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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일 > -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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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은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377회 작성일 2006-05-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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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하루를 시작하며 160번 버스를 탔다. 기사 아저씨가 버스에 타는 손님들한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건네고 있었다. 물론 내가 탈 때도 인사를 했지만 갑작스레 인사를 받던 나는 순간 당황해서 응답을 못했다. 인사를 받는 쪽에서 쑥스럽기도 하고, 같이 인사를 못해주어서 미안한 마음이 새록거리기도 했다. 그러다, 기사 아저씨 바로 뒤에 자리가 나서 앉게 되었다. 버스에 앉아서 바라보고 있자니 아저씨는 목소리로만 인사를 하는 게 아니었다. 버스에 오르는 모든 손님들한테 대답을 하건 말건 입가엔 작은 미소를 띠우고, 고개까지 숙여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그 뿐이 아니었다. 뒷문으로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들을 향해서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좋은 하루 되세요.”라는 인사를 하는 게 아니겠는가? 신도림에서 혜화역까지 가는 동안 출근 시간에 아저씨에게 인사를 건네는 손님을 딱 3명 보았다. 그리고 뒤에서 내리면서 아저씨한테 인사를 한 분도 두 분 계셨다. 뒷자리에 앉아서 아저씨를 바라보고 있자니, 머리도 너무 단정하게 깎으신 모습에 정중한 인사와 살짝 머금은 미소까지 손님들을 대표해서 괜시리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 민족은 생각해보면 정말 마음 따뜻한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참으로 무뚝뚝한 표정들을 가졌다.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을 둘러보고 있노라면 모두 화가 난 석고상들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그러니, 오죽하면 독립운동을 하시던 그 숨 가쁜 시간에도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 미소운동을 했겠는가? 일제하 암울했던 식민지 시절 민족혼을 일깨운 위대한 지식인이었던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우리 민족의 미래상으로 ‘화기(和氣)있고 온기(溫氣)있는 민족’이 되기를 원했다. 차가운 사회를 위해서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에서였다. 도산은 전국 요소요소 곳곳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면 ‘벙그레’, ‘빙그레’라고 글씨로 써 붙이거나 조각이나 회화로 웃는 모양을 아름답게 만들어 전국적으로 미소운동을 일으키자고 하였던 것이다. 도산은 미소를 ‘갓난아이의 방그레’, ‘젊은이의 빙그레’, 늙은이의 ‘벙그레’의 세 가지로 나누고, 우리 민족이 가져야 할 본연의 참웃음을 찾아야 함을 강조하였던 것이다.

관상학적으로도 살펴보자면 동그란 눈보다는 좀 올라간 눈이, 입가가 쳐져있는 모양보다는 올라간 입 모양이 훨씬 더 복이 있다고 한다. 그럼, 원래 생기기를 그렇게 무뚝뚝하게 생긴 사람들에게 성형수술이라도 하라해야 할까 의문이 들 수도 있겠지만, 그건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들고 또 수술 후휴증도 있기 때문에 권할 바는 아니다. 그보다 더 쉽고 부작용 없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누구나가 웃다 보면 눈꼬리는 자연적으로 올라가고, 입 꼬리 또한 새끼 오리 어미 쫑쫑 따라 가듯 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는 거다. 눈과 입꼬리가 위로 올라간 관상을 가진 사람은 부자로 산다고 한다. 그러니,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는 말이 관상학적으로도 꽤나 정확성이 있는 이야기인 것이다.

우리는 1970년대쯤 스마일 운동을 벌인 적도 있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동그랗고 노란바탕에 웃는 얼굴을 빵그레 그린 뺏지를 가슴에 달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던 시간이다. 도산이 미소 운동을 벌이고도 반세기가 훨씬 지난 시간이었지만 우린 그 때도 웃음을 찾지 못했다. 도산의 미소 운동을 벌인 후 어언 100년이 되어가는 오늘 어쩌면 그 옛날보다 더 웃음을 잃어버린 건 아닌가 싶어진다. 이러하고 저러한 생각들을 하다가 내리기 세 정거장 전에서야 문득 가방에 들은 피로회복제 한 병이 생각났다. 어제 딸아이가 자신의 용돈으로 엄마를 위해 사다 내 가방에 넣어둔 것이었다. 그것을 아저씨께 건넬까 말까 망설였다. 왠지 손으로 내밀기가 민망해서였다. 회복제 한 병으로야 함께 응답을 못한 미안함과 하루를 성실히 지내시는 모습을 보여주신 그 고마움을 다 전할 수없음은 물론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용기를 내었다. 아직까지도 이런 일 조차 용기를 불러들여야만 하는 내가 정말 불혹을 넘긴 나이가 맞긴 맞는 걸까? 생각하며 얼른 드렸다. 다행히도 버스 안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차를 하고난 후여서 몇 몇만 의자에 앉아있었기에 낼 수 있던 용기였다. 아저씨께 드리니 안주셔도 된다고 사양을 하신다. 그래도 이왕 용기를 내어 꺼내 들은 회복제를 도로 가방에 넣을 수는 없었다. 드리면서 아저씨도 좋은 하루되시라는 인사를 부끄럽게 전하고 내렸다.

오늘도 그 현명한 아저씨는 미소를 띠고, 자신의 일에 성실해서 즐겁고 또 열심히 웃으며 부자가 되는 지름길을 달리고 있을 거다. 게다가 애국자가 따로 있겠는가? 우리 2천만 민족이 다 미소를 입 언저리, 눈시울에 띠게 되면 우리나라는 태평하고 창성하게 될 것이라던 도산의 생각에 적극 동참하고 계신 아저씨는 바로 이 시대의 진정한 애국자이기도 했던 것이다. 하여, 나는 지금 아저씨의 미소를 떠올리며 설핏 흉내라도 내보려고 노력 중이다.

- 2005. 9. 2. 금. 이제는 돌아와 아침을 기억하며~~ -

추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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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소..함박웃음.. 웃는 얼굴에 그 어떠한 것도 침범할 수 없는 신비함이 담겨 있겠지요..  웃다보면 눈, 입가의 꼬리가 올라간다는 말....공감 하면서
오늘 하루도 웃음으로 보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제게 눈이 있음에 행복한 아침입니다. 하늘빛이 어찌나 고운지요. 지금 제가 느끼는 행복 최수룡작가님, 정해영작가님, 김석범시인님과 함께 넷이 똑같이 나누어 가졌으면 합니다.
푸른 하늘, 마알간 햇살, 살가운 바람 이런 날 행복한 미소 한 줌 짓지 않는다면 바부일거예요. 맞죠? ^^*
오늘 하루도 환한 미소 잊지 마시길요...................
모과차, 유자차, 커피, 인삼차, 우롱차까지 준비 되어있으니
맘껏 드시고 가시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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