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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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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순섭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917회 작성일 2007-02-01 22:54

본문

잘사는 동네에는 빨랫줄이 집 밖에 안 보인다.
물속에 들어갔다 나온
몸에 걸친 것들은 바깥 공기 마시고
따뜻한 햇빛 쏘이기 원하지만
집 안에서만 못내 말라만 간다.
건조기에 들어가는 건
죽기보다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어
더 말라만 간다.
가난한 동네는 빨랫줄이 많아
누군가 걸어 놓은 고른 숨 쉬는 옷을 훔쳐가기도 한다.
싱싱하고 발딱발딱 뛰는 옷을 알아본다.
도둑은 부잣집에 들어와서 값비싼 물건 훔쳐가지만
빨랫줄이 집 안에 있어도 걸린 옷은 훔쳐가지 않는다.

빨아 놓은 겉옷이나 속옷 보고
잘살고 못사는 것 구분하는 색들의 조화에
못사는 사람 옷들은 후줄근하게 보이지만
잘사는 사람 옷은 비싸게 보이는 색칠을 했는지
값나가게 보인다.
빨랫줄은 모든 옷 거부하지 않고
아무 옷이나 걸치게 한다.

빨랫줄은 큰소리쳐 메아리로 환청 만들어
절대 내 긴 길 갖고 목가지에 감지 말라
감으면 오솔길 생겨 먼길 떠난다고
방울뱀으로 환생해 딸랑딸랑 종소리 울려
산속 헤매다 약한 동물 모두 도망간 후
끝내 사라져 버림으로 돌아온다고 울먹인다.

먼 동네 옥상 빨랫줄에 흰옷 바람에 흔들린다.
모두 다 흰색 뿐
속옷은 안 보이고 겉옷 뿐이다.
안방 따뜻한 윗목에 속옷은 곱게
두 팔 두 다리 펴진 채 잠들어있다.
빨랫줄에 걸리지 못한 부잣집 옷들은
물기 하나 없는 건조한 시체로
거부하지 못하는 염습(殮襲)당하여
붙박이장에 갇혀 질식사하고 있다.


추천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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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화순님의 댓글

김화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순섭시이님의 글을 보면서 아련하게 밀려오는
지나간 옛추억 여행을 즐겨 봅니다.
건강하시고 좋은하루 되세요*^^*

박영춘님의 댓글

박영춘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사소한 빨래 하나에도
있는 사람 없는 사람을 구분을 지어주니
과연 맞는 말씀 같아요
많은 것을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뵙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
감기 조심하시는 시간 되소서,,

최경용님의 댓글

최경용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빨랫줄이
빨래와 세상살이와 더불어 살아
살아있는 빨랬줄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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