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닫이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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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강연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7건 조회 1,412회 작성일 2007-07-03 16:57본문
사람들은 알런지
살다보면 삐걱거려서 오히려 외롭지 않다는 걸
문고리로 손가락 걸던 젊은 시절
꽉 맞닿아 틈이 없었다
그것이 자신이 이룩한 성역을 지켜내는 일이라며
밤마다 이마를 맞대며 찬바람을 막아냈다
창에 걸린 달그림자 제 갈 길 가고 나서야
날개를 펴듯 두 문짝은 서로를 놓아준다
열고 닫는 일상의 반복 속에
수없이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내보내며 단련되는 근육
문짝은 열고 닫힐 때마다 삐걱거려 귀살쩍기도 하였고
햇살에 빗살에 살갗이 갈라지기도 하였는데 그러는 사이
문턱을 기어 넘던 아기는 문고리보다 키가 더 자랐다
아이는 이제 바람을 따라 제 길을 찾아 떠났고
바람의 두께는 예전보다 더 굵어져서 돌아왔다
찌들고 거친 떼의 두께로도 채울 수 없는 벌어진 틈새가
서로의 숨구멍을 열어주는 유연함이 아니냐고
서로의 운명을 잡아주는 그 동아줄의 울림 같은
사는 동안 아집과 후회와 용서를 껴안으며
문짝의 삐걱이는 소리가 참으로 종요롭다
*귀살쩍다: 일이 복잡하게 뒤얽혀 마음이 산란함
*종요롭다.: 없으면 안될 만큼 긴요하다
댓글목록
손근호님의 댓글
손근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강연옥 시인님 오랜만에 뵈니 좋습니다. 시사문단 고참중에 고참이신 분이 오시니 빈여백이 환합니다.~~
전소영님의 댓글
전소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 귀살쩍어 정말 후울쩍 떠나고픈나날입니다.
아름다운글 마음 다지게 합니다.건강하세요.
강연옥님의 댓글
강연옥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발행인님, 양복 입은 모습, "짱"이네요.
전소영 시인님, 반갑습니다.
빈연백 동인님들, 후덥지한 장마철이지만
마음은 뽀송뽀송한 하루이기 기원합니다. ^*^
최승연님의 댓글
최승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릴적 여닫이문 많이 사용했지요
좋은하루되세요
조용원님의 댓글
조용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강시인님 오랜만입니다. 제주지부 회원님들 모두 잘 계시는지요. 오교수님과는 자주 통화 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문학기행을 좀더 폭넓은 사고를 키우기위해 중국으로 갈 예정 입니다. 항상 열심히 활동하시는 강시인님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들의 진한 삶의 흔적 같은 구수한 시 잘 읽고 갑니다. 건필 하십시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사는 동안 아집과 후회와 용서를 껴안으며
문짝의 삐걱이는 소리가 참으로 종요롭다"
참으로 우리네 사는 모습이네요. 정감있는 시어들이 늘,
시인님을 좋아하게 만듭니다.ㅎㅎ
이은영님의 댓글
이은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목만으로도 정겨워 한달음에 클릭을 했답니다.
'살다보면 삐걱거려서 오히려 외롭지 않다는 걸'
'살다보면 삐걱거려서 오히려 외롭지 않다는 걸'...
깊이 공감하며 고운 글 감상하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