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전사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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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지은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507회 작성일 2005-08-25 12:35본문
지은숙
복학생인 아들은
오늘도 새벽 다섯시 사십분에 일어나
눈을 반쯤 감은 채 밥을 목구멍으로 집어넣는다.
여름방학 동안 예비군 훈련날 외에
하루도 쉬지 않고 친구놈 서너 명이
창원 공단에 아르바이트를 가는데
그 일터라는 곳에 죽자살자 열심히 다니는
목적이 순전히 일당이 쎄다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제대를 하고 백수로
근 일년을 컴퓨터 앞에 앉아 무수히
적을 공격하고, 쳐부수고, 무기를 사고 팔고,
하루 스무 시간 정도를 미친 듯이
전투에 나서는 것이었다
손가락이 춤을 출 때마다 박살난 기지가
몇 개나 되고 몇 명이 마른 피를 흘렸는지
나는 정확한 숫자는 알지 못하고
다만 어깨 너머로 밥 먹으라는 쇠 소리로
불편함을 표했을 뿐이다
빌빌거리던 봄
학교를 다니는 둥 마는 둥 하더니
특전사 출신답게 그는 헬기에서 뛰어 내리듯
높은 곳에서 뛰어 내려 본 사람만이 아는
폼으로 돈벌이를 무섭게 시작하는 것이다
이제는 네가 노예냐 라며 말리는 역전의 시간
그의 통장에 푸른 다발이 수북히 쌓여 간다
가을 바람이 창을 슬슬 비집고 들어온 아침
개강하면 새벽 이 시간에 도서관에 가
공부나 해야겠다고
독수리날개 같은 한마디를 던지며 집을 나서는데
오늘따라
한낮 햇살 뽀얗고 바람은 왜 이리 신선한지/
댓글목록
김태일님의 댓글
김태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은숙 시인님, 속썩이던 아드님이 정신차리셔서
신이 나셨나 보군요.
아무튼 화끈한 아드님 등이 믿음직스럽습니다. ^.~**
김영태님의 댓글
김영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드님 성격 만큼이나 시원스레 읽혀 지는 지은숙 시인님 글을 몇번이나 읽다가
어머니의 마음도 안고 갑니다 건필하십시요
이민홍님의 댓글
이민홍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끝까지 지켜봐준 시인님이나
믿게끔 실천하는 장한 특전사출신 아들 답군요.
많은 분량의 사연인데 깔끔한 전달이 되었네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정제의 美...
김석범님의 댓글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무엇이든 할수 있는 깊은 의지를 갖는다면 ....태산도 넘어뜨릴수있겠지요...!!
지은숙님의 댓글
지은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기성세대는 일을 하기위해 쉬고,/신세대는 놀기위해 일을 한다는군요,
믿음를 갖게 해줘 기뻤습니다. 리풀 주신 시인님들 행복하셔요..^*^
조연상님의 댓글
조연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햐~~ 이제야 후배다운 후배 이야기가 드뎌 지면에 등장 하는군요..^^* 아마도 1공수 특전여단 출신인듯 합니다...^^; 어떻게 아느야구요?...다 아는수가 있죠..ㅎㅎ 하여간 특전사 출신들은 내버려 둬도 제 몫을 충분히 할 사람이니 아무 걱정없이 맡겨두어도 장대한 사람으로 성장할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미 지은숙 시인님 가슴에도 아드님에 대한 뿌듯함을 온몸으로 느끼시는듯 하군요..^^*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은숙 시인님...특전사잖아요~~마산에서도 특전사의 모습을 이번 서울에서 당진 낚시까지..
정말 정말 아드님 짱이십니다. 에구 ..문인이 짱이라니... 지은숙 시인님 홧팅 입니다.~~
이선형님의 댓글
이선형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자식사랑은 늘 그렇게 너그러운 것인가봅니다.
아드님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즐거운 나날이 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