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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은 사건보고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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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조성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4건 조회 1,973회 작성일 2007-08-10 06:06

본문

사실성이란 있는 그대로를 말하는 것으로 관념성이나 상상성과는 반대되는 말이다. 문학이 무엇을 전달할 것인가의 문제라면, 문학의 한 장르인 수필은 사실성을 중요시한다. 또한 문학이 정신세계의 폭을 넓히는 창조행위라면 수필 역시 마찬가지다.
 수필은 작자의 내면세계를 진솔하게 그려내는 문학이고, 진실과 사실성에 충실한 문학으로서, 체험을 바탕으로 한 거짓 없는 글이다. 수필이 소설과 다른 점은 허구를 인정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또한 시가 언어의 ‘이미지화’를 중요시한다면, 수필은 ‘의미화’를 중요시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필을 쓰면서 작가의 체험을 승화시키고 의미화하려면, 사건의 내적 속성을 풀어 헤치는 작업이 뒤따르게 된다. 이때 내적 속성의 이해는 하나의 인지작용이기 때문에, 행동체험임이 아닌 주관적인 체험이며 인식이다.
 수필쓰기에서는 똑같은 사건이라도 남다르게 보고, 의미화를 만들어냄으로써 개성 있는 작품을 쓰게 된다. 작품성 역시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정신에서 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격화된 정의나 사회규범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정으로 써야한다.

  수필은 자기체험이 중요한 글감의 바탕이 된다. 따라서 일상과 다른 독특한 체험을 시발점으로 하여서 형상화, 의미화를 하는 작업이다. 수필이 사건 보고서와 다른 점은 체험성의 유무와 관련이 있고 의미화 과정에서 창작성이나 문학성의 유무와 관련이 있다.
 단순히 사건의 보고에만 집착한 것이라면 그것은 문학성이 없기 때문에 수필이 아니다. 행동체험의 사실여부는 작자 자신에게는 명확하지만, 내면세계에서 겪는 사랑이나 정감, 환상, 철학적 사유, 신앙체험 같은 것은 물리적인 경험과는 달리 주관적이다.
 문학 활동이 인간 정신세계를 다룬다면 수필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체험적 사실과 허구성을 구별하기가 어려운 점이 생긴다. 미셀러니보다 에세이 쪽이 그런 면이 강하다. 이렇게 보면 수필에 허구성을 수용하자는 것이 무모하지만, 그것을 반대하기도 쉽지 않다. 
 또한 수필이 체험에서 기초한다고 해서 사건전말서처럼 쓰는 것은 아니다. 평소의 단편적인 생각들은 서로 연관성이 없다. 이것을 관련짓기 위한 의미화과정에서, 주제 설명에 필요한 것은 취하고, 불필요한 사건은 버림으로써, 줄거리를 만들어 한편의 수필이 창작된다. 
 
 수필창작은 이와 같이 서로 다른 체험들을 하나의 의미화로 통일시키는 일이다. 이때에 수필은 독자와의 신뢰관계가 문제가 된다. 독자는 묘사된 내용이 모두 실제 체험과 일치하다는 전제하에 읽는다고 보면, 사실의 변조는 독자에 대한 일종의 배신행위가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필은 사건보고서가 아니기 때문에 그 한계를 지키는 일이 어렵고, 너무 사실성에 치우치면 작품성이 떨어지는 한계성을 가지게 된다. 또한 사실대로 기록한다면 그것은 창작이 아니라, 사건기록에 불과하여서, 등장인물이나 사건 전개 등이 난해해서 읽기에도 불편한 점이 생긴다.
 수필쓰기에 있어서 작가는 사건의 전말을 홍보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 속에 담긴 의미를 캐내어 인간의 정감에 호소하려는 것이기 때문에, 사건을 간략하게 다루면서 의미부여 쪽에 역점을 두는 것이다.
 수필은 사건의 기록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문학이라는 점이다. 주제의 설명을 위해서 어떤 체험적 특별한 사안에, 초점을 맞추거나 전망을 조명하는 일은, 기록물과 다르게 창조적 행위인 것이다. 다시 말해서 창작성은 체험을 토대로 새로 편집하는 것이고, 허구성은 없었던 사실을 만들어서 사건을 전개시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편의 수필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여러 체험의 사실들을 동원해서, 단일하고 독립된 하나의 주제를 완성시키는 것이다. 체험의 수정이나 보충일체를 허구에 포함시키면서, 허구 없는 체험사실을 그대로 가지고, 작품을 쓰려고 한다면 단 한편의 수필도 쓰지 못한다.
 이것이 수필 쓰기에서 지켜야할 사실성과 허구성의 한계이다. 소설이 100프로 허구일수 없는 것처럼, 수필도 100프로 사실적인 것만을 다룰 수는 없다. 수필이 무조건적으로 허구성을 배격한다면 반대로 예술적 효과나 감동을 창출해내기가 어렵다.
 
 수필가는 사실의 기록자가 아니라 문학을 창작하는 예술가이기 때문이다. 수필이 작품구성에서 완전한 허구로 시작되어서도 안 되지만, 창작을 위해서 부수적 체험을 보강하지 않으면 안 되는 한계성을 가지고 있다. 수필이 문학인 이상 감동의 전달을 위해서, 전적으로 허구성일체를 배제하기 어려운 점을 내포하고 있다.
 문학은 기본적으로 대상세계에 대한 단순모방보다는, 창조적 재현과 창조적 모방이 주를 이룬다. 허구성은 작가의 창조적 욕망을 일깨운다는 면에서도 그렇고, 창조성 역시 작가의 허구적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러한 허구성과 창조성은 문학작품의 존재원리와 구성방법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항상 창작을 통하여 자신의 미적의도를 총체적으로 구조화하기를 희망하는데, 이러한 점은 수필 창작에서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상상력을 총동원하여서 미적형상화를 만들고, 독자는 그것을 읽고 감흥을 받는다. 그것을 인정하고 보면 수필 쓰기에서도 어느 정도의 허구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창작성이 없는 작품을 쓰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혹자들은 이러한 점 때문에 지금도 수필쓰기에서 허구성을 인정하자는 논지를 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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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월란님의 댓글

이월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름다운 수필을 읽고 있으면 시를 읽을 때와는 또다른 매력에 빠지곤 했습니다.
수필에 대한 많은 공부를 하고 갑니다.
수고해 주심에 늘 감사를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건필하십시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옳은 말씀이  시사문단에 많은 힘이 되리라  봅니다.
문학을 위하여,
예술을 위하여
시사문단을 위하여
애쓰시는  선생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더위에  건강 유의  하십시요.

이필영님의 댓글

no_profile 이필영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수필>이란 장르에서 정말 궁금한 것이 있었는데 해결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건강에 유의하시고, 행복한 날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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