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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을 까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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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홍갑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1,111회 작성일 2006-01-27 15:37

본문

마늘을 까라네
                                                                글/홍 갑선
육쪽마늘 한 다발 내 앞에 놓여있네
저 똘똘이 뭉쳐 산 형제들 까라네
마늘, 뿌리도 수염도 한 뿌리로 살았네
성실하게 살았네
가족으로 살았네
그런데 까라네
껍데기도 벗기고, 뿌리도, 수염도,
잔소리 말고 삭둑 자르라네
할 수 없네
모질게 똘똘이 뭉쳐 산 것들 까고 자르네
결국, 손과 칼로 까고 자르네
하나씩 떨어지네
한 덩어리 가족이 해체되네
불쌍하네
슬프네
아 맵구나
눈물이 찔끔 나오는구나
사람도 벗기고 저렇게 자르면,
저렇게 슬프고 맵겠지
마늘 까며 눈물짓네

그런데, 마늘 더 까라고,

못 까

왜 못 까

눈물 나오니까 못 까

너도, 네 몸을 까봐라

얼마나 아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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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박인과님의 댓글

박인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하하하~ 오늘 웃는 것이 두 번 째 입니다.

홍갑선 시인님, 저는 시인님의 요런
해학적이며 깊이 있는 감칠맛 나는 언어들을 매우 좋아합니다.

너도, 니 몸을 까바라
올매나 아픈지

^*^~

박인과님의 댓글

박인과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우리의 시의 창작 행위는 이런
깜의 행위라 생각합니다. 오래오래 사셔서
좋은 시어들 많이많이 까벌려 주십시요.

또 다른 시어들을 기대합니다.

한상욱님의 댓글

한상욱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언제나 웃음을 짓게하는, 그리고 그 웃음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살포시 드러내어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홍갑선시인님의 시심이 너무도 해학적이고, 교훈적입니다.
잘 보고,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돌립니다.
부디, 새해에도 건안, 건필하시길.......

손갑식님의 댓글

no_profile 손갑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홍 시인님 명절 잘 보내시고 좀 덜 드십시요,,
그거  너무 친하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마늘 냄새에 후다닥 가려다가
자꾸 까라기에 ,,
넘 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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