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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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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현태 메일보내기 이름으로 검색 () 댓글 8건 조회 2,322회 작성일 2005-06-07 21:01

본문







달팽이 / 강현태(2005.06.07)


새벽녘 
서둘러 나들이를 했습니다
그대 걸음짐작으로
두어 발짝 너비 
펀펀한 길을 건너가는 것임에도
이다지 힘들 줄 몰랐습니다

보이나요?
온 가슴 발판 삼아 
너울너울 
가늠으로 기어온 길바닥에 
진땀인 양 죽 남긴 
은빛 내 발자취 말입니다

느릿느릿 걸음새만 보고
모두가 나를
느리광이라고 놀려대지만
성격조차 그런 것은 아니랍니다

이제 한 발짝만 더 가면 
그리던 그곳 
하지만
벌써 날이 밝아 걱정이 앞섭니다
오뉴월 내려쬐는 햇살이 무섭고
누가 행여 등 껍데기를 덮칠까
마음이 조마조마합니다

오, 그대 어디 있나요?
어서어서 나를 
저편 풀숲 그늘로 보내 주세요
아직도 못다한 일 있는데
지금 
내 몸과 맘 몹시 숨이 찹니다


詩作메모: 

늘 나서는 아침 산책길 산기슭 약수터
간이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언제나처럼 들꽃을
렌즈에 담고자 들녘을 향하는 길에 우연히
길을 가로 건너가는 달팽이를 보게 되었어요. 
하마터면 몰라보고 밟아 녀석의 명줄을 끊을 번했답니다.
참으로 기이한 것은 녀석이 기어가면서
죽 분비한 점액이 마치 생 오줌 눈 것처럼 보였기
천만대행으로 내 눈에 띄게 되었다는 사실이지요. 
그것도 여느 동물처럼 자기 보호 본능에서 였을까요? 
녀석은 주로 밤에 활동 하는 동물인 바
딴에는 어둠이 가시기 전 걸음을 마친다는 계획으로 행동한 것이
착오가 있어 위험을 맞게된 것이라 생각됐습니다.
1분에 약 9센티미터 정도 밖에 가지 못하는
자신의 능력과 아픈 몸을 계산에 넣지 않았는지도 몰라요.
날이 밝으면 인적이 잦아 밟혀 죽을 줄 모르고
또한 천적들이 먹이감을 노리게 되므로
더더욱 맘이 조마조마했을 것입니다.
한참을 그런 녀석을 살피다 안쓰러워
살며시 등 껍데기를 젓가락질 하듯 두 손가락으로 집어 
건너편 풀숲에 고이 내려놓아 주었답니다.
외롭고 힘들 때 그 고통의 짐을 덜어주는 따뜻한 마음,
그것이 사랑이라 여겨집니다. 
 


# 사진(달팽이): 2005. 06. 07 아침결 산책길에 담음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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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재진의 '달팽이의 사랑'이라는 시를 보면
그 연약한 것이 얼마나 강한지.....

'그렇게 느린 걸음으로 기어가는
 그렇게 약한 모습으로 움추려드는
 그러나 기어코
 비 그치고 영롱한
 아침을 기다렸다 만나고 마는'

그렇게 아침을 맞고서도 풀숲은 멀기만 한데....

오히려 밟지 않게 해줘서 고마워하며
풀섶으로 옮겨주는 시인님의 마음이 참으로 따뜻하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그 달팽이는 오늘 아침 그러한 행운의 이야기를  숲 속에 얼마나 퍼트렸을까요? ^*^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머나 먼 인생의 길을 나서는 우리의 삶과 같은  ....무거운 껍질(고뇌)을 지고서....
끈끈한 점액(살아온 발자취)의 흔적을 남기면서.... 무언가 인생과 관련이 많은 ... 달팽이....!!
감상잘하고갑니다...^*^~

강현태님의 댓글

강현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윤시인님, 강연옥 시인님! 부족한 글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름다운 맘 늘 간직하셔 행복을 맘껏 구가 하시길 두 손 모읍니다.
두 분 참 고맙습니다.

강현태님의 댓글

강현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김 시인님! 모자란 글을 좋게 바라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문운을 빕니다.

김희숙님의 댓글

김희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느리지만 꾸준히...
새벽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그런 삶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즐감합니다...^^*
선생님 사진을 보면서 참 개성이 강할 듯한..
왜냐면요? 포즈가 참 특이 하시거든요.ㅎㅎ(죄송~!!합니다)
약간은 무거운 분위기라...^^*
늘 웃음 가득하세요..^^*

강현태님의 댓글

강현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감사의 인사가 늦었습니다.
김희숙 시인님, 김유택 시인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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