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오시는 방법(-클릭-) 회원가입은 이곳으로 클릭++^^ 시작페이지로 이름 제목 내용

환영 합니다.  회원가입 하시면 글쓰기 권한이 주어집니다.

회원 가입하시면 매번 로그인 할 필요 없습니다.

나무는 기억으로 걷고

페이지 정보

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2건 조회 1,459회 작성일 2007-05-22 16:20

본문


나무는 기억으로 걷고 / 강연옥


나무의 현실은 땅위에 못을 박고 서 있는 일이다. 비가 온 몸을 적시며 내려
갈 때마다 놋물은 땅 밑에서 잔뿌리로 갈라지며 굳어졌다. 어느 때고 바람은 불
어 잎사귀를 흔들지만 젖은 밑둥 녹슨 기억에 몸통이 욱신거리고 중심 잡으려
나무의 뿌리 굵어질 때 어떤 기억들은 햇살에 바래지고 부서지며 하나씩 나무
를 떠났다. 기억이 떠난 자리에 오랫동안 빗물이 스며들고 천둥소리를 모으는
흙들의 광물성 소리가 캄캄한 나무기둥을 타고 가끔 올라왔다. 멀리 걸어간 나
무들의 기억은 소나기 속에서 빗소리가 되거나, 파도 속에서 고독을 비비며 울
음이 되거나, 산과 산 사이에서 메아리가 되듯, 기대의 배경이 되어 돌아오곤
했다. 그런 날은 기억이 떠났던 자리마다 으으, 가지 뒤틀리는 소리가 났으니
까. 기억이 돌아와 기대와 비벼대는 관계의 냄새에 어둠 속에서 잔뿌리들이 꼼
지락 거릴지도, 벌레들이 흙냄새를 밀며 기둥으로 오르는지도 모른다. 아마 나
도 그랬는지 모르지. 기억으로 걸어가서 꾸물꾸물 미래를 기대하다가 순간 쩌
릿쩌릿 오금을 펴지 못하곤 굳어지곤 했으니. 여린 잎사귀 돋아나 나무는 또다
시 바람에 흔들리며 걸어갈 기억으로 잎사귀가 짙어질 테고, 나는, 그 나무 아
래 녹슨 발바닥으로 땅을 딛고서서 나무가 걸어간 기억을 더듬겠지.



추천0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톡으로 보내기

댓글목록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한동안  나무가 되어  녹슨 물이  흘러간  밑둥을  바라보며
슬픈  자조의  미소를  머금고
그 자리에  서  있었더랬습니다.  멍한  눈으로.....
좋은  시향에  마비가  되어버린 오늘,    감사드립니다.  강연옥 시인님!!

신현철님의 댓글

신현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린 잎사귀 돋아나 나무는 또다
시 바람에 흔들리며 걸어갈 기억으로 잎사귀가 짙어질 테고.....

강연옥 시인님  좋은글에 한참을 머물다 감니다..
언제나 건안 하시고 건필 하시길 바라며...^^*

장윤숙님의 댓글

장윤숙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나는, 그 나무 아
래 녹슨 발바닥으로 땅을 딛고서서 나무가 걸어간 기억을 더듬겠지.

누군가로부터 심겨진 나무 한그루 ..푸른잎을 틔우고 눈비 맞으며 살았노니 .. 천둥번개  그 험난의 계절을 지나치기도 햇을테고 ..연녹새 푸름으로 행복하기도햇으리.. 아름다운 날에 하늘에 두둥실 떠 가는 뭉게구름 올려다보며 부러워했을일이고 .. 지나는 행인 발로 너를 툭 툭 건드리기도했으리라 ..하지만 묵묵히 내 삶이 그 자리에 못을 박고 ..뿌리를 내리고 ..몸통속으로 흐르는 수액의 원할함으로 ..오랜세월을 잘 버티엇노니.. 하늘이여 바람이여 .. 세월이여  나무의생을 노래하는 아름다운 시인이여
그대의 아름다운 눈빛 시장에 담아 퍼 올리는 상념의 긴 사유는 오월속의 찬란함처럼 아름다움으로 승화라리니 .. 낮은데로 임하소서 .. 그리 운영지어진 삶의 한자락에서..  내 생이 그러하듯 그 또한 그러하리니... 고운 글에 쉼하고 갑니다. 댓글에 누가 되지는 않을런지요 ^^ 깊은 사유를 생각해 봅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무는 떠나 가려는 것들은 모두 보내주지만  떠난 것들이 잘못되어 돌아와도 흔쾌히 받아주곤 합니다.
`나무는 기억으로 걷고` 잘 감상하였습니다.

오영근님의 댓글

오영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연옥 시인님 오랫만에 뵙습니다.
그 곳 작가님들 모두 잘 계시는지요?
반가움으로 인사 드립니다.
좋은 시 많이 쓰시길 바랍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네, 제주 작가님들 모두 잘 계십니다. 오랫만이네요.
그리고 정성어린 댓글을 달아주신 전온시인님을 비롯한
작가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좋은 하루 되시구요. ^*^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잠시 기억으로 걷는 나무가 되었다 갑니다.
잠시, 단숨에 읽어버렸지만... 늘 그랬듯이 여운은 오래 갈 것 같습니다.
멋진 시 감사드리며 늘 행복하세요 시인님...

한미혜님의 댓글

한미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벌레들이 흙냄새를 밀며 기둥으로 오르는지도 모르는 관계속에서
그 냄새에 취해 올라올 그 기억들을 누르며 서 있는 나무의 그 너그러운
그늘에 쉬었다 가고 싶은 마음 가득한 글 감사드립니다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월란 시인님, 한미혜작가님의 사진을 보노라니,
미소가 참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네요.
반갑구요. 오늘도 좋은 하루가 되시구요^*^


조용원님의 댓글

조용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강시인님 오랜 만입니다. 제주식구들 너무 많이 보고 싶네요. 김시인님, 오교수님 잘계시는 지요. 항상 묵묵히 문단의 동량 역활을 하시는 강시인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안부전해주시고 건강 하시고 건필 하십시오,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빈여백동인 목록

Total 48건 1 페이지
빈여백동인 목록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추천
48
등짝 댓글+ 3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01 2008-09-09 2
47
화식인火食人 댓글+ 4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8 2008-09-02 2
46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3 2008-08-08 2
45
가족 사진 댓글+ 12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29 2008-06-27 8
44
동백꽃 댓글+ 6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9 2008-05-28 5
43
썰물지는 날 댓글+ 13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7 2008-04-24 7
42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6 2008-03-27 3
41
엉겅퀴 섬 댓글+ 6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9 2008-03-07 3
40
연륜 댓글+ 5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4 2007-12-17 5
39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7 2007-09-10 0
38
벽과 담쟁이 댓글+ 12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5 2007-09-03 1
37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6 2007-08-03 0
36
여닫이 문 댓글+ 7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9 2007-07-03 0
35
꿈치 <2> 댓글+ 10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9 2007-05-31 0
34
꿈치 <1> 댓글+ 8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5 2007-05-26 1
열람중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0 2007-05-22 0
32
어머니의 방 댓글+ 5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2 2007-05-07 0
31
하이힐을 신고 댓글+ 3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4 2007-04-30 0
30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3 2007-04-18 0
29
월경 댓글+ 4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2007-04-07 2
28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8 2007-03-29 0
27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5 2007-03-18 0
26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1 2007-03-13 0
25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5 2007-03-07 0
24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1 2007-02-21 2
23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6 2007-01-16 1
22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0 2007-01-11 0
21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8 2006-12-31 1
20
시인 댓글+ 8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33 2006-11-30 0
19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6 2006-10-30 0
18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2 2006-10-11 0
17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7 2006-09-22 0
16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7 2006-09-19 0
15
사계바다 댓글+ 6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6 2006-07-31 0
14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4 2006-07-18 0
13
시인의 아내 댓글+ 11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2006-07-05 1
12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3 2006-06-05 1
11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2006-05-30 1
10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1 2006-05-22 0
9
자존심 댓글+ 8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7 2006-05-19 0
게시물 검색
 
[02/26] 월간 시사문단…
[08/28] 토요일 베스트…
[07/03] 7월 1일 토…
[04/28] 5윌 신작시 …
[11/09] 2022년 1…
[08/08] 9월 신작 신…
[08/08] 9월 신작 신…
[06/29] -공개- 한국…
[06/10] 2022년 ◇…
[06/10] 2022년 ◇…
 
[12/28] 김영우 시인님…
[12/25] 시사문단 20…
[09/06] 이재록 시인 …
[08/08] 이번 생은 망…
[07/21] -이번 생은 …
 
월간 시사문단   정기간행물등록번호 마포,라00597   (03924)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4길 17 사보이시티디엠씨 821호   전화 02-720-9875/2987   오시는 방법(-클릭-)
도서출판 그림과책 / 책공장 / 고양시녹음스튜디오   (10500) 고양시 덕양구 백양로 65 동도센트리움 1105호   오시는 방법(-클릭-)   munhak@sisamundan.co.kr
계좌번호 087-034702-02-012  기업은행(손호/작가명 손근호) 정기구독안내(클릭) Copyright(c) 2000~2024 시사문단(그림과책).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