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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인생, 멋진 어르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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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오한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5건 조회 3,569회 작성일 2005-03-14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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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인생, 멋진 어르신들


오 한 욱



젊은 시절에는 열심히 일을 하고 은퇴한 후에 더욱 멋진 인생은 사는 분들이 있다. 육이오 전쟁을 피해 남한으로 내려온 이 분도 그러했다. 농사를 일구어 살림을 충분히 모은 다음 수필창작교실에 다니면서 글 쓰는 재미를 뒤늦게 알게 됐다. 이어 써놓은 글을 다듬어 문단에 수필가로 등단하게 된다.
자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놀랍게 날카로우면서도 따스하다. 80여년을 살면서 바라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해온 지혜를 글로 풀어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한 마리 새의 몸짓, 키우는 개의 행동을 통해본 인생, 풀이 내는 소리, 밤하늘에 피어나는 강원도 원주 산골의 이야기 등을 수필로 다듬는 기교는 단순한 말의 기교를 벗어난 인생의 철학이 숨어있는 글쓰기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늙어서도 젊은이와 견주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문학이니 그런 문학을 즐기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라고 말하는 이분은 아호도 자연과의 교감에서 얻었는지 풀 초(草)에 벗 우(友)를 써서 초우라 한다. 멋지다. 풀의 친구라고 스스로를 일컫는 저 자세를 보라. 자연과 하나가 되기를 누구나 바라면서도 인간의 오만함이 은연히 나타나는 게 저간의 인간들의 모습인데 스스로를 가장 낮추어 풀의 친구로 만족하는 모습은 예쁘지 아니한가. 그의 이름은 장돈식이다.

노인정에 몇 번 가봤더니 장기나 두고 술이나 마시면서 속된 표현으로 시간만 죽이는 게 싫어서 가지 않는다 하면서 그 대신 도서관에 빠짐없이 출근하는 어른이 있다. 도서관이 문을 열 즈음에 찾아와 하루 종일 책과 놀다 해 질 무렵에야 집으로 돌아가는 분이다. 집을 나설 때 몸에 지니는 것은 돋보기와 필기구, 그리고 즐거운 마음이다. 도서관에서 보고 싶은 책을 실컷 보면서 공부하니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마음은 갈수록 살이 찌니 좋고 또한 도서관까지 걷어오고 가는 것도 역시 운동이 되니 일석삼조가 아닌가 한다. 집안에서 뒹굴뒹굴 누워 시간을 보내거나 하릴없이 왔다 갔다 하는 편보다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이 어른은 책을 보고 있으면 자신이 살아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기회를 얻는다. 책을 고르고 읽고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수양한다고 하니 늘그막에 도를 닦는 기쁨도 얻는다. 신선이 따로 있을까 싶다.
이렇게 도서관 출입을 일상사로 만들어 즐기는 게 벌써 육년하고도 두 달이란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공부를 하면 명이 길어질 것 같고 공부를 안 하면 세상이 너무 답답해질 거라 한다. 멋진 인생을 누릴 수 있는 자격은 누가 주는 게 아니라 스스로 얻어야 하는가 보다. 이 어른의 이름은 장덕준이다.
앞서 말한 초우 장돈식 선생이나 지금 말한 도서관 할아버지는 모두 올해 팔십 육세이다. 한 분은 70세에 등단하여 주옥같은 글을 가꾸는 글쟁이요, 또 한 분은 팔십에 책 보는 재미에 자신을 던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책벌레이다. 인생의 즐거움이 나이에 맞게 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세속의 나이를 잊고 멋지게 살아가는 두 분 어르신의 삶에서 아름다운 지혜의 향기가 풍겨 나온다. 그 향기가 온 세상을 감싸 남은 사람들도 나름대로의 모습으로 변해갔으면 한다.

미국의 남부 따스한 곳에 한반도처럼 생긴 반도 모양의 플로리다 주가 있다. 이곳의 한 도시는 아주 작다 못해 아담한 마을이다.. 55세 이상만 모여 사는 인구 겨우 1천명의 마을 오션 브리즈 파크에 얼마 전 시장 선거가 있었다. 마을사람들이 뽑아 대표로 세운 시장은 할머니였다. 그동안 삼십 년을 넘게 시의회 의장으로 봉사를 한 분이다.
미국사람들 대부분은 어렸을 때부터 봉사를 한다. 대학입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사항도 어디에서 어떤 봉사를 얼마동안 했는가 하는 사회봉사 활동상황이다. 나보다 먼저 이웃을 생각하는 민주시민의 자질이 살아있는 교육인 봉사를 통해 길러진다. 학교교육이 교재를 통해서만 이루어지지 않고 사회와의 유기적 협력체제 속에서 이루어지는 사회분위기가 너무 부럽기만 하다.
이 마을은 휴양도시로 유명한 마이애미에서 두세 시간 거리에 있는 실버타운이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 은퇴하거나 은퇴를 앞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공적으로 만든 마을이다. 오십여 년 전에 이 마을에 이사온 뒤로부터 그 분의 봉사는 계속되었다. 시의회의 의원이나 시장은 모두 돈을 받지 않는 무보수 봉사직이다. 시장으로 봉사를 한 뒤에 이번에 재선된 이 어르신의 이름은 도로시 기번. 올해 96세이다. 평균적인 키에도 못 미치는 작은 몸의 기번 시장 할머니는 “즐겁게 지내고 바쁘게 돌아다니면 건강은 절로 찾아 온다ꡓ고 말을 해 작은 몸속에 숨어있는 영웅의 모습을 드러내준다. 아직도 일요일마다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로 또다른 봉사를 한다니 어찌 존경스럽지 아니한가.

한국의 두 어르신과 미국의 어르신이 서로 살아가는 모습은 달라도 모두 열심히 살아간다. 삶을 사랑하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여전히 개척하면서 사는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우리의 가까운 미래도 그러하면 얼마나 좋을까.
추천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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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성회님의 댓글

김성회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오한욱 선생님 교훈을 주시는 높은 글 감이 인사를 올립니다.
 

양남하님의 댓글

no_profile 양남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동의 계절 봄을 맞으면서 모처럼의 단비를 만났습니다. 저도 내년 7월까지만 직장생활을 하고 퇴직하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 후에는 초우 장돈식 선생이나 지금 말한 도서관 할아버지의 흉내라도 내면서 살고 싶습니다. 좋은 글 계속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책을 통해 우려나는 지식과 그 내면에 깔려있는 진리라는 철학을 통하여 기운을 섭취하고 젊음을 키워내는
멋진인생/멋진 어르신들이 마냥 부럽군요....!

이철화님의 댓글

이철화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꽃망울이 터질것 같은 ....
아름다운 글 즐겁게 감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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