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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이의 가을 기억

페이지 정보

작성자 : 신의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125회 작성일 2007-11-19 19:05

본문





가난한 이의 가을 기억
松亭 신의식


멀리서 피어오르는
이야기 끝에
낙엽 내음이 묻어나
가슴에 숨겨진
비밀스런 통로가 드러난다

화려하지 못해
아름다웠던 아픔으로
혼자만 키웠던
사슴 두 마리
늘 외로움같은 눈빛이었고

열심히 풀을 뜯다
고개를 들면 시린 하늘
여린 마음 자리에
흰구름 한 점
바람에 실려가고 있었다

풋정처럼 오고 간
두근거리는 기약들
이름 짓지 못해
내곁을 지키지 못하고
어디 떠도는 바람이었을.





* 詩作 메모*

열 네다섯 살 때였을 겁니다.
어머니와 저, 단 둘이 살던 허름한 토담집 반쪽이 무너져서
땅이 꺼지게 걱정하던 어머니.

어찌어찌 하다 외가집 도움으로 수리를 하게 되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제 방이 하나 만들어져
어머니로부터 두 평 반의 작은 행복을 받았지요.

토담을 뚫어 만든
가로 50센티 세로 70센티 정도의 타원형 봉창과
국화잎 세 잎 덧 대어 韓紙로 바른 대나무 빗살창 출입문에
단풍잎과 은행잎 그려진 은회색 바탕에 암 수 한 쌍의 사슴이
평화롭게 풀을 뜯는 풍경의 도배지를 바른 근사한 제 방이 생긴겁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그 무렵이 저의 사춘기였나 봅니다.
태어나서부터 단칸방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저의 작은 섬같은 왕국이 생긴거지요.

저는 제 왕국을 끔찍히 사랑하였습니다.
저는 저의 작은 섬에서 아름다운 꿈을 많이 꾸었습니다.
저는 아기 사슴 두 마리를 키우는 정원의 주인이었습니다.

작은 토담 봉창과 국화잎 세 장 대어 바른 대나무 빗살창,
그리고 단풍잎과 은행잎, 암 수 한 쌍의 사슴이 노니는 정원에 누워
적당히 화려하고 적당히 아픈, 알 수 없는 꿈을 많이 꾸었습니다.





사진 : 동두천 소요산 자재암 가는 길 단풍 07.11.15 촬영

* 흐르는 곡 Ernesto Cortazar - Without A Father





추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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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첫 눈 내리는 잎 떨어진 가을 끝자락에 가난한 바람이 불어오지만 첫 눈은 떨어진 나뭇잎
부여 잡고 눈 내린 짙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가난한 이의 가을 기억` 잘 감상하였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신 시인님의  멋진  시향
발원지가  그곳 이었네요. ㅎㅎㅎ
아름다운  추억입니다.
부러운  것이구요.  향기로운  시작이  기대  됩니다.

건안  하시지요.?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득한 기억의 끝으로 향한 통로를 비집고 들어서서
가난했던 사춘기 시절의 티없는 감성과 아련한 추억을
이토록 아름답게 재생시켜 놓으신 싯귀에서
내 어린 시절의 추억 알갱이도 한 알 끌어올려 반추해봅니다. 

최애자님의 댓글

최애자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살면서 우리에게 다가온 순간순간들...
회한의 자리엔
늘 그리움이 있습니다.

신의식 시인님 잘 지내시죠?
날씨가 춥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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