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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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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월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004회 작성일 2007-11-01 12:31

본문

나의 집


                                                                            이 월란



나의 집은 새집이었다, 강산도 변심한다는 꼭 10년 전에
푸른 설계도가 우리들의 가슴 속에 푸른 초원처럼 펼쳐지고
땅이 파이고 기초가 놓아지고 골격이 세워지고
카페트 색깔을 고르기까지 만 4개월 동안 이틀이 멀다 하고 찾아갔었다

흰벽이 되고 회색지붕이 덮이고 10년이란 시간이 말갛게 고여있는 지금도
벌거벗은 숲같던 그 때 나무기둥들의 미로를 기억한다
깊이 파인 땅켜 아래 두 발이 쾅쾅 박혀버린 지금도

하루를 버텨낸 적막한 어느 시각쯤에선 삐그덕 찌그덕 숨소리를 낸다
아직도 귀를 맞추고 있는, 살아 있다는 그 소리
바람 잘날 없었던 숲을 기억한단다

몇 해전부터 지붕을 머리에 이고 있는 이층 침실 머리맡, 하늘 가까운 곳에
하얗게 벽을 밀어내고 있는 손가락 두 개가 보였다
지금은 5mm 쯤 튀어나와 뽀얀 페인트칠을 밀어내고 있는 못 두 개
오랜 시간 발치에서부터 올라 온 인고의 생인손

거대한 골격은 아직도 귀를 맞추고 있다
무심한 시간들을 삼키며 세밀히 가라 앉은 한 쪽 지반을
저리도 튼실히, 충실히도 버텨주고 있는 것이다
굳은 살의 삼킨 고통을 조금씩 뱉어내면서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일이란 저리도 서서히 고통을 삼켜내는 것일게다
저리도 서서히 고통을 뱉어내는 것일게다
서로의 통로를 찾아 숨결이 넘나드는 미궁을 찾아가는 것일게다
그의 맨몸에도 오돌도돌, 어둠 속에서 내게 각을 맞추고 있는 뼈마디가 만져진다

뿌리 잘리고 헐벗은 나무기둥에게도 세월은 무심히 흐르지 않는게다
서로의 맨몸을 처절히 붙들고 서 있는 무림의 숨소리가
여전히 숨결치며 각을 맞춰 버티고 있는 나의 집은
아직도 지어지고 있는, 여전히 새 집이다
                                                     
                                                                            2007.10.31

추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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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영배님의 댓글

김영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월의 흐름속에서 지반이 내려앉아
균혈이 [crack] 생긴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도 각을 마추고 서있는 그네들에서
무림의숨소리가 여전히들려오는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미순님의 댓글

이미순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칠 벗겨진 자리마다 피어나는 푸른 녹은
만져보면  그것은 또 하나 상처인데
바람에 부대낀 세월 적의만 번뜩이네요.
섬세하게 묘사한 시  즐감 하고 갑니다.
오늘도 기분 좋은 하루가 되시길...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러네요.
내 마음에도  늘,  지반이 가라앉은  집 한 채가  기우뚱 거리며
서  있답니다.
"굳은 살의 삼킨 고통을 조금씩 뱉어내면서...." ㅎㅎㅎ
이월란 시인님,
늘, 생각할 (꺼)리를  주셔서  고맙습니다.ㅎㅎㅎ
행복한 하루  되시기를....

금동건님의 댓글

금동건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로의 맨몸을 처절히 붙들고 서 있는 무림의 숨소리가
여전히 숨결치며 각을 맞춰 버티고 있는 나의 집은
아직도 지어지고 있는, 여전히 새 집이다> 행복하세요 뵙고갑니다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을 맞대고 살아가는 일 - 서서히 고통을 삼켜내는 일이군요!
서로의 통로를 찾아 숨결 넘나드는 미궁 찾기 - 절창입니다!
여전히 새 집입니다 -  부럽습니다!

저도 이역에 계신 시인님이 마치 오래전부터 사귀어 알고 지내온 분 처럼 늘 느껴집니다.
너무도 현란한 시어 구사에 의한 아름답고 깊이있는 님의 시에 매료된 탓인가 봅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새집에 있는 새는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날아가지 않듯이 날아온 새도 그 역시 새집문이
닫혀 있으면 들어가지 못합니다. 인간이 사는 집 문은 하나 또는 여러문이 있을지라도
손님은 문이 열려 있거나 열어 주어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인간의 숨소리가 새집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나의 집`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김석범님의 댓글

no_profile 김석범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육신의 집에도 영혼의 새가 살고 있지요...  육신도 영혼도 살아 가려면 언제나
새를 돌보며 언제나 새집으로 가꾸어 함을 느끼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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