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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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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전승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464회 작성일 2005-08-18 20:53

본문

작은 음악회

글/ 전승근

여름의 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8월의 한 여름밤, 우리지역의 그리 크지 않은 산 중턱에 자리잡은 아담한 종합병원에서는 입원환자 쾌유를 기원하는 한 여름밤의 작은 음악회라는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서울에서 내려 왔다는 5중주 관현악단 연주자들이 우리가 보기엔 생소한 악기를 들고 음률을 조정해 나가면 나이 드신 참석자 여러분들의 술렁거림이 이 밤 가로등 불빛 찾은 작은 나방의 날개 짓 만큼이나 어수선해지고 저마다 어색하고 설레는지 정돈된 자리에 앉지를 않고 뒤쪽 화단에서 끼리끼리 모여 두런두런 이야기를 밤하늘로 보내고만 있을 때 사회자의 간곡한? 부탁으로 자리정돈을 마치고 궁금함으로 응시하는 눈동자의 여행이 시작된다.

클라리넷의 감미로운 음률이 보이지 않게 흘러나와 반짝 빛난 별빛 속으로 빠져드는 시간,

시골 특성상 많은 인파로 북적이진 않았지만 200여명의 일반인과 50여명의 환자들의 귀는 평상시에 접하지 않았던 관현악이라는 감미로운 소리에 작은 소곤거림이 자리마다 맴돌고 즉흥 신청 곡인 이미자의 여자의 일생을 시작으로 클라리넷과 섹소폰 연주의 감미로움으로 따라 부르길 여러 곡이 지나고 어느새 뽕짝이라는 장르에만 익숙하였던 우리 지역의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관현악기에서 나오는 부드러운 음률에 눈을 감고 지그시 감상하는 여유를 찾기 시작한다.

중증의 환자들도 그들을 간호하는 보호자들도 그 순간만큼은 스스로 연주자가 되어 작은 시름을 조금은 놓아 버리는 마음의 평화를 만들어 갔으리라,

나는 잠에서 막 깨어난 이방인처럼 뒤쪽 화단 산수유나무에 기대서서 가로등 불빛 너머 어두운 하늘의 끝자락을 바라보았다. 조금 전 날아오른 섹소폰의 구수한 음들이 구름 속을 넘나드는 별빛 속으로 빠져드는 것만 같아 자꾸 하늘을 응시해 본다.

실로 너무 오랫동안 잊어 버렸던 내 가슴속의 작은 꿈들과 소리쳐 부르고 싶었던 높은 이상들이 관현악기의 날카로운 듯 부드러운 소리를 타고 이 여름밤의 공간으로 나와함께 유영하고 깊은 꿈의 나락으로 자꾸 자꾸 빠져 들어가 검은 하늘의 유성을 타고 꿈의 세계를 한바퀴 돌아들면,

내게 꿈은 아직 유효한가를 자꾸 되물어 보며 느긋하고 바쁠 것도 없는 한 여름밤의 이 음악회 속에서 관현악의 음률 속으로 찾아 들어가 그 꿈속의 팔팔한 나를 찾아서 늦은 재회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소박한 자리의 음악회에서 느낌 하나를 가슴에 안고 아직도 귓가에 은은히 들려오는 섹소폰의 고풍스런 소리에 가만 가만 소리내어 흥얼거리고 별이 구름 속에 숨어드는 밤 이 음악회에서 잠시 잊었던 작은 꿈들을 조금이나마 볼 수 있었던 소중한 여름날의 밤이었다.

추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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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고은영님의 댓글

고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은 음악회에 가는 사람은
그 가슴 봉우리에 하늘을 담고

살랑이는 물결에
노래하는 영혼으로
미소를 지으며,

별처럼 영롱한
꿈, 그 그리움에 젖는다

김유택님의 댓글

김유택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5중주 관현악단의 아름다운 선율이 8월의 한여름밤을 수놓는 음악회에 벌써 가있는 듯 합니다
충청지부장님! 안녕하시지요
좋은 하루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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