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4건 조회 1,105회 작성일 2006-04-21 10:25본문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강연옥 1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바람이 묻힌 바다 속엔 침묵만이 흐르며 밤이 되어도 별이 뜨지 않는다 감각이 죽어 고통조차 없는 관념만이 흐물흐물 해초들을 흔들며 유영을 한다 방향과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속에 갇힌 채 울부짖어도 소리를 낼 수 없는 바람의 시체가 낚시 그물에 걸리어 가끔씩 올라온다 2 바람이 바닷물을 까닭 없이 툭툭 치는 것은 아니었다 두려운 삶이 죽음의 존재를 확인 하고자 약을 올리며 물결을 살살 일으키다가 태풍으로 쳐들어가도 참패하고만 페르시아의 살라미스 전투처럼 결국 바다 속에 묻히고, 패잔병들만 섬 위에 몸을 걸치고 태양 빛에 시들어 간다 배가 물살을 찢으며 달려도 바다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하얀 속살 드러내며 밀가루 반죽 위에 찍었던 손바닥 자국 이내 사라지듯 햇살만이 태연히 반짝거린다 낚시 줄에 비린내 풍기는 고기 한 마리 올라오자 내 머리카락을 앙칼지게 가르는 삶과 환생을 갈망하듯 부력으로 솟구치는 죽음 그 경계선에 떠있는 현실의 배 위에서 오늘도 난 물결의 파장에 울렁거리며 서있다 |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시/ 강연옥
1
바다 속은 바람의 공동묘지다
바람이 묻힌 바다 속엔 침묵만이 흐르며
밤이 되어도 별이 뜨지 않는다
감각이 죽어 고통조차 없는 관념만이
흐물흐물 해초들을 흔들며 유영을 한다
방향과 깊이를 알 수 없는 바다 속에 갇힌 채
울부짖어도 소리를 낼 수 없는
바람의 시체가
낚시 그물에 걸리어 가끔씩 올라온다
2
바람이 바닷물을
까닭 없이 툭툭 치는 것은 아니었다
두려운 삶이 죽음의 존재를 확인 하고자
약을 올리며 물결을 살살 일으키다가
태풍으로 쳐들어가도 참패하고만
페르시아의 살라미스 전투처럼
결국 바다 속에 묻히고,
패잔병들만 섬 위에 몸을 걸치고
태양 빛에 시들어 간다
배가 물살을 찢으며 달려도
바다는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하얀 속살 드러내며
밀가루 반죽 위에 찍었던 손바닥 자국
이내 사라지듯 햇살만이 태연히 반짝거린다
낚시 줄에 비린내 풍기는
고기 한 마리 올라오자
내 머리카락을 앙칼지게 가르는 삶과
환생을 갈망하듯 부력으로 솟구치는 죽음
그 경계선에 떠있는 현실의 배 위에서
오늘도 난
물결의 파장에 울렁거리며 서있다
댓글목록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중학시절 서귀포 앞바다에서
소살 갖고 바닷속으로 잠수하여
북발이 논쟁이 어랭이 솔 치 모살 상어 문어 쏘러 다녔었습니다.
바닷속은 바람에 따라 해초 나뭇가지 마냥 흔들리고 바람 잔잔하면,
용궁이 펼쳐집니다. 지상에서 볼 수 없는 신기한 해저의 아름다운 세상이 전개됩니다.
바다로 기체 되어 오르니 바람의 모체이며 그 바람 늙어지면 숨지나니 다시 묘지로 잠들게 마련이겠습니다. 기체와 생명의 원천인 바다 기체와 생몀의 묘지도 되겠습니다. 잘 감상하였습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섶섬, 범섬이 떠있는 서귀포 앞바다는
참으로 아름답지요. 시인님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그릴 수 있네요. ^*^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생과 사의 갈림길.... 그 수평선에서 현실과 죽음의 현실을 실감하고 갑니다...
김현길님의 댓글
김현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바다를 수시로 보고 살아갑니다만. 그러나 강연옥 시인님이 그리는 제주 바다는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기회가 없어 제주도에 가보지 못했거던요.^0^
다들 가는 신혼여행도... 감상 잘 하고 갑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석범 시인님, 안녕하세요? '현실과 죽음의 현실'이라는 댓글에서 또 다른 생각들이 떠오릅니다. 죽음도 죽음의 몫이아니라 현실에 속해있는 현실의 몫이라는.....ㅎㅎ
김현길 신인님, 기회가 되시면 언제 오세요. 제주 바다 뿐만 아니라 제주의 아름다음을 자랑하게요. 행복한 하루 되시구요^*^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제주의 푸른물결이 눈에 선합니다
또한 강연옥시인님도 선하게 떠오르고요
문정식님의 댓글
문정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환상적인 느낌...
강연옥시인님을 닮은 듯한 아름다움...
저도 제주의 깊이를 좀 더 느껴야 하는데...^^
건강하시길...^^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번 서울에서 뵜던 금동건시인님의 선한 모습이 떠오르네요.
문정식 시인님, 안녕하세요. 조지부장님이 서울에 오신 때
소식을 들었습니다. 건강하시지요? ^*^
신의식님의 댓글
신의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몇년 전 친구들과
생애 첫 해외 나들이가 제주도였지요.
그 때
마라도에서 남쪽 멀리
전설의 섬 이어도를 생각하며
한정없이 눈길을 떼지 못하였습니다.
왜 그리 애틋한 마음이었는지...
아마도 삶과 죽음 저 편
그 무엇을 읽으려는 눈길이었나 싶습니다.
김춘희님의 댓글
김춘희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고등 수학여행 때 가보고, 신혼 여행 가보고
지금은 나이듬에 한번 가 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가는 곳마다 신비롭고 전설이 묻은 제주도
환상의 도시임에는...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늦게 뵙습니다.
시,음악, 깊은밤에 뵙습니다.
항상 건필 하시길...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바다는 바람을 집어 삼키려고 혓바닥을 낼름거리고,
바람은 그 혓바닥 위에서 묘기를 부리며 슬쩍 슬쩍 바닷 속을 엿보고... ^^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강연옥시인님
제주의푸른 물결이 이렇게도 생겼슴을 알려주시어 감사합니다
만나뵙게 되어반가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생산하시기바랍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의식, 김춘희, 오영근, 김태일 그리고 박민순 시인님!!!!!!
즐거운 일요일을 보내셨는지요?
활기찬 한 주를 또다시 시작하시길 빌며 고운 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