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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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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정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1건 조회 1,708회 작성일 2005-09-0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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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 이야기








한국에서 월드컵 경기가 있었던 해, 한국과 폴란드의 한판의 축제가 있던 날 아침 일찍이 나는 고객의 사무실에 갔다. 고객과 한판의 승부를 겨루어야 했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서 생산되는 기계의 매매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함이었다. 우선 만나서 명함을 주고받고, 악수를 하고 여사원이 날라주는 차 한 잔을 받아 들며, 저녁에 펼쳐질 축구 이야기로 코리아 팀이 필승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고객과 내가 한 마음이라는 것을 서로 확인하게 분위기를 만든 다음, 본론으로 들어가서 고객회사에서 우리 기계로 생산하고자 하는 제품의 특성들을 파악하고, 기계에 대한 기술적 사양(technical specification)을 설정하여 기록하고, 기계의 소요 시점과 공급 가능한 날짜를 확인하여 정하고, 금액과 지불방법을 쌍방간에 결정해 들어갔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가지만 언제나처럼 계약금액 결정을 위한 협상에 서면 참으로 난감해진다. 고객은 원가도 안 되는 금액에 사겠다고 무섭게 칼질을 하고 나는 최대의 이윤을 챙기기 위하여 버터야 하기 때문이다.

신문지상이나 세상에는 ‘억억억‘이 난무하여 억이라면 별 것이 아닌 것처럼 신경들이 무디지만 막상 그 돈이 자신의 호주머니에서 지불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렇게 예민할 수가 없다. 고객이 제품의 질은 재껴두고 금액만 싸게 사려는 의도로 칼질을 하려들면 우선 우리 제품이 비싸지만 고객이 우리 기계를 선택함으로서 득이 되는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준다. 그런 과정 속에서 고객이 우리 기계를 구입해야겠다는 마음속의 결심 여부를 읽어낸다. 이 것이 첫 단계 나의 작업이다. 그러나 고객이 우리 기계로 인해 득이 되는 점을 무시하는 마음이 내 눈에 읽히면 금액을 전혀 깎아 주지 않는다.

그날의 고객은 우리 제품을 사겠다고 선언을 하고서는 금액을 칼질해 들어왔다. 금액이 결정되기도 전에 우리 기계를 사겠다고 결심하고 선언해 준 고객의 마음에 감사의 뜻으로 나는 정말 좋은 금액을 제시해 주었다. 그런데도 고객은 더욱 칼질을 해댄다. 욕심이 끝이 없었다. 이럴 땐 정말 진땀이 난다. 정말로 기계를 팔고 싶지 않을 정도로 칼질을 해 들어 왔다.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날이었다. 내가 계약을 성사시켜야만 우리 코리아 팀이 폴란드를 누르고 한판승을 거둘 수 있다는 텔레파시를 내 친구 산신령이 보내왔기 때문이다. 금액을 더 깎아 주고 계약할 수도 있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우리 회사의 종업원과 그 가족들의 눈망울이 나의 선전을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와의 경기에서 코리아 팀의 선수들을 우리 국민 모두가 지켜보듯이 말이다. 그런 난감한 입장에서 나는 이 문제를 유머로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말이다. 상대가 신경을 곤두세우고 내가 수용할 수 없는 선을 제시해 올 때 유머로 힌트를 주게 되면 상대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너무 얼토당토 않는 막무가내식의 무식한 요구를 했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도록.

나는 < 그거 >라는 유머를 생각해 내고 입을 열었다. “사장님, 사장님께서는 이순신 장군이 왜병의 목을 쳤던 날이 시퍼렇게 선 큰 칼로 저의 양팔과 양다리 그리고 목까지를 치셨습니다. 이젠 저에게 남은 것은 그것뿐입니다. 남아 있는 그건 저의 아내에게 허락을 얻어야만 되는데 아내가 그것만은 허락한 적이 없습니다. 사장님, 계약서 작성하시지요.” 이렇게 말이다. 나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고객의 사장님께서는 큰소리로 웃으면서 “정 부사장님 그리 하입시다. 기계나 좀 잘 만들어 주이소.”라고 하면서 계약서에 서명을 하였다. 그런 사장님의 체면을 생각해서 나는 1억짜리의 계약을 ‘억’이라는 말이 맘에 안 든다고 하면서 몇 푼을 깎아서 구천 구백 몇 십만으로 해 주었다. 나의 그런 작은 성의에 고마움 받으면서.

<그거> 로 계약에 성공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 코리아 팀이 폴란드를 이기고 월드컵 4강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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