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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암 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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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박찬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2,049회 작성일 2005-08-0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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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에 설설 끓다가 나온 태양은 대지의 모든 것들을 익게 한다. 여름의 꽃인 피서를 위해 아이들과 함께 동해안으로 떠난다. 그동안 어른들 위주로 살다보니 바쁘다고 바다 한 번 가지 않았더니,10살 먹은 장남 왈“아빠! 바다 좀 가요? 바다가 어떻게 생긴지 모르겠어요?” 이제 컸다고 아빠에게 자기주장을 얘기하자, 아이들 핑계 삼아 동해안으로 무작정 떠났다. 남편은 무계획이 계획이라면 형편 봐서 그때그때 좋은 방향으로 여행지를 정하잔다.

강원도 가는 길이 오늘따라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는, 차창 밖으로 손을 내미니 손바닥에 안긴 바람은, 잡히지 않는 상쾌한 청량감을 주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겹겹이 산 이불로 포개어져 있고 번득번득 다가오는 터널 입구를 자주 만나다보니 아들이 “누구 엉덩이 같다. 아주 큰?”하여 폭소를 자아내게 했다. 여행은 일상으로부터 탈출이어서 일까? 아무튼 엄청 신나는 일인 것 같다.

4시간을 달려 강릉 경포에 도착했으나 인파가 너무 많아 가족이 놀기에 적당한 곳을 찾아 한적한 추암 해수욕장에 자리를 잡았다. 촛대바위가 유명하여 애국가에도 영상으로 나오는 곳이고, 무엇보다도 MBC드라마 겨울연가로 널리 알려진 곳이라 지금은 사람들이 꽤 많이 찾는다. 막상 와보니 화면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좋았다. 특히 갖가지 모양의 바위들이 시선을 사로잡았고,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닷물은 아주 맑아 푸른 거울을 보는 듯했고, 물고기들의 몸놀림도 볼 수 있어 좋았다. 언덕위에는 군사용의 망원경이 비치되어 있어서 광활한 동해바다를 아주 가까이까지 한눈에 볼 수 있어서 또 다른 볼거리를 맛볼 수 있어 색달랐다.

청잣빛하늘과 맞닿은 바다 지평선 위엔 솜털 같은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 있고, 해수욕장에는 수많은 인파가 물놀이를 하고 있다. 우리도 간단히 점심을 먹고, 바다에 들어갔다. 잔잔하게 다가온 파도는 기습적으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다가와서 모두를 놀라게 하는 파도타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몇 번을 그렇게 타다가 기습적으로 튜브를 감은 몸이 뒤뚱하는 바람에 물에 빠졌다. 바닷물을 먹은 것이었다. 귀로 들어간 물이 코끝으로 나올 땐 머리가 띵해 왔다.  그래도 연신 ‘희희 호호’하면서 아이들과 함께 모처럼 즐거운 한 때를 보낸 것 같았다. 주위를 둘러봐도 즐거운 이웃들이었다.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어른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사람들의 원고향이 물속이 아니었나 싶다. 엄마 뱃속인 양수에서 놀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이 아니던가. 해수욕을 하다가 추우면 나오고, 배가 고프면 요기하며 또 햇살이 따가우면 바다에 들어가고 무릉도원처럼 하루를 바다와 친구하며 보내고 나니 선녀가 부러울 것이 없었다.

작열하던 대지도 서서히 꼬리를 감추자 서서히 밤바다 마을에 저녁이 내려온다. 시원한 바람을 타고, 삼척 항 부근에 맛있는 회를 먹기 위해 새천년도로를 가는 드라이브 코스가, 기막히게 운치가 있을 뿐 아니라, 불야성을 이룬 형형색색의 오색찬란한 불빛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얼마만인가? 온 가족이 한마음 한뜻으로 한 승용차 안에서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지금 이순간이 얼마나 행복하고 소중한 시간이란 걸. 무엇이 바쁜지 우리 모두는 허상인 것을 알면서도 욕망을 좇아가는데 너무나 아까운 시간을 놓쳐버리며 살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행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문득문득 깨닫는다. 아주 가끔, 명상을 통해서나 아니면 여행을 떠나면서 아니 말이다. 가정도 참으로 소중한 울타리임을. H.G 웰즈는 “가정이야말로 고달픈 인생의 안식처요, 모든 싸움이 자취를 감추고 사랑이 싹트는 곳이요, 큰 사람이 작아지고, 작은 사람이 커지는 곳이라고 했다” 가정은 안심하고 모든 것을 맡길 수 있으며,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사랑 받는 곳이라 했다. 안락한 가정은 바로 행복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다. 나 역시 가정엔 언제나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길 바랐고, 내 아이들이 이 다음에 사회에 나아갔을 때, 옳고, 바르고, 맑은 감성을 지닌 인격체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넓은 그늘을 주는 정자 같은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늘 노력해 왔었다. 화초를 키울 때도 물과 영양분을 줄 때가 다르듯이,  더 늦기 전에 무리하게 떠나왔지만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니, 모처럼 부모노릇 한 것 같아 흐뭇하다.

아이들이 모두 잠든 틈을 빠져나와 남편과 밤바다를 걸었다. 검은 밤바다에는 많은 사람이 나와 있었다. 여기저기 폭죽 터지는 소리가 번개처럼 번득이는 섬광이 여름밤의 축제인 듯 했다. 젊은 연인들이 사랑스런 몸짓을 하며 내 앞을 지나간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남편과 7년간 연애를 했지만 데이트를 하고 귀가할 때는 왜 그리 헤어지기가 싫어 밤늦도록 서로의 집을 배웅하다가 밤을 새운 적이 있었다. 참으로 가난하던 시절 자장면 한 그릇으로도 즐거웠었고, 바다가 아닌 다방에서 밤 깊은 줄도 모르고 얘기꽃을 피우던 그 시절이었는데, 그래도 그 때는 참으로 행복했었는데, 지금은 물질적으로도 더 풍부해졌지만 남편에 대한 불만이 많은 걸 보면 그 만큼 내 욕심이 많아졌나보다. 하지만 이 순간만은 연인처럼 다정하게 팔짱을 끼워본다. 이십대가 아닌 중년의 연인이 되어~. 처 얼 썩 처 얼 썩 흰 포말이 부서질 때마다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감싼다.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앞으로 살아온 세월이 약이 되어 좀더 여유로운 노후가 되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을 마음속으로 다짐 하면서 두 손을 살며시 잡아본다. 까아만 바다, 저 멀리 오징어 고깃배 불빛이 보인다. 모두가 잠드는 이 밤에도 삶의 등불을 말없이 밝히는 삶의 현장이 있어 행복을 꿈꾸는 나의 삶도 멈출 수 없다
추천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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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허순임님의 댓글

허순임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박찬란 선생님 안녕하세요^^*
추암 해수욕장에 다녀오셨네요...
저두 언제나 자유롭게 갈 수 있을런지...글에 머물다갑니다,.
남은시간 행복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주 공항에 신혼 부부들이 최대로 치장을 하여 아름다움을 뽑내며 신혼 여행을 오지요.
하지만 그 많은 부부를 제치고 가장 아름다운 부부를 본 적이 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지요. 어디선가....
머리 하얀 노부부가 두 손 잡고 걸어나오는데 그 수많은 젊은 부부에서 발할 수 없는 빛이 나오다는 거였죠.
당연코 젊은 부부를 제차고 가장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이었답니다. ^*^
 

김희숙님의 댓글

김희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휴가 잘 다녀오셨다는 것이 글에서 느껴집니다...^^*
이제 나들이좀 하셔야지요.
얼굴 한 번 봅시다.
청주 모임 담주중에 하려하는데...^^*
편안한 밤 되시구랴...^^*

박찬란님의 댓글

박찬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허순임선생님, 반갑습니다. 살다보면 좋은 날 오겠지요. 모든 것은 곰삭아야 제맛이 나더군요. 그때까지 참기가 무척 어렵지요? 날씨에 건강 조심 하세요. 강연옥님 늘 고맙습니다. 문운이 늘 함께 하길 빕니다. 희숙님,다음 주나 시간이 날 것 같네요. 아이들이 방학이라 정신 없네요. 무척 더운데 건강 조심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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