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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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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현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8건 조회 1,139회 작성일 2007-12-04 09:40

본문

불효자

 

                                          김현길

 

 

아침문안을 가면 굽은허리로
고봉밥을 담아 주시던 당신
대뿌리처럼 불거져나온 등을 내가 어루만지며
옴마, 요즘 누가 고봉밥을 먹느냐고 되례 핀잔을 주면
아범 너 한창 때는 이 보다 더 큰 보식기에 머슴밥을 먹지 않았느냔다
밥상 앞에 놓고 이런저런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다가
얼런 가지않고 되맞은 파리모양 돌고있는 미혹한 자식 보고
혀를 쯧쯧쯧 차시며 '쓰고 후제 갚아라.'
저승갈 때 입고 갈 옷 보따리속의 그 돈
나는 그 돈을 결국 갚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정해년 구월 스무여드렛날
자식 무릎위에서의 작별을 끝내 거부하시고
내화강에 반야용선이 떴다며 부랴부랴 길 떠났습니다
이세상 모든 미련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 갔습니다
애틋한 정만 남겨두고 훌쩍 떠나가시면 이제 자식은 어찌합니까
당신이 담아주시던 그 고봉밥이 그립습니다
불효자는 회한에 바보천치처럼 웁니다.

추천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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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장대연님의 댓글

장대연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불효자는 웁니다! 노래 가사가 생각 납니다.
부모님 돌아가신 후에야 불효를 절감하는 바보 아닌 사람은
저를 포함해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가슴 울리는 김 시인님의 사모곡에 한참을 서성거리다 나갑니다.

전 * 온님의 댓글

전 * 온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불효자,  아닌 사람이  있을까요
특별히  시인님의  효심이  극진 하신거지요.
오랬만입니다.  시인님,
건안  하시지요.
시상식에서  못뵈어서....

목원진님의 댓글

목원진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김현길 시인님!
먼저 어머님의 명복을 두 손 모아 빕니다.
저도 저의 어머니가 83세에 떠나셨습니다.
벌써 10여 년이 되어갑니다. 그러나 잊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시인님의 아픈 마음을 무엇이라 말씀드려야 할지 망설일 따름입니다.
너무 상심치 마시고 어머님의 원하시든 모습으로 안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이순섭님의 댓글

이순섭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늦게나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가슴 절절히 파고드는 사모곡에 돌아가신 어머니
모습이 새삼 떠오릅니다. 어서 몸 추스르시고 밝은 모습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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