 임종시 나를 찾은 고등학교 동창친구, 어느 병원에서 문병 시 나의 손을 잡고 울던 친족벌 되는 지인 등등 나는 나의 수첩에 이름을 지우면서 삶이 무엇이고, 생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비애에 젖은 전율을 피하지 못하는 것은 나의 정신이 나약함 때문일까?


먼저 가신님들을 생각하면, 나는 한 해가 간다 하더라도 너무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아야한다. 나이 먹으면 먹은 데로, 늙으면 늙은 데로, 생의 동반자들에게 푸른 마음을 주면서 살고 싶다. 나에게는 긴긴 시간을 혼자서 사용 할 수 있는 사치적인 축복이 있다. 그래서 젊어서 읽었던 <문학전집>도 다시 읽어보고, 신기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 하겠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른 사람이 빌딩을 사고, 훌륭한 책을 써도 부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어디에 가면 아름다운 오름이 있고 맛있는 음식이 있는 것만을 우선 하며 살 계획이다. 그리고 먼 훗날 내 필적을 접하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있어서 ‘사랑을 하다가 갔구나.’ 하고 느껴주기를 바라기도 한다. 참 염치없는 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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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지혜로움을 듬쁙 받았습니다.  오랜만입니다. 자주 자주 뵈어야죠. 김찬집 작가님 존경에 마지 않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기를 소원 합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남은 인생보다 탁상의 수첩종이가 훨씬 많아 보이는/ 예전에 기억했던 이름들을
다시 옮겨 적을 수 없는 이들....... 인생의 덧없음을 느껴봅니다..하지만 시사문단의
문우님들은.... 노년에도 글을 사랑하며 적을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
더욱 가슴에 와 닿네요.....새해에도 건강하시길.....^*^~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병술년을 맞아 열심히 뛰어보겠습니다
건안하세요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렇습니다.
인생이란 뭐 그리 대단한 무지개빛 환희도 아니고
비에 젖은 낙엽만 흩날리지도 않지요.
담담하게 그렇게 그 모든 것을 품어 안아 살아야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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