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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깨면 병아리 - 일간신문<제주타임스> 칼럼 2006.9월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2건 조회 1,156회 작성일 2006-09-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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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깨면 병아리



애청자들이 보내온 여러 가훈을 비교한 후 어느 것이 가장 좋은지 경연을 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청취한 적이 있다. 여러 사람들이 독특한 내용의 가훈을 보내왔는데, 그 중 유독 마음에 들어오는 가훈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남이 깨뜨리면 계란 후라이, 내가 깨면 병아리”였다.

살아가면서 어떠한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남에게 의지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 어려움의 원인을 자신에게서가 아니라 외부의 탓으로 돌린다.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삶을 환경결정론적으로 바라볼 때가 많다.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남에게 의지하는 경향이 많은 것도 한 특징이다.

자기의 나라(도시국가)를 잃고 토지 소유권이 없던 초기 스토아학파는 도시의 스토아를 자기들의 학원으로 삼았다. 이 학파 대표자의 한 사람인 에픽테토스는 노예 신분이었다. 그에게 있어서 삶은 가혹했다. 그는 주인에 의해 다리가 잘리고 학대에 시달리는 환경임에 불구하고 자신의 자유의지로 그런 상황을 극복해나갔다. 그에게 있어서 자유란 마음대로 하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운명에 자기를 동화시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자연에 굴복하라는 것과는 다르다. 그대로의 자연을 인식하고 자신의 의지를 그것에 일치시키기 위한 수련을 강조한 것이다. 어쩔 수 없는 환경을 탓하기 보다는 자신의 의지로 조화를 이루어나가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오는 죽음을 두려워한다. 사실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에 대한 생각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스토아학파의 생각이다.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기 안에 있는 욕망이나 감정을 다스릴 줄 알아야만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살아가면서 죽는 순간까지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어둠 속에서 자신의 자유의지의 등불을 높이 들고 나아간다면 삶의 아름다움과 귀중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자신의 자유의지의 역량을 키운다는 것은 삶을 생산적이고 창조적으로 이끌어나가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는 것은 너무 추상적이고 피부에 와 닿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 삶은 자신의 자유의지만을 갖고 살아가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은 서로서로의 관계 속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한다. 여러 사람과 관계되어 살아가는 사회 속의 모든 상황에 있어 오로지 자신의 자유의지만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모든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서로서로 힘이 되어줄 수 있도록 관계의 망을 튼튼히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줄탁(啐啄)’이란 말이 있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날 때 안에서 병아리가 부리로 껍질을 깨는 그 순간 어미닭이 밖에서 그 소리를 알아차려 같이 쪼아주는 것을 이른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세계를 처음으로 열어가는 순간을 비유하는 말로 내면으로부터 생명이 탄생하여 스스로 움직임을 알 때, 밖에서 알이 깨는 것을 도와줄 좋은 스승과 제자가 탄생하는 순간을 뜻한다.

환경이 삶의 가치를 변하게 할 수 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간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 그러나 어려움에 처했을 때 자유의지를 자신의 중심에 두고서 자신이 남에게, 또한 남이 내게 줄탁과 같은 존재로 노력하며 살아간다면 세상은 보다 살맛이 나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자유의지를 삶의 중심에 놓고 줄탁 관계의 스승과 제자와 같이 서로서로 힘이 되는 관계 속에서 살아갈 때 삶은 더욱 건강하고 힘이 나지 않을까 싶다.

강연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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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말씀입니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사람과 사람에게 서로서로 힘이 되는 덕, 그 후덕한 덕이야 말로 그것이라 여깁니다. 

말로서 무기가 되고, 한 순간에 무기로 자신을 둔갑하여서, 한  순간에 승리함을 느낄 수 있지만. 그 생각의 발단 조차 짐승에 가까운 본능입니다.  사람이란 이성이 강해야 합니다. 그 이성이란 아마 병아리와 어미닭과의 관계에서 우리도______________이 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좋은 칼럼 잘 감상 하였습니다. ~~어쩜~~ 저랑 같은 생각인지~~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이 줄에서 줄타기' ㅎㅎ
'줄탁'은 '줄탁동기'의 약자인데 ..... 발행인님의 생각이 기발하네요. ^*^
안녕하세요?  김영배 시인님!!

손근호님의 댓글

no_profile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줄탁이 아니고..말입니다. 저는 니체의 [짜라투스는 말했다]에 보면 인간은 --인간은 한 쪽 끝에는 짐승이고 한 쪽 끝이 신이 있는 줄에서 줄타기 한다. 인간은 그 뒤를 돌아 보는 것도 위험하고 우물쭈물 하는 것도 위험하다, 그리고 앞으로 가는 것도 위험하다-- 그 대목에서 그 줄타기 의미 입니다.~~ 사람이란 늘 그 줄타기에서 시간을 보내지요. 그줄은 본능과 이성(EGO와 SUPEREGO)속에 사람의 현실적인 모습입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그러셨군요.
초월적인 세계인 수퍼에고와 본능의 세계인 이드를 인간은 무의식인 마음에 담고 늘 줄타기 하듯이 밀고 당기는 의사결정의 순간의 연속이지요.
그런데 빙산의 일각인 의식의 상태인 에고(현실)는 그 둘의 관계를 잘 조절하며 우리의 현실을 이끌어갑니다.
그래서 인간이 인간다울수 있나 봅니다. '인간답다는 '는 말을 참으로 내자신이 무책임하게 그리고 쉽게 뱉고 있나봅니다.
그래도 오늘도 화이팅!! ^*^

전광석님의 댓글

전광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흩어진 구술이 실에 줄줄이 메달릴 때 아름다움은 더 하겠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동안 혼자는 살 수 없기에 어우러져 서로를 이해하고 안을때,
사랑도 미움도 하나가된다... 의미 깊은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

박민순님의 댓글

박민순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줄'과 '탁'이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 생명이 태어날수 있게 된다.
그렇군요 새로운 사실입니다 시인님! 홧팅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광석 시인님, 제 이름도 그 구술과도 같다고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보통 여자의 이름의 연자가 연꽃 연자를 많이 쓰는데 저는 이을-연 자거든요. 구슬-옥이구요.
시인님의 말처럼 구슬이 흩어지지 않아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박민순 시인님, 참으로 오랫만입니다. 서울에서 뵀을 때 정겨움이 돋아나네요. 저는 이미 한 차례 환절기 감기 몸살을 치뤘는데, 건강하시요? ^*^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시인님, 좋은 내용이군요.
세상사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겠지요.
소를 물가로 이끌어 갈 수는 있지만, 소가 물을 마시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을 테니까요. ^^

김경근님의 댓글

김경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神이 인간에게 자유의지의 권한을 주셨는데 질서 안에서 참 자유인데
벗어나면 자유가 아닙니다. 진정한 자유자는 죽음도 두렴없이 초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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