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탁란(托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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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하홍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2건 조회 997회 작성일 2006-05-12 22:11본문
뻐꾸기 탁란(托卵)
하홍준
춘삼월 분주한 손길에 놀라
시절은 날마다 새롭게 익어간다
두견화 피고진 언덕 무덤 자리엔
외로운 할미꽃 고개 숙이고 앉아
눈물로 지내는 날이 잦아지고
아카시아꽃 향 짙어진 골짜기마다
뻐꾸기 날개 짓 심상치 않더라
기웃거리는 눈길 매섭고
암수 은밀한 날개 짓에 놀란
멧새 작은 몸뚱이 땀이 범벅이다
숨바꼭질 숨가쁜 숲길엔
정적만이 지친 행색하고 돌아가더라
멧새 작은 움막에 숨어들어 알 낳고
등짐진 뒷모습엔 비정함마저 묻어 나고
모두가 사랑인 줄 알고 품어 안은
멧새 작은 가슴엔 소름이 일고
지극 정성 다해 기른 모정은
아무 것도 모른 채 한결같더라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음이지만
뻐꾸기 새끼는 알에서 부화하면서
갸름한 얼굴에 잔인함 숨긴 채
알을 먹거나 둥지 밖으로 밀치는 모양새에
숲은 할말을 잊고 침묵으로 일관하더라
비정한 여름 묘한 성격이로다!
추천1
댓글목록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뻐꾸기도 아니면서 탁란하는 인간들도 떠올라 맘이 아팠습니다.
평온한 주말 맞이하세요. ^^*
하홍준님의 댓글
하홍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공생 관계가 아닌 기생하면서 살아가는 삶이 부끄럽습니다.
연일 시끄러운 세상살이도 마찬가지겠지요.
감사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